‘순수 예배당’ 건축, 한국 母교회 사명 잇는다
‘순수 예배당’ 건축, 한국 母교회 사명 잇는다
  • 미래한국
  • 승인 2012.08.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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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목회열전 - 이수영 새문안교회 목사

125년 역사를 가진 새문안교회의 전교인은 ‘어머니 교회’라는 사명감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새문안교회는 한국 최초의 조직교회로서 그 의미가 크다. 조직교회는 목사와 장로, 세례교인으로 구성된 교회라는 의미이다.

1887년 출발한 6대째 교회

1887년에 출발한 새문안교회의 초대 담임목사는 언더우드 선교사이며 이수영 목사는 6대 담임목사이다. 이 교회의 수석장로인 서원석 장로는 언더우드 목사와 함께 교회를 창립한 서상륜 씨의 증손자이다. 서원석 장로의 손자까지, 초대교인의 6대손이 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새문안교회는 요즘 새성전 건축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분주하다. 우리 사회가 교회 건물 짓는 것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이수영 목사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교인들의 신앙생활을 위해 예배당 짓는 것을 사회가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사람이 살다가 집이 낡고 비좁고 불편하면 새로 짓는 것처럼 교회 건물이 낡고 사람이 늘어나서 새로 짓는 건 자연스런 일입니다. 큰 교회가 사치스럽고 분수에 넘치는 건물을 짓기보다 사회사업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일부의 의견도 일리 있다고 보지만 무조건 큰 교회가 건물 짓는 걸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문제 있습니다.”

 

현재 새문안교회 교회당은 1972년에 건축했다. 이수영 목사는 “이미 몇 년 전에 현재 교회당 건물이 10년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건물을 지을 때 출석교인이 1000여명이었으나 지금은 주일예배 출석인원이 6000여명에 이르고 등록교인은 1만3000명을 넘습니다. 교회가 포화상태가 지나도 한참 지났습니다. 계단이 많아 노약자나 장애자들이 이용하기 불편하고 장마 때면 지하에서 물이 나와요.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현대교회 목회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것이 너무 많아 당회에서 신중하게 건축을 결정한 겁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였던 이수영 목사는 5대 김동익 목사가 소천한 지 2년 5개월만인 2000년에 새문안교회에 부임했다. 부임 초기부터 성전건축에 대한 의견이 나오자 이 목사는 분명하게 자신의 뜻을 밝혔다.

“건축을 핑계로 고유하게 해야 할 목회적 사역을 줄이거나 안하면서 교회 짓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건 안 된다고 했지요. 저는 목회하러 왔지 건축하러 온 게 아니니까요. 장로님들이 건축을 이유로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안하는 경우는 결코 없을 거라며 목사님이 하시는 일은 적극적으로 밀겠다고 약속해서 건축하기로 했지요.”

이 목사는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로 ‘예배, 교육, 전도, 봉사, 교제’를 들었다.

“우리 교회는 목회 영역 가운데 어느 한쪽에 주력하는 교회가 아닙니다. 균형 있게 해야 할 모든 걸 다하는 교회입니다. 예배가 첫 번째이고 젊은 세대 양육을 위한 교육 투자, 예수님의 지상 명령인 전도를 열심히 해야죠. 교회 짓는다고 사회봉사를 중단해서도 안 됩니다. 저의 목회 비전은 건강한 교회, 건강한 신앙인을 만드는 겁니다. 특정한 사역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교회가 되고, 해야 할 모든 일을 잘 함으로써 교회가 건강해지고 교우들이 건강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125년 동안 계속 해온 걸 이어가는 겁니다.”

2005년에 언더우드 교육관을 완공한 데 이어 2008년에 새성전 건축 설명회를 개최한 뒤2009년 새성전 건축헌금 약정 개시, 2011년 새성전 건축설계용역계약 등 성전건축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내년 5월부터 건축을 시작하게 된다.

신학적이고 교육적인 건물

새문안교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조직교회인 데다 대한민국의 중심부인 광화문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그 상징성이 매우 크다. 지금부터 어떤 교회당이 들어설지 외부에서 더 관심이 크다. 이수영 목사는 ‘순수한 예배당’이 될 것임을 공표했다.

“요즘 한국교회는 예배당인지 공연장인지 모를 교회를 짓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고, 청중이 무대 쪽과 가까이 할 수 있는 반원형 형태를 선호하죠. 십자가만 떼면 공연장인지 예배당인지 알 수 없는 건물이 많아요. 우리는 누구나 경건함을 느껴 기도하고 싶어지는, 하나님의 신비스런 임재를 깨달을 수 있는 순수한 예배당을 짓기로 했습니다. 유행과 거꾸로 가는 거죠.”

어머니 교회로서의 사명감에서 신학적, 성경적 상징성이 확실히 드러나는 예배당을 짓기로 했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신앙이 건물을 통해 나타나는 예배당을 지으려는 겁니다. 설명을 조금만 들으면 예수그리스도를 고백하는 건물이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어린이나 초신자들도 신앙을 배울 수 있는 신학적이고 교육적인 건물, 예수 믿지 않은 사람들에게 신앙이 무엇인지 증언할 수 있는 선교적인 건물을 만들려는 겁니다.”

이수영 목사는 최초의 교회라는 역사성과 어머니 교회로서 사명감을 바탕으로 나라와 사회를 품어내는 이미지를 많이 생각했다고 전한다. 새성전은 ‘문, 물, 빛’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표현해 예수그리스도를 상징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빛으로 오신 예수, 구원의 문이신 예수, 영생하는 생명수와 죄를 씻는 물이라는 테마 아래 예수 구원의 상징을 건축에 반영하려는 겁니다. 위에서 보면 예수님의 옷자락 라인, 아래서 보면 예수님이 팔 벌려서 반기시는 모습이 되도록 교회 전면을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처리하고 이 땅의 첫 번째 교회라는 의미로 한쪽 면이 높이 솟아 올라가게 됩니다. 예수 안 믿는 사람이 봐도 ‘아, 교회구나’하는 걸 딱 느낄 수 있게 건축해야죠. 광화문 한복판에 의미 있는 건물을 세우는 건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입니다.”

이수영 목사는 교인들만을 위한 건축은 안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광화문 일대를 다니는 모든 사람에게 열린 건물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 마당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지름길이었어요. 누구든지 오갈 수 있고 쉴 수 있는 열린 광장이라는 개념에서 1층은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겁니다. 1층 천장을 2층 높이로 시원하게 띄우고 본당은 3,4,5층에 들어서게 됩니다. 설계도 까다롭고 건축비도 많이 들고 교인들도 불편하다며 반대가 많았지만, 1층을 열린 공간으로 꾸미는 데 최종 합의했습니다. 1층에 다목적홀을 조성해 연주회와 전시회도 하고, 누구든 로비에서 편하게 쉬다가 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되도록 할 겁니다.”

새문안교회 새성전은 지하 5층 지상 13층 규모로 본당 좌석수는 2840석 규모이다.

이수영 목사는 사명감을 갖고 광화문에 랜드마크를 세운다는 각오로 성전건축에 임한다고 했다.

“한국교회도 세계를 향해 교회다운 교회를 만들자, 당당히 내놓을 수 있는 자랑스런 교회를 짓는 것은 어머니교회의 책임이다, 이런 생각으로 나가는 겁니다. 안 믿는 사람이 봐도 감탄하는, 대한민국의 중심인 광화문을 아름답게 만드는 교회를 선보여야죠. 이런 교회를 지을 때 교회 건축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사라질 겁니다. 교회만을 위한 교회가 아닌, 지역사회와 주민들을 위한 교회를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10년 좌파정권의 국가 정통성 부인을 비판

2015년 완공 때까지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에 위치한 감리교신학대학교 강당에서 예배를 드리게 된다. 새문안교회는 성전건축에 대해 교회 각부서의 의견을 계속 들으며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건축 진행과정과 건축헌금 내역도 교회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수영 목사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때 정권을 향한 정확한 지적을 해서 눈총을 많이 받았다.

“좌파 정권 10년 동안 두 가지를 주로 비판했죠. 하나는 대북문제였습니다. 우리나라 정통성을 부인하는 친북좌파 성향의 정권을 비판한 것이고, 또 하나는 지도자들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하는 것을 비판했습니다. 국가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제헌의회 첫날 본회의 때 하나님께 기도하고 시작했습니다. 임시의장이었던 이승만 박사가 ‘우리나라가 독립하게 된 건 우리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다. 하나님께 기도드리자’고 했을 때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시작하신 이 나라를 6·25 때 또 구해주셨지요.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 도구로 쓰이면 나라와 민족이 잘 되지만 신앙을 잘못 지키면 망한다는 생각을 했기에 정통성을 부인하는 것에 대해 가차없이 비판한 겁니다. 요즘은 종북좌파가 다 드러나서 국민이 오히려 경각심을 갖게 되었으니 그런 비판을 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정치권이 다툼을 그치지 않는 가운데 흉악한 범죄가 넘쳐나고 있어, 국민들이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알 길이 없다. 이수영 목사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악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악을 얼마나 정화할 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예민하게 반응하고 정화할 수 있어야 선진국이 됩니다. 요즘 선거 때 돈 한 번 잘못 받으면 감옥에 가는데 그러면서 발전하는 거라고 봅니다. 대통령을 제아무리 비판해도 잡혀가지 않는 거 보면 민주주의가 신장되었어요. 단 하나, 우리 사회가 정직하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집니다. 정치 사회 지도자들이 정직해야 합니다. 학교도 가정도 정직 대신 경쟁만 강조합니다. 정직을 가르칠 수 있는 곳은 교회밖에 없습니다. 지금 교회가 부패한 사회로부터 비난 받고 있는데, 교회 스스로가 거듭나서 세상을 이끌어야 합니다.”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이나 대선 후보 경선 열기로 뜨겁다. 이수영 목사에게 바람직한 대통령상을 물어보았다.

“평범한 시민의 입장에서 얘기한다면 우리 사회가 정직한 사회가 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정부가 국민들을 독려해서 경제발전 하는 건 2만 달러까지는 가능합니다. 선진국 대열에 끼려면 국민소득이 3만 달러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사회가 정직하고 준법정신이 강해져야 합니다. 깨끗하고 정직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정직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비전을 품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결단력 있는 지도자를 기대합니다.”

새문안교회는 어머니교회로서 교회 내 모든 교육과정에 전국 교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이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국교회음악교육원에서 매년 수백 명이 교육을 받는다.

“예배에 있어서 음악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교회음악을 전공한 사람이 지휘와 반주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교회음악을 알아야 예배를 더 잘 드릴 수 있습니다. 전공하지 않은 전국교회의 지휘자와 반주자, 찬양대원은 누구나 와서 저렴한 가격으로 최고 수준의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교사교육원과 선교교육원도 누구나 신청하면 소정의 수업료로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호스피스교육원의 경우 천주교 수녀들이 교육을 받은 일도 있다.

어머니교회라는 사명감

대부분의 큰 교회가 후임목사 청빙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그렇지 않은 경우 세습문제로 교계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새문안교회는 단 한 번의 잡음도 없이 6대 목사까지 이어왔다. 이수영 목사는 그 비결을 이렇게 밝혔다.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은 깨끗하고 양심적으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한국교회를 그르치는 건 일부 큰 교회 목사들이 욕심을 부렸기 때문입니다. 물질욕, 명예욕, 권력욕 때문에 한국교회 전체를 먹칠했습니다. 새문안교회에는 그런 목사님들이 안계셨습니다. 한국교회의 어머니 교회라는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수영 목사는 ‘교과서적 교회 운영’을 강조했다.

“무슨 일이든 교과서적으로 하면 잡음날 일이 없습니다. 다른 교회들이 보고 따라올 수 있도록 복음적이어야 합니다. 새문안교회는 양적인 경쟁을 하는 교회가 아닙니다. 우린 능력껏 우리 수준과 규모에 맞게 바르고 원칙대로 진행해왔습니다. 교과서적으로 하면 말썽 날 소지가 없어요. 우리 교회는 어느 사정기관과 감사기관에서 조사해도 흠잡을 수 없도록 깨끗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문안교회 새성전은 2015년에 완공된 예정이다. 이수영 목사는 완공 이듬해 은퇴한다.

“신학적이고 성경적인 설계가 나오는 데 까지가 제 할 일이고, 그 다음은 장로님들이 하실 겁니다. 재임기간에 아름다운 성전을 건축하게 된 것이 기쁘고 영광스럽죠.” .

글/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사진/이승재 기자 fotolsj@futurekorea.co.kr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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