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여의도 칼부림”을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여의도 칼부림”을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08.23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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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3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zum 기준 6위 -

- 처서(處暑)의 선선한 바람이 무색하게도 폭력사건 뉴스가 연일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어제 저녁 여의도 한복판에서 무차별 칼부림을 했던 김모씨는 회사를 그만둔 후 전 직장 동료 6명에게 앙심을 품고서 몇 달 전부터 살해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 결국 어제 저녁에 계획을 실행으로 옮겨 여의도 한복판에서 전 직장동료 2명을 수차례 찌르고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사건과 관계없는 행인 2명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두 사람 역시 크게 다쳤다. 

- 한편 어제 울산에서는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해 온 20대 청년이 단골 슈퍼마켓 여주인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지난 18일 의정부역에서도 면식 없는 행인에게 칼부림을 하는 사건이 발생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 ‘묻지마 범죄’는 피해자를 특정하지 않은 채 벌어진다는 점에서 극도의 불안감을 자극한다. 범인과 같은 시공간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익명성은 단번에 공포감으로 치환된다.

- 그런데 이 사건을 대하는 일부 언론의 태도가 재미있다. 이들을 범죄자로 만든 것이 사회의 구조적 병폐와 모순 때문이라는 논조가 상당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 지칭되는 사람들마저 그러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어 당혹스럽다. 불만이 있어도 자신의 힘으로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노력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 인생은 불평등하기에 누구의 마음속에나 이런저런 불만은 있다. 오히려 불만이 있기에 그걸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가치 있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넘어지고 좌절해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데에 인생의 참된 영광은 존재하는 것이다.

- ‘묻지마 범죄’의 가해자가 아무리 대단한 명분과 사회적 부조리를 들이민다 해도 그 논리는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 숱한 장애와 고난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그들의 반례인 까닭이다. ‘묻지마 범죄’의 횡행은 비관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무슨 일이든 외부요인 탓으로 돌리려는 태도가 결국 이 사회와 공존하지 못한 채 추악한 범죄로 귀결된다는 점을 말해줄 뿐이다. 

- 오늘 오후 2시 ‘여의도 칼부림’을 인기 검색어로 만든 사람들 중에는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을지 모른다.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막연히 사회 탓만 하는 여론이 많아진다면, 그들이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범죄를 현실로 옮기는 데 넘어야 할 심리적 장벽은 갈수록 낮아질 것이다.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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