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게 걸을 때 커다란 막대기를 소지해라
부드럽게 걸을 때 커다란 막대기를 소지해라
  • 미래한국
  • 승인 2002.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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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버자드 Lynn R. Buzzard 한동대 Law school 학장
▲ 린 버자드 Lynn R. Buzzard 한동대 Law school 학장
많은 유명한 사람들은 그들을 영원히 기억하게 하는 몇가지 명언들을 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라”,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의 “고르바초프씨, 이 장벽을 허무십시오”,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의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김구 선생의 “나의 유일한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 등이 그 예들이다. 그리고 테오드르 루즈벨트 대통령은 “부드럽게 걸을 때 커다란 막대기를 소지해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은 외교정책의 한 방법을 나타내고 있다. 즉 바람직한 외교안보정책은 부드럽고, 회유적인 자세뿐 아니라 힘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비록 감추어져 있지만 막대기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막대기 이면에는 현명한 조언과 좋은 생각, 점잖은 영혼만이 항상 세계를 다스리고 사람이나 국가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는 중요한 원칙이 내포돼있다. 행악자뿐 아니라 정의와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권력이나 힘을 사용할 때가 있다. 우리는 종종 낙관적인 현대정치에서 우리의 문제들은 주로 오해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우리가 이성적이고, 친절하다면 세상에는 선함이 만연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다. 젊은 이상주의자들은 세상의 문제들은 사랑이 아니라 힘을 휘둘러서 나온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훨씬 비극적이고 험악하다. 세상의 문제는 이성적인 이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악 때문에 발생한다. 태초부터 우리는 개인·제도·국가의 삶속에서 나타나는 악의 비극을 보아왔다. 악이 배신으로 나타나 살인으로 귀결된 에덴동산의 창조이야기가 대표적인 예이다. 악은 만연해있고, 온화함과 부드러운 말을 막고 있다.인간본성에 대한 현실주의적 시각은 좋은 정치를 위해 필수적이다. 현실주의는 부드럽게 걷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는 삶 속에서 드러나는 압제자들을 제지하기 위해 ‘부드럽게’ 걸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부드러움이 압제자들의 파괴적인 권력욕을 누그러뜨릴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지미 카터는 김일성을 만나 부드러운 말로 핵개발 중단을 제안했다. 그러나 ‘막대기’가 없는 부드러운 말은 단지 악의 추구를 숨기는 덮개만 가져올 뿐이다. 그래서 레이건 대통령은 ‘믿는다면 증명해 봐라’고 말했다. 선의(善意)를 가진 지도자가 제시한 유화정책은 1930년대 챔벌린과 나치 독일관계, 60년대 평화주의자, 21세기 독재자들과 대응했던 사람들의 경우처럼 결국 비극적인 역사를 가져왔다. 1차 세계대전 후 이상주의적인 세대는 좋은 국제협정과 국제기구가 있다면 전쟁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히틀러가 등장해 그런 환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루즈벨트의 연설은 우리에게 정치적으로 기민할 뿐 아니라 국제적인 시야를 가진 정치가와 외교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환기시켜준다. 그들은 또한 신학자여야 한다. 악의 존재와 인간 본성의 타락을 심각하게 인정하는 정치만이 정의, 평화, 희망를 위해 ‘막대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정치가들만이 독재자들을 똑바로 보고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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