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자가 보는 일본의 영토분쟁
미국 기자가 보는 일본의 영토분쟁
  • 미래한국
  • 승인 2012.08.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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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s Riskiest Island Conflict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일본은 홋카이도 북부로부터 오키나와 서남쪽 바다에 있는 작은 섬들에까지 절대 타협될 수 없을 것 같은 영유권 분쟁에 봉착해 있다.

한국과는 독도를 두고 분쟁하고 있다. 독도는 일본이 일본해라고 부르는 동해상의 암석으로 된 작은 섬으로 일본은 이를 다케시마라고 부른다.

분명한 사실은 한국은 독도를 점유하고 있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은 이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지만 한국과 일본이 모두 미국의 안보동맹으로 중국과 그 보호국인 북한에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군이 이 섬을 차지하려는 군사행동을 감행하지는 못할 것이다.

일본은 북방의 4개 섬들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 역시 해결 기미가 없다. 이 4개의 섬들 중 1, 2개는 홋카이도 섬에서 보인다. 소련은 2차 세계대전 말 이 섬들을 장악했고 러시아 지도자들은 이 섬을 돌려달라는 일본의 요구를 거절했다. 독도의 경우처럼 누가 지금 그 섬들을 점유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현재 점유하고 있는 쪽이 영유권 분쟁에서 이길 승산이 높기 때문이다.

센카쿠 열도는 훨씬 위험한 상황이다. 독도와 ‘북방 4개섬들’의 경우처럼 일본은 최대 4평방킬로미터 크기의 섬 등이 있는 센카쿠 열도를 점유해왔다. 일본 정찰선들은 이 열도 주변을 자신들의 ‘영해’라면서 순찰을 했고 중국 어선들을 정기적으로 쫓아냈다. 그 어선들 가운에는 연구 장비와 무기를 소지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센카쿠 열도는 독도와 ‘북방 4개섬들’과는 다른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누구도 그 섬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은 그 섬에 군대도 두고 있지 않다. 1890년대 그 섬에 설치됐던 생선가공 시설은 1940년 일본군들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날뛰고 있을 때 폐쇄됐다.

센카쿠 열도에 대한 미국의 이해관계

센카쿠 열도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은 이 섬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 정부와 대만의 ‘국가주의자’들에게 큰 명분이 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수세기 동안 중국인 여행가, 어부, 과거 왕조의 대표들이 이 열도를 가끔씩 방문했다고 말한다.

미국은 센카쿠 열도 이슈에 중립을 표방해왔다. 미국의 동맹인 일본과 대만의 관계를 고려한 현명한 정책이었다. 미국이 우려하는 최악은 중국이 센카쿠 열도에 있는 일본인들을 몰아내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면 미국은 일본과 맺은 안전보장협약에 따라 일본을 위해 중국과 싸워야 하는 것이다.

센카쿠 열도에 대한 미국의 이해관계는 태평양전쟁 중 미 해병이 오키나와에서 일본군과 싸우면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냈던 1945년으로 거슬러간다. 센카쿠 열도는 오키나와현의 일부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오키나와 남쪽의 작은 섬인 이사카키에 속해 있다. 미국은 1970년대 말까지 센카쿠 열도의 한 작은 섬을 전투기 사격 연습장으로 사용했고 지금도 일부 암반지역을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가열되고 있는 이 갈등은 이번달 홍콩에서 온 중국인 운동가들이 이 섬에 상륙해 중국의 섬이라고 주장하면서 첨예화됐다. 일본은 이들 모두를 체포한 후 불법침입자로 벌을 주지 않고 홍콩으로 모두 돌려보냈다.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부정하기란 쉽지 않다. 중국과 대만은 1970년경 UN이 열도 주변 해역에 원유와 천연가스가 발견됐다고 발표하자 그때부터 이 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일본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일본은 일본관광객들을 센카쿠 열도로 보내지 못하고 있다. 그곳에는 섬 인근에서 잡은 가다랑이를 처리하던 공장 폐허만 있을 뿐이다. 몇 년 전 연구팀이 한 달 동안 머물면서 희귀 두더지 등 그 섬의 식물과 동물을 분석했다. 열도의 한 섬은 지금 신천옹이라는 새의 둥지가 되고 있다.

30여년 전에는 누군가 이 섬에 염소를 풀어놓았다. 염소들은 자신들을 해치는 먹이사슬의 다른 동물이 없는 이곳에서 마음껏 교미해 새끼를 낳았고 지금 섬의 식물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 나쁜 염소들은 자신들의 가장 큰 위험이 이 섬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강대국들 간의 공개적인 갈등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이 국가들은 이 무인도를 차지하는 것이 지역 전체의 통제권을 두고 전개될 더 큰 대결에서 얻는 막연한 전리품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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