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나주 성폭행”을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나주 성폭행”을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08.31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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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31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zum 기준 1위 -

- 중세의 파리에서는 일곱 살밖에 안 된 아이도 학교를 오갈 때 칼을 품에 지니고 다녔다. 유괴범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다. 17세기까지만 해도 부녀자가 도시의 거리를 걷다가 부랑자들에게 강간당하는 일은 다반사로 일어났다.

- 수 백 년의 세월이 흘러 기상천외한 과학기술을 온몸에 두르고 있는 우리는, 그러나 때때로 수 백 년 전에서 조금도 발전하지 못한 스스로의 자화상을 발견하곤 새삼 경악한다.

- 이를 테면 지난 30일 발생한 ‘제2의 조두순 사건’이 그렇다. 용의자는 새벽 3시경 나주시 모 상가 1층 방에 침입해서, 자고 있던 초등학교 1학년생 A양을 이불 채 감싸 안고 200여 미터 떨어진 영산강 유역 영산대교 둑길에서 성폭행했다.

-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번에도 용의자가 ‘이웃 사람’이라는 점이다. 전남 순천에서 검거된 20대 고모씨는 주거지가 일정치는 않았으나 피해자의 집과 300m 떨어진 곳에서 주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때때로 A양과 그 어머니에게 안부까지 묻는 사이였다고 하니 더욱 섬뜩한 일이다.

- 도시의 익명성은 개인에게 자유를 주지만,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무차별 흉악범죄는 자유의 공기를 순식간에 위협과 공포로 대체한다. 한국은 지금 충분히 안전한 사회인가? 한국의 초등학생들도 중세 파리의 아이들처럼 단도를 하나씩 품에 쥐고 다녀야 할 것인가?

-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정부를 대신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아닌 게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일은 정부의 기본적인 책무다. 경제민주화보다 중요함은 물론이요 재벌개혁, 반값등록금 따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근본적 사안인 것이다.

- 성폭행 범죄자들에 대한 확실한 처벌과 엄정한 법 집행이야말로 대선을 앞둔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이슈가 될 필요가 있다. 나라가 대학교 등록금을 내 주면 뭘 하나? 밤길 한 번 마음 놓고 활보할 수 없고, 심지어 초등학생이 집에서 잠조차 편히 잘 수 없는 사회가 거창한 복지를 운운하는 것은 거지가 명품 시계를 차고 거들먹거리는 것만큼이나 주객의 전도요 가치의 역전일 것이다.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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