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영해 야욕에 제동 걸다
美, 중국 영해 야욕에 제동 걸다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2.09.0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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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립’에서 대 중국 ‘경고’

미국이 남중국해를 영해로 만들려는 중국에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8월 3일 중국이 남중국해 주요 군도(群島)를 관할하는 행정구역으로 산사(三沙)시를 신설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6월 21일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서사군도를 관할하는 지방행정구역으로 산사시를 신설했다. 산사시는 서사군도의 한 섬인 우디섬에 시 본부를 두고 있는데 중국은 사람과 물도 없는 그 섬에 군사용 도로, 우체국, 은행 등의 건물을 세웠다.
서사군도는 중국에서는 200마일 이상 떨어진 곳으로 베트남은 이 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1974년 베트남 군인들을 쫓아낼 목적으로 이 섬을 공격한 후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산사시의 관할 구역은 서사군도 뿐 아니라 남중국해 전체라며 새 행정도시는 200개의 군도들과 200만 평방킬로미터의 해역을 관할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원활한 병합을 위해 45명의 의원들, 15명의 상임위원회, 시장과 부시장을 임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한걸음 더 나아가 지난 7월 22일에는 산사군도를 수비할 군인들을 배치한다고 밝혔고 7월 31일에는 남중국해에 대한 전투대비 정찰 정책을 새롭게 발표했다. 그리고 지금 중국은 남중국해 내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석유시추 개발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中 “남중국해 분란 배후는 미국"

중국이 일방적으로 남중국해 전체를 자신의 영해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자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관계국 간의 영유권 분쟁에 ‘중립’을 지켜오던 입장을 바꾸고 중국에 경고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바로 미국의 경고에 반박했다. 미국이 사실도 모르면서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공식항의로 미국 외교관을 소환했고 중국 군부의 한 장군은 미국이 남중국해 분란의 배후조종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군부의 대표적 강경파 이론가로 알려진 뤄위안 소장은 지난 10일 한 신문 기고문에서 “남중국해 주권 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는 미국이 이 해역에 대해 간섭하는 것은 아시아 복귀를 위해 지난 세기 전략적으로 철수했던 베트남의 캄란만 기지와 필리핀의 수빅만·클라크 기지 등을 다시 회복하려는 전략”이라면서 “베트남과 필리핀이 나서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미국이야말로 배후의 교사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은 물러서지 않고 지난 14일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분할해서 점령하는 식’(Divide and Conquer)으로 해결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를 방문한 것은 베트남,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남사군도를 양자협상을 통해 차지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국무부는 남사군도 영유권 분쟁을 해결을 위해 다자협상을 지지한다며 중국이 고집하는 양자협상은 중국이 한 국가씩 분할해서 제압한 후 전체를 다 차지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언론과 정치권은 미국 정부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해 확대 의도에 제동을 거는 것에 대해 진작 했어야 했다며 대찬성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5일 사설에서 국무부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해 확대 의도를 비판한 것은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이해가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적극적 대응이 중국 오판 막는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은 이 지역 안정과 이 바다를 통과하는 국제 선박들의 보호를 위해 중국의 일방적인 영해 확대를 반대한다는 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8년 동안 미 해군의 60%가 아시아에 배치되는 등 미국의 군사전략 축이 아시아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에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신문은 밝혔다. 중국의 영해 확대를 우려하는 이 지역의 국가들이 자신들의 항구에 미 해군 함정이 입항하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 지역 내 약소국가들을 대표해서 중국에 맞서야 한다고 포스트는 제안했다.

제임스 웹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 수년간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섬들의 영유권 문제에 중립 정책을 펼쳤다며 이런 머뭇거림이 중국에 용기를 줘 더욱 공격적이 되도록 했다고 지난 20일 월스트리저널에서 밝혔다.

웹 상원의원은 “역사의 교훈은 일방적인 공격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으면 더 나쁜 소식이 반드시 나온다는 것”이라며 “일본이 1931년 만주를 점령했을 때 개입해달라는 중국의 호소를 미국과 국제연맹은 무시·방관했고 그 결과 아시아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은 10여년 간 전쟁을 치러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모든 동사이아 사람들은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행동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미국이 동아시아 안정의 균형자로 불편하지만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인지 보고 있다”며 중국에 적극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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