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파고로 ASEAN 좌초 위기
남중국해 파고로 ASEAN 좌초 위기
  • 미래한국
  • 승인 2012.09.0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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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 년간 별 말썽 없이 유지돼온 ASEAN(동남아국가연합)이 지난 8월 8일 창건 45주년을 맞아 분열의 위기에 놓여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해권을 둘러싸고 10개 회원국간에 분열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분열 양상은 지난 7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열렸던 ASEAN 외무장관 회의에서 처음으로 드러났다.

남중국해에서 영해권을 주장하는 국가, 즉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네이, 태국은 남중국해의 수역과 스프래틀리 제도(남사군도), 파라셀 제도 (서사군도)와 그 인근 산호초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의 호전적 행동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라오스와 미얀마의 지지를 받는 캄보디아는 이 문제를 관련 국가별로 개별 협상하자는 중국의 주장을 따르고 있다.

ASEAN 회원국들은 이러한 분쟁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남중국해의 ‘행동지침’을 입안하려 했지만 중국은 ‘조건이 성숙될 때까지’ 이 문제의 논의를 거절했다. 따라서 오는 11월 ASEAN 정상회담 준비는 우울한 분위기로 가득 찼다.

캄보디아는 이 지역에서 중국의 투자와 기타 감언이설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의도에 따를 것이다. 라오스도 미얀마와 같이 중국의 투자와 호의를 적극 옹호했다. 최근까지 이 기구는 동아시아 정상회담을 주관하는 등 아시아 전체의 대화와 토론의 주된 포럼으로 꾸준히 발전해 왔다. 그러나 지금 한편으로 신흥 중국과 다른 한편으로 중국과 균형을 추구하기 위해 새로이 접근하는 미국 사이에 협착돼 있는 것 같다.

특히, 필리핀과 베트남은 그들의 분쟁 해역에서 완강한 중국과 대결하며 공개적으로 미국의 군사적 외교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캄보디아, 라오스 그리고 미얀마가 중국과 한편일지라도 태국과 필리핀은 미국과 조약을 맺은 동맹국이며 미국은 또한 싱가포르와 군사적 관계를 증강하고 있다.

우려되는 바는 불과 3년 이내에 출범하기로 예정돼 있는 유럽 방식의 단일시장, 즉, 아세안경제공동체(AEC)의 추진 노력이 무산되는 일이다. 이번 프놈펜에서 발표하지 못한 성명서의 132개 조항 중에 겨우 4개 조항만이 중국의 영해권 주장을 둘러싼 논쟁과 관련돼 있고 나머지는 거의 경제와 교역의 통합에 관한 것이었다. 과연 AEC가 그 기능은 별도로 하더라도 적시에 출범할지 가능성이 희박하다.

중국은 미국이 이 수역의 몇 건의 영해권 분쟁에서 편파적인 입장을 보인다는 것에 불만이다. 중국과 대만은 전 수역을 영해로 주장하고 있다. 베트남은 1974년 중국에 의해 축출 당한 파라셀 제도는 물론, 남쪽의 스프래틀리 제도의 주권도 주장하고 있다.

이 지역은 필리핀이 유엔 해양법협약 규정에 따라 주장하는 전관 경제수역과 상당히 중복된다. 말레이시아와 브루네이도 작지만 영해주권 주장을 하고 있고 필리핀 베트남과 ASEAN 회원국으로 이 문제에 서로 공조하고 있다.

미국은 영토분쟁에는 전적으로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이 지역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환영을 받는 분위기이다. 그 이유는 첫째 중국은 영해권 주장을 하는 데 있어 점점 까다롭고 완강해지고 있고 둘째는 중국이 남중국해를 公海가 아니라 자기의 국내 湖水처럼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 8/6,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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