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性 상실의 시대, 그 원인은…
理性 상실의 시대, 그 원인은…
  • 미래한국
  • 승인 2012.09.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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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각 편집고문·고려대 명예교수

사람은 자신의 이성·감성의 균형과 자기 마음의 선·악의 대립을 부단히 경험하며 행동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모든 인간은 이성과 감성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어서 결단의 갈림길 앞에서 순간적으로 자기를 이성적으로 제어하느냐 아니면 감성이 요구하는 대로 자기를 포기하느냐에 따라 생의 판도가 엄청난 차이를 보이며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전자의 측면에서 인간을 보면 성선설(性善說) 주장이 옳고, 후자의 입장으로 인간을 파악하면 성악설(性惡說) 주장이 옳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가 뱀의 유혹에 휘말려 금단의 과실, 선악과를 따먹은 이후의 인간은 순결성과 불의의 성품을 운명적으로 공유하게 돼 일생 중에 이성의 자제력과 감성의 유혹을 넘나들며 수없이 갈등하고 고민하며 산다.

자신 속에서 선과 악의 충돌을 경험함이 없이 사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우리는 그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이성과 자제력으로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에서 솟아오르는 죄의 유혹 앞에서 이를 물리치려 애를 쓰며 기도와 절제로 자신의 죄의 속성을 극복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무참히 무너지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은 누구나 이지적인 면과 감성적인 측면을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다. 각 개인이 이성에 따르느냐 감성에 따르느냐는 각자가 처해 온 후천적 환경과 삶을 통해 나름대로 쌓아온 인생관과 사회관, 그리고 극기력이나 자제력 등 성격 차이에 따라 다르게 표출된다.

일반적으로 정상사회란 필요한 최저하한선의 사회도덕과 윤리규범을 기초로 개인 간 경쟁과 삶의 터전이 유지되는 사회를 지칭한다. 사회적 도덕과 윤리적 하한경계선이 유지보존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와 시대가 정상이냐 비정상이냐로 갈린다.

정상사회와 비정상사회

정치 현장에 바른 철학과 의식이 무너지고, 사회적 의무와 책임이 부재하며, 물질적 풍요가 정신적 빈궁을 가속화시키는 곳, 그리고 외형위주의 허식과 찰나적 말초신경자극을 부추기는 딴따라 문화가 개인의 조용한 사색과 생각의 시간을 밀어내는 사회에는 필연적으로 쾌락추구 사조가 기승을 부리고, 그 배후에서는 부도덕과 비윤리적 사회풍조가 심화되게 마련이다.

물질적으로 풍요해지면 사회나 가정은 반드시 윤리적으로 무너지게 돼 있다. 물질적 풍요와 말초신경 자극적 쾌락 추구는 인간의 정신적 빈곤을 초래하게 되며, 개인의 영혼을 황폐하게 만들고, 마음을 부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황폐한 영혼이 사회적 소외감에 빠져 자기함몰적으로 변해가면 이들은 사회적 고립과 좌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마약에 의존하려 하거나 자기충돌로 자살하거나 또는 이웃에 대한 무작위 살인과 성폭행 등 가학행위를 범하게 마련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바로 이런 혼란과 좌절의 두려운 시대를 통과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악을 막고 선이 인간을 바로 서게 하기 위해서는 유년 시절부터 가정교육과 사회교육을 통한 인격과 품성 함양을 일궈 나가야 한다. 어린 자녀들의 바른 인격 형성을 위해 가정이 바로 서야 하는데, 아버지는 일과 잦은 외부 회식자리 때문에 자녀들과 함께 할 시간이 거의 없고, 이에 어머니는 무료함과 외로움으로 PC게임방에서, 또는 밖의 친구들과 방황하며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부모와 자녀들 간의 대화와 소통의 시간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성경이나 위인전기 등을 읽어주고, 자녀 수준의 눈높이에 맞는 역사와 철학, 문학과 종교에 관한 이야기책들을 자녀들에게 때마다 들려주며 돌보는 부모가 우리 사회에 몇 퍼센트나 될까?

뿐만 아니다. 타락한 정치와 사회 풍조에 뒤질세라 학교 교장이 여선생들을 성희롱한 뉴스며 교사가 어린 아동을, 그리고 목회자나 승려가 여신도들을 성폭행하고, 늙은 변호사와 가정을 가진 여검사 사이에 불륜의 관계가 있었다는 반사회적인 부끄러운 뉴스가 들린다.

종교의 부흥과 사회적 범죄 증가의 상관 관게

이런 시대에는 무엇보다 건전한 종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시대적 혼란과 좌절과 불안으로 많은 사람들이 종교에 의지하려 한다.

물론 무작위 타살행위나 성범죄의 표적이 된 피해자 측은 하나님의 존재에 의문을 갖게 되는 것도 있을 수 있다. “도대체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런 끔찍한 악몽의 표적이 돼야 하는가”를 묻게 된다. 종교는 여러 삶의 고통과 문제들을 가지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바른 길로 선도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기복주의 사회전통문화에 젖어 정상이든 사이비이든 종교에 빠진 무지한 성도들이 복 받으려 바친 헌금이 목회자들이나 승려들의 물신(物神)이 돼 그들의 호화판 생활을 북돋워 주고, 그런 자신의 생활에 대해 양심의 부끄러움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죄스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종교지도자들이 정상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는가? 종교회당에 물신이 좌정하고 앉아 평신도나 불자들을 향해 “이 멍청이들아, 종교란 원래 그런 거야!”하며 미소를 머금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종교가 부흥하고 신도수가 증가해온 근래까지의 추세와 사회적 범죄의 증가사이에는 높은 유의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특히 많은 종교지도자들이 삯꾼 같이 타락하는 가운데 정치집단들과 종교집단들이 상호이해관계로 연계돼 있어 이들이 사회 선도와 개혁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 풍토가 돼버렸다.

종교집단이 선거에서 집단적 표몰이 작전으로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고, 정치권은 집단표를 의식해 종교의 온갖 비리에 눈감아 주는 한국적 풍토를 뜯어 고치지 않고서는 정치나 종교가 사회의 바른 선도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 종교와 정치의 병적 연결고리를 깨뜨려버려야 정치와 종교와 사회가 정상궤도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정권과 권력을 장악한 정치인, 공직자, 법조인, 교육자, 종교인들이 각기 이해집단의 성벽을 쌓고 자기네들 앞만 챙기기를 일삼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서는 진리도 정의도 도덕도 윤리도 실종되고 온갖 불의와 범죄가 판을 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어떤 걸출한 정치사회지도자가 나와서 국민을 인도할 등불을 비추며 이 시대 황폐한 광야를 새롭게 고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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