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년 연속 강력범죄 감소, 비결은?
美 5년 연속 강력범죄 감소, 비결은?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2.09.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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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당 수감자수 세계 1위, 국민 대다수 사형제 지지, 엄격한 법집행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6월 미 전역에서 범죄율이 5년 연속 줄었다고 발표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범죄율이 평균 4% 줄었다며 지역별로는 서부 4.7%, 중서부 4.9%, 남부 4.5%, 동북부 0.8% 등으로 범죄율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살인율의 경우 20년 전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1991년 미국에서 살인율 10만명 당 9.8명이 살해당했으나 2009년에는 5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강도율은 2010년에 비해 10%가 줄었다.

역사적으로 경제가 어려우면 범죄가 늘어나는데 고실업의 경제침체가 계속되는 미국에서 범죄율이 오히려 줄고 있다는 것에 범죄학자들은 의외라며 그 대표적인 이유로 다음 두 가지를 꼽았다. 장기 징역형 등 강력한 처벌과 전국 데이터베이스 등 혁신적 기술을 갖춘 경찰들의 역량 강화.

장기 징역형 등 엄정한 처벌

미국은 범죄인을 강력하게 처벌하는 나라다. 2010년 기준 미국에서 감옥에 수감 중인 죄수는 총 220만명이다. 이는 10만명 당 730명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으로 세계 최고다.

미국에 수감자가 세계 최고로 많은 가장 큰 이유는 장기 징역형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 징역형을 길게 선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법원은 초범 마약범에 5~10년의 징역형을 선고하고 있는데 다른 서방국가들이 6개월 정도 선고하는 것보다 훨씬 길다.

미국에서 마약범으로 수감된 자는 1980년대 공화당 행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대폭 늘었는데 1981년 4만명에서 2010년 50만명으로 증가했다. 강도의 경우 평균 선고량이 캐나다는 5개월, 영국은 7개월인데 미국에서는 16개월이다.

미국에서는 범죄인이 3번 재범할 경우 ‘쓰리 스트라이크(Three Strikes)’법을 적용, 무조건 징역 25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각 주에서 사용되고 있는 이 법은 야구에서 따온 말로 살인, 강간, 치명적 무기를 들고 하는 강도 등 심각한 범죄를 3번 자행한 재범자들에 적용되고 있다.

미국에서 살인, 강간, 인신매매 등 중범죄자에 대해서는 장기 징역 내지는 사형으로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 조지아 연방지법은 지난 5일 미성년자를 유인·인신매매한 혐의로 기소된 스티븐 레머리에게 징역 80년형을 선고했다.

텍사스 연방법원은 지난 8월 30일 지난해 텍사스 클리블랜드에서 11세의 한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범인들 중 한 명인 에릭 맥고웬에게 징역 99년의 중형을 내렸다. 버지니아 법원은 1999년 16세의 소녀를 강간하고 살해한 후 그 여동생까지 강간한 폴 파월에 사형선고를 내렸고 파월은 2010년 3월 사형됐다. 이처럼 장기 징역형을 받은 범죄자가 많으니 미국의 감옥에는 나가는 사람은 적고 들어오는 사람은 늘면서 수감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서방 선진 8개국(G8) 중 유일하게 사형을 집행하는 나라다. 현재 33개주에서 사형이 합법적으로 시행되고 있는데 2011년 43명, 2010년 46명 등 1976년 이후 1,304명이 사형됐고 현재 3,193명이 사형선고를 받고 투옥 중이다.

사형제 존폐를 둘러싼 논란이 있지만 미국인 61%는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에 대한 사형 집행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메릴랜드주 순회법원은 지난 5월 테네시 주에서 붙잡힌 28세의 나자레드 워컷이 2004년 프레드릭 카운티에서 있었던 강간사건의 범인이라며 종신형을 선고했다.

강화된 경찰 역량

워컷은 2004년 11월 한 10대 소녀를 강간한 후 테네시주로 이사갔다. 그는 테네시주에서 강도 미수와 음주운전으로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 체포됐는데 이 때 테네시주 경찰이 그에게서 확보한 DNA 정보가 전국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됐다.

강간사건 후 범인을 계속 추적하던 메릴랜드 경찰은 2011년 3월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있던 워커의 DNA 정보가 강간 피해자로부터 확보한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일치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고 즉시 테네시주 경찰에 연락해 그를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들은 전국적인 데이터베이스와 컴퓨터를 이용해 경찰들이 훨씬 정교하게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자들을 체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한때 범죄율이 높았던 뉴욕, LA 등 대도시에서 범죄가 줄어든 것은 ‘깨진 창문’(Broken Window)라는 이론을 경찰이 효과적으로 적용한 결과라는 것이 중론이다.

사회학자 제임스 윌슨이 1982년에 발표한 ‘깨진 창문’이론은 깨끗하고 잘 정리된 지역보다 지저분하고 파손된 지역에서 범죄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으로 뉴욕시에서 실제로 접목하면서 알려졌다.
뉴욕시 교통국은 이 이론에 따라 1984년부터 1990년까지 지하철에 있는 낙서를 지우고 청소를 깨끗이 했다.

당시 뉴욕시 교통경찰국장이었던 윌리엄 브랜톤은 이 이론에 근거, 경범죄를 범한 사람들을 처벌하지 않으면 중범죄가 발생한다며 지하철요금을 내지 않고 타는 사람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결과는 성공이었고 루디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1993년 브랜톤을 뉴욕시 경찰커미셔너로 임명하며 이를 뉴욕시 전체로 확대하게 했다. 브랜톤 커미셔너는 공공장소에서 소변보는 사람, 정차한 차량의 창문을 닦고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단속을 펼쳤고 그후 경범죄는 뉴욕에서 급속히 줄어들었고 중범죄 역시 감소했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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