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 범위 내 격차도 꿰뚫는 ‘예측의 마술사’
오차 범위 내 격차도 꿰뚫는 ‘예측의 마술사’
  • 미래한국
  • 승인 2002.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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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족집게 출구조사’ 일궈낸 (주)미디어 리서치 정구호 회장
경쟁사의 이회창 승리 예측 알고도 노무현 손들어 줘‘족집게’의 비밀은 샘플링 대표성과 응답 거절자 분석 “이미 갤럽에서 이회창 당선이라는 조사결과를 들은 뒤 우리는 ‘조사된 대로’ 노무현 당선을 KBS에 알렸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2.3% 차이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예측해 KBS를 통해 전국에 내보냄으로써 ‘족집게 출구조사’ 명성을 얻은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 리서치의 정구호 회장(66)은 노·이 후보에 대한 최종 당락을 찾아내어 확정하기까지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었다고 회고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오차범위 안에서의 격전이었고, 선거 이전 조사에서도 하룻밤 사이에도 7~8%가 왔다갔다할 만큼 유권자들이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리 회사 사장이 투표 당일 오후 5시 30분에 내게 와서 나온 결과대로 방송사측에 연락해야겠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러라고 할 수밖에 없었죠.” 정회장은 긴박했던 순간에는 역시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길 뿐이었지만, 내심으로는 지난 12년 동안 선거조사에서 가장 앞서왔던 회사의 노하우와 오직 한마음으로 일하는 60명의 임직원을 신뢰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두 후보간의 격차 2.3%를 그야말로 족집게처럼 적중시켜 KBS 시청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두 후보가 얻은 표도 각각 0.2%씩의 오차로 예측해 미디어 리서치사의 조사 능력이 선거후까지 오랫동안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미디어 리서치가 예측한 것이 얼마나 정확했는지는 타 여론조사기관의 결과와 비교해보면 더 확연히 드러난다. KBS가 미디어 리서치와 함께 의뢰한 한국갤럽은 노무현 48.2, 이회창 48.5%로 정확히 2.3%의 격차를 찾긴 했지만 이후보의 승리로 예측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반면 MBC의 의뢰를 받은 한국리서치는 노후보 48.4, 이후보 46.9%로, SBS와 함께 한 외국조사기관 TNS는 노후보 48.2, 이후보 46.7%로 각각 1.5% 격차로 노후보의 승리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 두 회사는 미디어 리서치에 비해 당선자 예측에서는 각각 0.5,0.7%로, 또 1~2위 간의 예측 오차에서는 0.8%를 나타냈다. 한마디로 정구호 회장이 이끄는 미디어 리서치의 압승이었다.“두 가지 점에서의 차이가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지요.”정 회장은 이번 조사는 투표소의 표본을 정한 ‘모집단’의 샘플링의 정확도와 출구조사시 응답을 거부하는 20%대의 유권자들을 어떤 통계학적 기법을 동원해 판별하느냐에서 승패가 갈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선의 출구조사의 경우, 미디어 리서치는 전국 13,471개 투표소의 약 1.5%인 200여 곳의 모집단을 선정해 샘플링 작업에 들어갔다. 이 때 가장 신중을 기한 것은 모집단 투표소가 그 지역의 대표성을 띨 수 있느냐의 선택. 동시에 조사요원 1만명을 철저하게 교육시켜 투표자 6명당 1명씩을 순서대로 조사할 것과 응답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를 정확히 체크하는 일이었다. 조사는 1번 투표자를 조사했다면 다음은 6번째 투표하고 나오는 사람을 조사하고, 그 다음은 12번째, 18번째 하는 식으로 인터뷰를 해나가는 정확한 순서를 지키게 했다.이런 기법은 지난 90년 회사가 설립된 후 92년 대선 때부터 선거조사에 뛰어들어 쌓은 경험에서 찾아냈다. 96년과 2000년 총선, 97년 대선 때에도 이 기법은 정확한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금년만 하더라도 지난 6월의 지방선거, 8·8재보선을 통해 여론기관 중 가장 정확한 조사결과를 얻어냄으로써 이번 대선에서도 희망적인 결과의 예측을 낳게 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2시간마다 전국에서 집계된 자료를 기계에 넣어 자동으로 결과를 예측해냄으로써 최고의 승리를 얻어낸 것이다. “그래도 선거조사는 우리 회사 전체 매출의 20% 남짓하지요. 나머지는 기업의 마케팅조사입니다. 앞으로도 선거조사에서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사람 대신 물품의 이동과 소비자 반응 등 마케팅조사에서도 국내 최고를 지향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는 정회장은 기쁨 때문인지 아니면 자주색 자켓에 비쳐서인지 순간 20대의 동안(童顔) 같은 얼굴로 바뀌었다.최노석 기자 lt_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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