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를 위한 명저 세 권
40대를 위한 명저 세 권
  • 미래한국
  • 승인 2012.09.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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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의 편지

60세를 건강히 넘긴 사람은 100세를 산다. 40대 비즈니스맨이 모인 자리에서 내 인생에 크게 도움을 준 몇 권 책을 소개했다.

직장생활 - ‘마쓰시다의 직장인 마음가짐’

마쓰시다는 일본의 세계적 기업 ‘나쇼날 파나소닉’의 창업주다. 대학 때 우연히 그의 자서전을 읽고 몹시 감격했다.

40세는 공자 같은 대현에게는 인생관이 확립된 ‘불혹’의 나이지만, 나에게는 ‘아니, 벌써’ 하고 인생에 ‘회의’를 느끼게 한 막막한 해였다.

정월 초하룻날 두 권의 책을 끼고 골방에 들어앉아 인생공부를 시작했다. 그중 한 권이 마쓰시다 책이었다.

6개월이 지난 어느날 어렴풋이 잠에서 깨는데, 아, 이거로구나! 하고 뭔가 손에 잡히는 것 같은 느낌이 왔다. 놀라웠다. 몸에 쌓였던 피로가 싹 가셨다. 생전 처음 상거래 고객 응대에 자신이 생겼다. 직원들이 함께 뛰어 주기 시작했다.

마쓰시다가 시골 구멍가게에서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탈바꿈하던 때의 ‘마음가짐’을 엿본 것이었다. 그가 사업가로서 대성한 까닭은 사명감을 가졌기 때문이라 했다.

“내가 일하는 것은 단지 입에 풀칠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폐허가 된 이 나라, 이 사회 재건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 사회에 필요한 물건을, ‘수도물처럼’ 값싸고, 흔하게, 공급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사회에 공헌하면 사회가 반드시 보답한다.” 이 보답이 바로 성공이었다.

마쓰시다의 경영철학이 지금 <사업의 마음가짐>, <경영의 마음가짐>, <사원의 마음가짐> 3부작으로 나와 있다. 현대의 정주영 회장도 마쓰시다의 경영철학을 애독했다. 훗날 나는 교토로 그를 찾아갔다.

사회생활 - ‘카네기의 처세학’

6.25 때 한국에 나와 있던 미군 장교한테서 사회학 강의를 들었다. “사회학은 카네기의 처세학 시리즈면 그것으로 족하다.” 개강 벽두 그의 첫 마디였다.

세상 살아가는 데 가장 큰 과제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남과의 ‘인간관계’이고, 하나는 내 마음 속 ‘고민’ 문제다. 첫째, 인간관계.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우리가 가장 바라는 것은 남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인관계의 핵은 ‘남을 알아주는 것’이다.

다음은 고민문제다.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조용히 받아들이고,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용감히 바꿔 나가자.” 우리 고민의 92%는 고민해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이다. 과거사 30%, 미래사 40%, 타고난 신상 10%, 그리고 남의 비판 12%가 그것이다. 기왕 못 바꿀 바엔 고민하지 말고 조용히 받아들이면 우리 고민의 10중 8, 9가 사라진다.

<카네기 인간관계>가 나와 있고, 고민문제는 <카네기 행복론> 표제로 나와 있다. 세계적으로 천만부 넘게 팔린 책이다.

정신생활 -‘몽테뉴의 수상록’

대학신문에 신입생을 위한 추천도서목록이 실렸다. 열세 분 교수 가운데 아홉 분이 <몽테뉴 수상록>을 들었다. 몽테뉴 이름 석자가 머리에 각인됐다.

40세 때 가지고 들어 앉았던 두 번째 책이 이 책이었다. 과거에 몇 번 읽어보려다 방대하고 어려워 번번이 실패했다. 이번에는 작심하고 대학노트를 준비하고 한 패러그라프마다 간추려 메모하며 읽어 나갔다.

뒤에 노트를 들여다 보고 놀랐다. 세상에 이렇게 인생을 꿰뚫은 책이 어디 따로 또 있을까. 반년에 걸쳐 읽기가 끝났을 때 나에게는 위대한 멘토 한 분이 생긴 것이었다. 뭔가 일이 생기면 책 뒤 인덱스를 검색한다. 거기엔 언제나 마음으로부터 수긍이 가는 해답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몽테뉴 나는 무엇을 아는가> 표제로 나와 있다. (미래한국)

이성원 청소년도서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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