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눈을 잃고 난 뒤부터 진짜 세상이 보였다!”
“왼쪽 눈을 잃고 난 뒤부터 진짜 세상이 보였다!”
  • 미래한국
  • 승인 2012.09.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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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 인기 칼럼리스트 황성준 신간 『유령과의 역사투쟁』
 

대한민국을 저주하던 ‘전직 공산주의자’ 황성준
다독(多讀)주의자로 거듭나 ‘진짜 세상’을 읽는다!
33권의 책과 함께 진행되는『유령과의 역사투쟁』
 

“대한민국 전체가 인지부조화에 휩싸여 있다. 이러한 인지부조화가 계속된다면, 도달할 곳은 정신분열이다. 아니 이미 그러한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옛날 사람들은 정신분열 환자가 발생하면, 악령이 든 탓이라고 생각했다.

비과학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어떻게 보면 오랜 삶의 경험 속에 축적된 지혜에서 나온 진리의 포착인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지금 대한민국의 인지부조화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야 했을 ‘유령’들, 혹은 그 유령의 영매(靈媒)가 되어 있는 자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바로 이렇기에 ‘유령과의 역사투쟁’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전투가 되고 있다.

- 『서문(序文)을 대신하여』 중에서 

2012년은 총선, 대선 등 굵직굵직한 투표들이 거듭되어 ‘선거의 해’라는 닉네임을 일찌감치 획득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신념대로 정국을 바꾸기 위해 수많은 중상모략과 정치적 책략들이 횡행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우리는 어떠한 기준으로 후보들을 골라야 할 것인가?

이 책은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판단을 전제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특정 정치세력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을 준다. 또한 그 모든 과정을 지성인 33인의 명저를 통해 전개하기 때문에 마치 33권의 책을 저자와 함께 읽은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이 책의 저자인 황성준 씨는 좌익 운동권 활동에 매료되어 소련까지 건너갔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12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선거정국의 책략과 한때 동료이던 정치인들의 속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혼란의 정국 속에서 그는 외친다. “저들 중 누군가는 유령, 혹은 그 영매다!”

역사(history)는 연대기(chronicle)가 아니다!
역사는 그의(his) 이야기(story)이다!

‘스토리’는 있었던 일의 단순한 나열이 아니다. 스토리에는 기승전결과 같은 전개과정이 있으며 이야기의 흐름과 주제가 있다. 저자는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기적’으로 규정하며 그 스토리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한국에서의 논의에만 매몰되어 국내의 정치적 이슈들에 대해서만 생각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없다. 다른 문화권에서 살고 있는 타인들의 견해와 우리들 스스로를 충돌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매개체로 ‘책’만큼 좋은 도구가 또 있을까?

나라 밖에서 타국의 사람들과 대화하며 얻게 된 생생한 경험과 통찰을, 저자는 ‘책’이라고 매개체를 통해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수한다. 이제, ‘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저자 소개

 황 성 준

그의 품에는 언제나 책 한 권이 들려있다. 한국에서는 번역이 되지 않은 책들이 태반이다. 영어, 러시아어, 아랍어 등 각종 언어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그의 의식세계는 격주간으로 발행되는 시사정론지 <미래한국>의 연재칼럼 ‘황성준의 Book & World’를 통해 치열하게 투사된다. 이 책은 2011년 6월부터 2012년 9월까지의 칼럼 연재분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책을 사랑하는 그의 성향은 다분히 집안 내력이다. 황성준은 한국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거장인 <소나기> 황순원의 손자이며 <즐거운 편지> 황동규의 조카이다. 황성준의 글 속에는 따뜻한 감수성과 차가운 이성이 정교하게 공존한다.

당대의 지성들이 집필한 명저들에 대한 견해와 감상을 제시하면서도 황성준의 문장은 무겁지도 거창하지도 않다. 반미(反美)주의 대학생과 지하철에서 대화를 나눴던 경험, 취업 못하는 아들을 둔 아줌마를 카운슬링했던 소소한 경험들이 책의 도입을 장식하며 독자의 부담감을 덜어낸다.

사소한 곳에서 출발한 논의가 거대한 세계를 바라보는 ‘세계관’으로 연장되는 장면을 함께 하는 것이야말로 그의 글을 읽는 백미다. 이 책에는 그 신묘한 순간이 33번 반복된다!

황성준은 1980년대 전형적인 좌익 운동권 학생이었다. 1986년 시위 도중 최루탄 부상으로 왼쪽 눈의 시력을 상실했다. 1991년에는 사회주의를 동경해 소련으로 직접 들어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콜라를 밀매해야 하는’ 모순을 경험했고, 소련이 붕괴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념적 방황을 거듭하던 그는 생존차원에서 전쟁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체첸, 다게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을 취재했고, 탈북 벌목공을 취재하면서 ‘탈북자’란 조어를 처음으로 만들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동대학원 정치학과 석·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경제학부 대학원에서 소련경제사를 연구했고 동대학교 동방학부에서 한국어와 한국정치를 강의했다. 조선일보 모스크바 특파원(1995년 6월~2001년 8월)을 역임했다.

2002년 귀국 후에는 월간조선 기자, 러시아 전문무역회사 ‘HMM’ 이사를 역임했다. 그 밖에 경기개발연구원 동북아통일센터 초빙연구위원 등을 역임했고 한국외대 아랍어과에 2009년 3월 학사편입을 했다. 2011년 졸업 후 같은 해 3월부터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아랍문학 전공 중이다.

현재 시사정론지〈미래한국〉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인기코너 ‘황성준의 Book & World’를 연재 중이며 동원대 초빙교수로 출강중이다.

■ 목  차

서문(序文)을 대신하여

#01 젊은이들의 두뇌와 심장을 되찾아오자!
: 킴 필립스-페인의 <보이지 않는 손들(Invisible Hands)>을 읽고

#02 ‘현실투쟁’에서 패배한 유령들과 ‘역사투쟁’을 시작하면서
: 폴 존슨의 <모던 타임스(Modern Times)>를 읽고

#03 신당 운동에도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 몰튼 블랙웰의 <보수주의 조직 사업가(The Conservative Organizational Entrepreneur)>를 읽고

#04 사회운동을 하려면 돈 모으는 법부터 배워라!
: 벤자민 하트의 <당신의 大義를 다이렉트메일로 펀딩하라(Fund Your Cause with Direct Mail)>를 읽고

#05 공짜 점심에 자유를 팔 것인가
: 밀튼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를 읽고

#06 이상한 전제, ‘중국의 성장이 계속된다면…’
: 칼 월터, 프레이저 하위 共著 <붉은 자본주의(Red Capitalism)>를 읽고

#07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피 고난 눈물 땀 뿐”
: 윈스턴 처칠의 <제2차 세계대전 회고록(Memoirs of the Second World War)>

#08 ‘자연 그대로’가 파라다이스라고?
: 찰스 피시먼의 <거대한 갈증(The Big Thirst)>을 읽고

#09 기독교 정치 이념을 찾아서
: 웨인 그루뎀의 <성경에 따른 정치학(Politics According to the Bible)>을 읽고

#10 자유인이 될 것인가, 꽃제비가 될 것인가
: 파리드 자카리아의 <자유의 미래(The Future of Freedom)>를 읽고

#11 韓, 美 민주당은 모두 ‘보수야당’으로 출발했다
: 젤 밀러의 <어느 전국 정당은 더 이상 없다(A National Party No More)>를 읽고

#12 ‘역사투쟁’의 신발끈을 동여매면서…
: 김일영의 <건국과 부국 – 이승만, 박정희 시대의 재조명>을 읽고

#13 보수주의 운동의 진지를 구축하자!
: 니콜 호프린, 론 로빈슨 共著 <펀딩의 아버지들 – 보수주의 운동의 숨겨진 영웅들(Funding Fathers – The Unsung Heroes of the Conservative Movement)>을 읽고

#14 ‘뻥’을 현실로 만든 위대한 세대
: 톰 브로코의 <가장 위대한 세대(The Greatest Generation)>를 읽고

#15 우리에게 배달된 통일의 초대장
: 마이클 메이어의 <세계를 변화시킨 해(The Years that Changed the World)>를 읽고

#16 대한민국에서 보수주의자로 살아가기
: 제프리 하트의 <미국 보수주의 마인드 만들기(American Conservative Mind)>를 읽고

#17 평등주의가 장악한 세상, 그 악몽…
: 아인 랜드의 <아틀라스(Atlas Shrugged)>를 읽고

#18 유대인의 창업정신, 우리의 정치 과잉
: 덴 세노르, 사울 싱어 共著 <창업국가(Start-up Nation)>를 읽고

#19 ‘포스트팩트’ 시대, 죽은 노무현의 천하삼분지계(?)
: 파라드 만주의 <이기적 진실(True Enough)>을 읽고

#20 내가 만난 푸틴, 그가 이끄는 러시아호
: 에드워드 루카스의 <신냉전(The New Cold War)>을 읽고

#21 ‘정신적 귀족’ 보수주의자의 길, 그 근간은 기독교적 세계관
: 윌리엄 버클리의 <예일대에서의 신과 인간(God & Man at Yale)>을 읽고

#22 탈북자 문제와 나의 증언, 그리고 사상적 방황
: 휘태커 챔버스의 <증인(Witness)>을 읽고

#23 4월 총선의 비밀, 극좌세력이 야당을 포획하다
: 리차드 위버의 <이념은 결과를 가진다(Ideas Have Consequences)>를 읽고

#24 저들이 가족과 교회를 저주하는 이유
: 제임스 로비슨, 제이 리처즈 共著 <분리될 수 없는(Indivisible)>을 읽고

#25 유럽은 역사로 회귀하는가?
: 조지 프리드먼의 <넥스트 디케이드(The Next Decade)>를 읽고

#26 볼쇼이 극장표에 숨겨 있던 불편한 진실
: 스티브 포브스, 엘리자베스 아메스 共著 <자본주의는 우리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How Capitalism Will Save Us)>를 읽고

#27 6‧25는 삶의 방식을 둘러싼 성전이었다
: 데이비드 핼버스탬의 <콜디스트 윈터(The Coldest Winter)>를 읽고

#28 88년 소련팀을 응원했던 ‘쓸모 있는 바보’
: 모나 채런의 <쓸모 있는 바보들(Useful Idiots)>을 읽고

#29 가난한 자 위한 정치 아닌, 가난을 없애는 정치 돼야
: 토머스 소웰의 <경제적 사실들과 오류들(Economic Facts and Fallacies)>을 읽고

#30 ‘한반도 관점’에서 ‘북한혁명’을 꿈꾸자
: 빅터 차의 <불가능한 국가(The Impossible State)>를 읽고

#31 루즈벨트의 ‘부자 때리기’는 실패했다
: 버튼 폴섬의 <‘뉴딜’이냐 ‘로딜’이냐? (New Deal or Raw Deal?)>를 읽고

#32 말래카 해협 制海權은 우리 문제다
: 로버트 카플란의 <몬순(Monsoom)>을 읽고

#33 사회개혁 아닌 가치관 회복이 필요하다
: 프란시스 후쿠야마의 <대붕괴(The Great Disruption)>를 읽고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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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한 식료품 가게 앞. 달걀을 사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당시 소련에서 생활필수품을 구매하려면, 일명 ‘탈론’이라 불리는 배급표가 있어야 했다. 신분과 직업에 따라 차이가 났는데 일반 사무원이나 대학교원의 경우 성인 1인당 한 달에 달걀 10개, 보드카 1명, 담배 10갑 등이었다. 돈이 있어도 배급량 이상을 구입할 수 없게 돼 있었다.

정말 긴 줄이었다. 구불구불 이어진 줄은 끝이 보이질 않았다. 이날따라 날씨도 유독 춥게 느껴졌다. 거리의 수은주는 영하 2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사실 러시아 겨울치고는 그렇게 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한 3시간쯤 줄 서 있었더니, 차례가 다가왔다.

그런데 달걀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었다. 앞에 줄 선 사람 수를 헤아려 보았다. 내 차례까지 올까? 심장이 뛰는 소리가 커져만 갔다. 다행히 달걀 10개를 손에 놓을 수 있었다. 내 뒤에 두 세 사람 정도 더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뒤에 줄 서 있었던 러시아 할머니들의 눈에 눈물이 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 같으면, 소리라도 질렀을 텐데…. 벙어리 털장갑 낀 손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각자의 길로 총총히 사라지는 것이었다. 이 할머니들 가족들은 앞으로 한 달 동안 달걀을 먹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한 할머니의 깊게 파인 눈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망연자실? 이 정도로는 부족한,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 모르는 눈물 고인 푸르디 푸른 그 눈을.

- 평등주의가 장악한 세상, 그 악몽 …
- 아인 랜드의 <아틀라스(Atlas Shrugged)>를 읽고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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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4학년이었던 1986년 3월. 필자는 압구정동의 어느 카페에서 타임지와 프랑스어 사전, 그리고 빨간색 모나미 볼펜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초조하게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시간이 10분쯤 지났을까? 한 젊은 남자가 들어와 이리저리 살피더니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강수 씨(당시 사용하던 필자의 운동권 가명), 맞죠?”

낯익은 얼굴이었다. 시위현장에서 여러 번 마주친 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됐다. 그러나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 적이 없었기에 본명 같은 것은 알지 못했다. 이 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이야기했다.

“동지의 투쟁성은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사의 세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교육 대상으로 분류됐으며 당분간 저와 1대1 학습이 진행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주사의 세례’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주사는 주체사상의 줄인 말이었으며, 세례란 종교의식 용어였던 것이다. 즉 “주사의 세례를 받지 못했다”는 것은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 ‘한반도 관점’에서 ‘북한혁명’을 꿈꾸자
- 빅터 차의 <불가능한 국가(The Impossible State)>를 읽고서 中

 

(저자: 황성준, 출판: 미래한국미디어, 출간: 2012.10.1, 구입문의: 02-3446-4111)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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