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위험한 관계"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위험한 관계"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10.11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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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1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zum 기준 5위 -

- 이야기의 세계는 불공평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몇 번을 다시 들어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 11일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 <위험한 관계>는 18세기 프랑스 작가 라클로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혁명 이전의 문란하고 퇴폐적인 프랑스 상류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 작품은 이른바 ‘나쁜 남자’ 이야기의 정석이기도 하다.

- 한 여자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 접근한 바람둥이 남자가 진정한 사랑을 느끼지만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해 비극으로 치닫는 줄거리는 국적과 작가를 바꿔가며 수없이 많이 변주되었다.

- <발몽>,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 등이 모두 이 이야기를 각색한 영화들이다. 기본적인 설정 몇 개만 바꾸면 되니 감독으로서는 구미가 당길 법도 하다. 질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인류 보편의 감정인 것이다.

-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위험한 관계>는 무대를 1930년대 중국으로 옮겼다. 주연 여배우들도 장쯔이, 장바이즈(장백지) 등이며 남자배우로는 장동건이 출연한다. 중국 자본 200억 원이 투입된 것을 비롯해 싱가포르까지 참여한 3국 합작 영화다. 감독은 허진호.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 만으로 한국 멜로영화의 아이콘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 작은 방 안에서 오가는 소소하고 미묘한 심리를 묘사하는 데 발군의 디테일을 보여주던 허 감독의 최근 행보는 부쩍 웅대해졌다. 정우성‧고원원 주연의 영화 <호우시절>(2009)이 그랬듯 다국적/거대자본의 영화로 새로운 도전의 탑을 쌓고 있는 것이다. ‘허진호 2.0’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의 초기작을 사랑했던 많은 팬들은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 이번 영화 <위험한 관계>에서도 허진호 감독 특유의 섬세함은 커다란 스케일과 화려한 볼거리에 자리를 내 준 모양이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허진호 감독의 인장들을 이 영화에서 발견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평했다. 이미 중국에서는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영화가 한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오늘, 허 감독 팬들의 상당수는 1.0과 2.0의 장점이 모두 합쳐진 ‘허진호 3.0’을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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