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세력은 적(敵)’ 규정에 발끈하는 사람들, 왜?
‘종북세력은 적(敵)’ 규정에 발끈하는 사람들, 왜?
  • 미래한국
  • 승인 2012.10.12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의 종북교육 비판 삐라는 ‘행동지침’ 이었나

우리 국방부가 종북세력을 적(敵)으로 규정하자 이에 대해 야당 의원과 일부 매체가 정부를 비난하고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국방부가 최근 배포한 ‘사상전의 승리자가 되자’라는 표준교안에서 종북세력을 ‘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를 놓고 국회에서 기이한(?) 일이 일어났던 것.

지난 10월 10일 국회 국방위 소속인 진성준 민주통합당 의원(비례대표)은 국방부 교재에 대해 “우리나라에도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 연방제 통일을 추구하는 ‘진보세력’이 존재함에도 단순히 북한과 같은 주장을 한다고 해서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한겨레신문도 10일 “표준 교안이 종북세력이라고 규정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로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을 꼽은 대목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며 “대법원에서 이적단체로 판결난 단체의 활동이 현행법에 어긋난다면 법적 제재를 가하면 될 일이지 군의 주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군에 침투한 종북세력들

이 같은 주장은 군내 현실과 국방부 교안의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일부 기인한다. 작년 5월 영관급 장교를 포함한 육.해.공군 현역장교와 사병 70명이 인터넷 종북카페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 사건이 발생했다.

이 카페에는 대령 1명, 중령 5명, 소령 5명, 대위 5명, 중위 5명, 소위 4명 등 25명의 장교와 원사 1명, 상사 2명 등 하사관 9명, 사병 36명 등 70명 정도의 현역과 예비역 장병들이 가입한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들 중 공군 중위 한 명과 육군 소위 한 명 등 장교 2명과 사병 5-6명은 김정일.김정은 부자에게 바치는 ‘충성맹세문’까지 작성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이 사이트는 황길경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황모 씨가 운영한 대표적 종북사이트로 회원이 7,000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종북세력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북한은 최근 우리 정부가 종북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을 비난하는 내용의 삐라를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지난 9월 29일 밤 9시 30분쯤 휴전선 한강 하구에서 발견된 삐라에서 ‘종북교육은 독재옹호교육’ ‘국방부와 새누리당은 당신들을 유신군대로 양성하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삐라의 다른 면에는 ‘국방부의 종북교육은 이들을 두 번 죽이고 있습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과거 의문사를 한 것으로 거론된 인물들의 사진과 이름을 나열해 놓았다.

이 같은 내용은 국내 종북세력에게 일종의 ‘행동지침’으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 4.11 국회의원 선거 때와 지난 7월 한미연합군의 을지프리덤가이던스 훈련 때도 삐라를 날린 바 있다.

북한 ‘삐라 지침’에 대한 화답이었나

한편, 국방부의 표준교안은 종북 이적단체로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조국통일범민족연합해외본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등 9개 단체를 제시했다. 범민련 부의장 노수희가 얼마 전 북한에서 100일 동안 머무르면서 3대세습과 북한을 찬양하다가 판문점으로 돌아와 구속된 사건은 명백한 이적행위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 단체들은 국보법 폐지를 요구하면서 노수희 석방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을 법으로 제재하면 된다는 얘기가 있지만 현행법상 이적단체를 해산할 방법은 없다.

이번 국방부 교재는 지난 9월 12일 진성준 의원이 육군교육사령부가 발간한 종북 교재 ‘나의 조국! 자랑스러운 대한민국’과 이 교재를 참고로 만든 종북시험지를 문제삼아 국방부가 일선부대 차원의 교재를 폐지하고 국방부에서 만든 표준교안이다.

이번 교안에는 각급부대가 사용하던 교재에 있던 ‘종북세력 제1야당에도 있다’ ‘반유신.반독재는 종북세력 확산의 계기가 됐다’ ‘2012년 김정은의 대남명령 1호가 남한 선거 개입’ 등의 내용은 제외됐다.

교안은 종북세력의 실체를 알아야 하는 이유, 종북세력의 정의, 북한과 종북세력의 연관성, 내부의 적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종북세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등 5부분으로 구성돼 객관적이고 필수적인 부분만 수록했다.(미래한국)

강시영 기자 ksiyeong@futurekorea.co.kr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