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타블로"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타블로"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10.15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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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5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zum 기준 5위 -

- 타블로는 3인조 힙합그룹 에픽하이(Epik High) 소속의 랩퍼이자 단편소설집 <당신의 조각들>을 펴낸 작가다. 하지만 최근엔 ‘문화면’보다는 ‘사회면’에 더 자주 등장했다. 연예인이 사회면에 등장해서 좋을 일은 기부 뉴스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 타블로와 타진요(인터넷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의 갈등은 지난 10일 하나의 분기점을 통과했다. 법원이 타진요 회원 8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최고 징역 10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 재판부는 “범행 동기가 불순하고 범행이 여러 차례 반복되는 등 죄질이 무거워 이같은 범행의 재발을 막기 위해 엄벌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런데 오늘 다시 타블로가 한국인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는 한 가지 이유, 즉 타블로 부친의 사망 때문이다.

- 타블로의 아버지는 지난 3월 지병으로 사망했다. 타블로 측은 이 죽음에 대해 ‘타진요’가 상당한 영향을 주었음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병과 스트레스의 의학적 연관성을 따지기에 앞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아들의 처지가 고인의 상태에 도움이 되었을 리는 없다. 한국인들은 오늘 타블로의 이름을 검색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루머가 눈에 보이는 비극을 소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좀 더 명징하게 체감했을지도 모른다.

- 증거가 취약한 것이 특징인 음모론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살아남는다. 증거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음모론의 증거이자 골격인 까닭이다. “얼마나 엄청난 존재가 뒤에 숨어 정보를 차단하고 있기에 이토록 증거가 빈약하단 말인가!” 객관적인 증거는 믿지 않으면서 음모론에는 무한의 관용을 허락하는 모습은 기이하게도 정보화 사회의 진화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 타블로에 대한 의심은 음모론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주었다. 알고 보면 이와 유사한 음모론은 아직도 흔하다. 천안함 피격사태가 북한의 소행임을 믿지 않는 여론을 인터넷에서 마주하는 것은 여전히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한의 정보 앞에 노출된 우리는, 때때로 정보를 정밀하게 해석하기보다는 그것들을 통째로 부정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다. 빅 데이터 시대의 음산한 뒷면이다. (미래한국)

- “방황하게 되는 건, 집이 없어서 혹은 갈 길이 없어서일까? 갈 곳은 많아도 그 어디에도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일까? … 저 사람도 혼자 있을까, 긴 하루가 잠시 잠드는 곳에.”

- 타블로, 『Airbag』 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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