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GCF 유치로 ‘두 마리 토끼’ 잡나
MB정부, GCF 유치로 ‘두 마리 토끼’ 잡나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2.10.24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또 한번의 쾌거.. 국위 선양에 부동산 시장 부양까지?

이명박 정부가 외교 분야에서 또 한번의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10월 20일,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에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를 확정했다.

한국 독일 스위스 등 6개국이 GCF 사무국 유치에 나선 가운데 한국은 독일과 막판까지 초접전을 벌였다. 투표권을 쥔 24개 이사국 대표들은 최저 득표 국가를 탈락시키는 멀티플 라운딩 방식으로 투표를 실시했고, GCF 임시사무국이 독일 본에 위치해 있어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점쳐졌으나 막판 무서운 상승세를 타면서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이제 오는 11월말에서 12월초까지 카타르에서 열리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18)에서 투표 결과가 인준되면 GCF 사무국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이타워(I-Tower)에 자리 잡게 된다.

GCF는 지난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16차 당사국 총회에서 설립이 승인된 신생 국제기구로, 전체 기금 규모는 앞으로 연간 1000억 달러씩, 2020년에 무려 8000억 달러의 장기 재원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G20, 핵안보정상회의 이은 국위선양 효과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인천 송도 유치와 관련해 “큰 국제기구를 유치함에 따라 이에 따른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도 같이 고려해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많은 국가의 정상들이 대한민국이 이 시대에 이 분야에 대해 가장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모두 인정하더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GCF 사무국 유치로 우리나라의 국격이 높아진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 앞서 열린 티타임에서 수석비서관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처음에는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있었으나 녹색성장기획관실이 중심이 돼 관련부처와 끝까지 추진한 공로가 있다”고 격려했다.

이번 GCF 사무국 유치는 2010년 11월 G20 정상회의 및 2012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 개최에 이어 또 한번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80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신생 국제기구를 유치했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가브랜드의 격상 상태를 여실히 나타내 주기 때문이다. 특히 초강대국인 독일과의 경합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더욱 의미가 크다.

경제적 효과도 기대 이상.. 송도 부동산 시장 활기

GCF를 통한 경제적 효과는 인천시 전체의 경기를 부양하기에도 충분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재 목표로 잡고 있는 기구의 재원이 모두 확보되면 8450억 달러로, 국제통화기금(IMF)과 맞먹는 규모다. 이어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3대 국제금융기구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GCF 사무국의 주재원 숫자도 내년 300∼500명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에는 8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연간 120여 차례의 국제회의가 열려 수십만명의 외국인들이 송도를 찾음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예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더 반가운 징조는 사실상 빈사상태였던 인천 송도신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확연한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무국 유치와 함께 송도의 미분양아파트 견본주택에는 평소 주말의 10배 이상 방문객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번 GCF 유치 직전까지만 해도 송도는 수도권에서도 가장 악성 미분양 물량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신도시 건설 이후로 끊임없이 중대형 아파트 및 주상복합들의 건설이 진행됐으나 서울과의 거리가 멀다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송도신도시 인근에서 출퇴근을 해결할 수 있는 ‘자족도시’로 거듭나지 않는 한 주거형 부동산으로서의 한계는 뚜렷했던 게 송도지역 아파트들이 가진 딜레마였다.

그러나 GCF 유치로 인해 이런 우려는 서서히 해소되는 조짐이다. 미분양 아파트들에 대한 문의도 줄을 잇고 있으며, 급매물들도 서서히 소진되고 있다.

특히 전체 11개 공구 중 GCF사무국이 들어설 ‘아이타워(I-tower)’가 위치한 3공구와 인근 1공구의 아파트 매물은 호가 오름세 현상까지 보이고 있으며, 더샵센트럴파크 1, 2차 아파트, 송도푸르지오 하버뷰 아파트, 송도더샵 그린에비뉴 등도 이번 GCF 유치로 인한 수혜주로 손꼽힌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임기 말년에 거둔 이번 성과는 국격 향상과 부동산 시장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으로 보인다.

조경두 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일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GCF 사무국 유치는 오늘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하는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 녹색기술 연구와 국제적인 전파를 담당할 녹색기술센터(GTC-K)와 함께 '녹색 트라이앵글'의 완성을 의미한다”며 “특히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등을 지원하는 GCF 사무국의 인천 유치로 향후 세계 녹색환경 분야에서 인천과 대한민국의 입지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미래한국)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