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통치자의 ‘에덴의 열매’
포퓰리즘, 통치자의 ‘에덴의 열매’
  • 미래한국
  • 승인 2003.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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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 인기에 영합한 분배위주의 포퓰리즘은 경제부국 아르헨티나를 경제 후진국으로 전락시켰다. 사진은 2002년 국가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후 식량배급을 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모습 /AP연합
노무현 당선자는 스스로를 시장경제론자라고 밝혔고 당선 제1성(聲)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노 당선자가 말하는 시장경제란 정부의 규제를 통한 소위 ‘진정한 의미의 시장경제’를 의미한다. 그리고 ‘진정한 의미의 시장경제’의 핵심은 ‘일하는 사람이 고루 잘사는 사회’ 즉 경제발달의 양 축인 성장(成長)과 분배(分配) 중 후자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분배에 비중을 두고 있는 노 당선자의 경제운용에는 ‘경제적 합리성’이 전제돼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해 추진된 분배 위주의 경제정책은 성장을 전제로 한 세계경제의 경쟁에서 뒤처졌고 결국 ‘정책실패’로 이어졌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일정한 국부(國富)를 축적한 개발도상국에서 개인적 카리스마 대신 대중적 인기를 정치기반으로 삼는 지도자의 경우 이러한 포퓰리즘(populism; 인기영합주의; 민중주의)적 분배정책에 대한 유혹이 강하다. 그러나 파이의 확대 대신 파이를 나누는 데 치중했던 남미의 제국(諸國)들은 일시적인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킨후 영속적인 침체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1946년 2월 노동자들의 압도적 지지로 집권한 아르헨티나의 페론 대통령은 노동자층의 인기에 영합하여 정치기반을 강화시키려는 과정에서 국부를 소진해버렸다. 경제규모를 고려하지 않는 권익신장 정책을 남발하는 과정에서 각종 국가연금 재원을 마련치 못해 재정이 파탄됐고 노동자들은 근면하게 일하는 정신을 망각한 채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정치세력으로 변질돼 갔다. 1955년 군사쿠데타로 인해 페론이 실각한후 1973년 재집권하여 이듬해 사망할 때까지 11년 간의 페로니즘(Peronism)의 유산은 심각했다. 세계6위의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는 1989년 5,000%의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2001년과 2002년 잇단 국가채무 불이행 선언 등 경제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분배중심의 정책으로 샐러리맨, 노동자, 농민, 중소상인 등 서민들의 대중적 인기를 정치자산으로 삼고있는 노 당선자의 경우에도 이러한 포퓰리즘은 경계의 대상이다. 노 당선자는 그동안 “주5일근무제를 조속히 도입하겠다”는 주장과 함께 “분배가 잘 된다고 시장의 활력이 떨어진다고 보지 않는다”는 등 분배 위주의 발언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연평균 7%의 경제성장 달성과 전 국민 70% 중산층 달성의 목표를 위한 구체적인 성장전략은 언급되지 않아 ‘성장과 분배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새 정부 경제모토의 의미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많다. 국민대 배규한 교수(사회학)는 “분배 없는 성장은 의미가 없지만 성장 없는 분배는 근원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차기정부는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결정 이전에 합리적 담론의 과정을 거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베스의 포퓰리즘, 3년 후 퇴진요구로 실패1998년 12월 빈곤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선출된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은 ‘민중의 정부’를 주장하며 기존 보수정치의 폐단을 척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혁명가를 자처했던 차베스의 개혁은 실패한 포퓰리즘의 전형이 됐다.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베네수엘라를 부정부패와 경제위기로 몰아넣었다며 미국을 멀리했고 대중적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제한된 국부(國富)의 분배에 연연했다. 뚜렷한 성장엔진 없는 포퓰리즘의 결과는 3년이 되지 않아 베네수엘라를 위기에 빠뜨렸다. 현재에도 연일 수백만의 대중들은 차베스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고 포퓰리즘하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강화된 노조의 전국적 파업이 심화되면서 베네수엘라는 내전상황으로까지 악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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