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이하이"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이하이"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10.29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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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9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zum 기준 1위 -

- 오디션은 참가자 중심이다. 하지만 실전은 대중 중심이다. 이것이 실전과 오디션의 차이다.

- 이하이가 데뷔곡 “1,2,3,4”를 내놨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하이는 프로그램 초반부터 그녀에게 강한 호감을 표시했던 양현석 대표의 YG엔터테인먼트 행을 확정지으며 많은 기대감을 자아냈던 터였다.

- 이하이는 지난 15일 발표된 3인조 에픽 하이(Epik High)의 “춥다”에도 참여했다. 이 노래가 호평을 받았던 것은 오랜만에 돌아온 에픽 하이에 대한 기대치가 환산된 바 컸을 것이다. 하지만 이하이의 참여 역시 작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춥다"에서 보컬을 담당한 그녀는 예의 매력적인 음색으로 자기 몫을 해내 가능성을 입증했다.

-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만 하는 “1,2,3,4”에서도 그녀의 음색은 명불허전의 진가를 발휘했지만,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 속에서 이하이의 모습은 치수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시종 불편한 느낌이다. 어디가 문제인 걸까.

- 현재 YG엔터테인먼트에서 가장 바쁜 작곡가 중 한 명인 CHOICE37의 작품인 “1,2,3,4”는 다분히 Duffy의 “Mercy”를 겨냥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하이가 “Mercy”를 불렀던 순간은 <K팝 스타>에서 그녀가 가장 빛났던 순간이기 때문에 당시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시도 자체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시도는 절반의 성공만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하이의 음색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어색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결코 작지 않다. 지금은 음색만으로 음악을 듣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 기존 가수 대비 2-3배의 물량을 투입했다는 뮤직비디오는 “1,2,3,4”의 문제점을 요약해서 보여준다. 스스로 “사랑을 아직 모른다”고 밝힌 1996년생이 노래하는 “때로는 섹시 때론 청순함에 / 남자들은 울고 가네 유치하게”란 가사는 엄마의 립스틱을 성급하게 발라본 화장대 앞 여덟 살을 보는 것처럼 작은 미소를 유발할 뿐이다. 공 들여 제작된 화려한 영상도 주인공 이하이의 어색함에 가려져 쉽게 빛을 잃고 만다.

- 그녀는 여전히 가능성 충만한 가수이며, 이하이가 이 곡을 <K팝 스타>라는 프로그램 안에서 불렀다면 누구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허나 지금은 그때와 입지가 다르다. 대중이 참가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능동적인 관심을 가져주던 <K팝 스타>와 달리 오디션 이후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가수가 대중들의 환심을 사야 한다.

- 정식데뷔를 한 시점에서 그녀는 이미 프로가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참가자들의 난관과 문제점조차 ‘재미’로 수렴되지만 실전에서의 문제점은 그저 ‘문제’일 뿐이다. 이제는 대중들의 한 걸음 앞에서 그들을 선도하며 공감을 유발하는 예술가적 자질이 이하이에게 요구된다. “1,2,3,4”에는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빠져있으며 ‘오디션의 추억’에 편승하고 있을 뿐이다.

- 그녀가 2NE1 같은 아이돌이 될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자기 작품 안에서는 장악력과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 기존 계획대로 이하이가 4인조 ‘수펄스’로서 다시 한 번 데뷔한다면 “1,2,3,4”는 연습으로 보였을 정도의 영리한 움직임이 요구될 것이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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