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은 유죄, 김광진은 무죄?
강용석은 유죄, 김광진은 무죄?
  • 이원우
  • 승인 2012.10.3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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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미흡한 김광진의 사후 대처

김광진 의원의 ‘막말 파동’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문재인 캠프와 관련된 직함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것이 백선엽 장군에 대한 ‘민족 반역자’ 발언을 철회한다는 의미가 아님은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그는 ‘새해 소원은 MB급사(急死)’라는 말을 리트윗한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공인의 신분에서 (리트윗)했다면 경솔할 수 있고 온당한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트위터라는 공간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해학과 풍자가 있다”

꺼져가던 여론의 불씨는 다시 한 번 타올랐다. 김 의원의 과거 트윗들이 다수 캡쳐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동기 자체에는 김 의원을 궁지에 빠뜨리려는 의도가 다분했겠으나 새로이 발견된 트윗들의 ‘해학’과 ‘풍자’는 대중들이 편하게 용인할 수 있는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그의 언사가 2030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기대되는 일반적인 그림과 많은 차이가 있는 것만은 명백해졌다.

이 시점에서 문득 한 남자가 떠오른다. 올해 2월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병역비리 사건으로 승부수를 던졌다가 실패, 4월 총선에서 낙마하며 기억 속에서 사라진 ‘미친 인지도’ 강용석 전(前) 의원이다.

우리가 강용석을 마음속에서 ‘날려’ 버리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①술자리에서 애먼 소리를 했다는 신문기사 ②여자 아나운서 협회의 고소(명예훼손) 두 가지면 족했다.

심지어 법원은 아나운서협회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강용석의 패배를 공식화했다. 술자리 음담패설 한 마디가 정치생명을 끊어놓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 희대의 사건이다.

말 몇 마디로 정치생명이 끊어져버린 강용석의 잘못은 과연 김광진의 잘못보다 컸을까? 강용석은 술자리에서 잘못을 했을지언정 공인(公人)으로서의 역사인식에서 의문스러운 태도를 보인 적은 없었다.

강용석도 대학생들과의 술자리에서 성희롱에 해당하는 말을 했을 때에는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서 나름대로의 해학과 풍자를 시도했던 것일 뿐이다. 하지만 그는 그 해학과 풍자의 대가로 정치생명을 내 줘야만 했다. 김광진은 무엇으로 사태를 수습할 것인가?

김광진의 ‘혐의’가 강용석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라면, 개그맨 최효종을 고소하는 등 미친 척이라도 해서 자신의 억울함을 소명하려 애썼던 강용석에 비해 김광진의 사후 대처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미흡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어리고 젊다는 이유를 등에 업고 2030을 대표하는 비례대표에 손쉽게 안착한 김 의원에게 ‘젊음’이란 그저 실수를 편하게 용서받을 수 있는 프리패스 기득권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김 의원이 2030의 캐릭터를 모욕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대다수의 2030들은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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