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수능시간표"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수능시간표"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11.08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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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8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zum 기준 3위 -

-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관련된 수많은 말들 중에서 하필 ‘시간표’가 관심의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 11월 8일 오전 8시 40분을 기해 전국 85개 시험지구 1,191개 시험장에서 2013학년도 수능시험이 시작되었다. 668,522명이 응시원서를 제출한 명실 공히 ‘국민 시험’이다.

- 수험생들의 편의를 배려해 주식시장은 1시간 늦춰 개장했고 서울시는 지하철과 버스를 증편했다. 국토해양부는 오전 8시 35분-8시 58분 사이에, 그리고 오후 1시 5분-1시 35분 사이에 항공기 이‧착륙을 통제시켰다.

- 오후 2시는 학생들이 3교시 외국어(영어)영역을 풀고 있었을 시간이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오전 시험을 치른 뒤 점심을 먹은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만 집중력을 놓치면 평소 실력보다 낮은 성적이 나올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하는 시점이다.

- 자식을, 제자를, 지인을 시험장에 보낸 사람들은 걱정되는 마음에 시험을 대신 쳐 주기라도 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허나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시간표를 여러 차례 확인하며 수험생의 건투를 비는 일밖에는 없다. 어쩌면 이것이 오늘 오후 2시 ‘수능시간표’가 검색 상위권에 오른 이유일지 모른다.

- 사람의 뇌에서 감정이입을 주관하는 것은 전두엽(前頭葉)이다. 글자 그대로 ‘뇌의 앞’에 위치하고 있는 이 부분은 추리, 계획, 반성 등 자신이 직접 처해있지 않은 상황에 대해 생각할 때 힘차게 활동한다.

- 많은 학자들이 “전두엽에 인간이 산다”고 말하는 이유는 오직 인간만이 이와 같은 감정이입을 거쳐 타인을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을 주변에 둔 사람들의 전두엽도 아마 수능일 내내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다.

- 온 국민의 관심 속에서 일생일대의 시험을 마치고 난 수험생들은 무한의 자유를 느낀다. 그러나 그 해방감이 영원한 행복이 될 수 없다는 걸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수시전형 논술‧구술고사가 시작된다. 대학에 들어가도 인생은 시험의 연속이다.

- 수능은 ‘큰’ 시험이었지만 동시에 ‘시작’일 뿐이었다는 걸 깨달을 때쯤 수험생이었던 아이는 어른이 된다. 그리고 조금은 더 성숙해진 전두엽으로 그 무렵 수능을 치러 가는 후배들을 응원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타인의 모습에서 자신의 과거를 발견하면서 현재와 미래를 살아간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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