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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주는 항상 불확실하지. 버스의 시각표와는 달라.” (무라카미 하루키, <소울메이트> 중에서)
- 하지만 때로는 버스의 시각표도 불확실해질 때가 있다. 이를 테면 현재 한국의 경우가 그렇다. 심지어 2012년 11월 22일 오전 0시를 기해 대한민국의 모든 버스는 시각표와 관계없이 운행을 중단할지도 모른다.
- 전국 17개 사업자들의 모임인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20일 오전 서울 방배동 전국버스회관에서 “개정 법안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면 ‘통과’로 간주, 22일 0시부터 운행을 무기한 전면중단하기로 했다”는 비상총회 결과를 발표했다.
- 여기에서의 개정 법안이란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의미한다.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택시의 대중교통화’를 골자로 이 법안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 안(案)은 15일에 만장일치로 통과되었고 오는 21일 법사위,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수순만을 남겨두고 있다.
-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받으면 5년마다 버스와 철도를 대상으로 수립되는 광역교통계획에 포함돼 수급조사를 받는다. 그리고 이 조사에 의거해 필요시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 택시가 대중교통으로 인정을 받는데 버스업계가 거세게 반발하는 핵심적인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버스 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택시가 버스전용차로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 국토위 측은 진화에 나섰다. 새누리당 강석호 위원은 “버스업계의 오해가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며 택시의 버스전용차로 진입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모든 지원책은 버스업계 사업주 및 종사자와의 협의 하에 세부적인 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허나 버스업계는 ‘고급교통수단’인 택시가 대중교통으로 포함된다는 것 자체가 여전히 불쾌한 눈치다. 지난 5월 서울시내버스가 임금협상 문제로 노사 간 갈등을 겪은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국회’라는 공공의 적이 생겨 전열은 한층 견고해졌다. 과연 택시는 대중교통으로 인정을 받게 될까. 그리고 22일 오전, 전국의 버스시간표는 확실해질 수 있을까.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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