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안랩"을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안랩"을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11.26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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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6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zum 기준 10위 -

- 지옥이 있다면 여기일까.

- 안랩(053800)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23일 저녁 안철수 대선후보의 자진사퇴로 인해 ‘대선 테마주(株)’로서의 자격을 공식적으로 상실했기 때문이다.

- 안랩의 주가가 요동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하반기부터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안철수 교수가 출마를 고민한다”는 얘기가 시장에 나돌기 시작하면서 2만원선으로 매매되던 안랩(당시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치솟기 시작했다.

- 광란의 파티가 정점에 오른 2012년 1월 2일 안랩의 주가는 167,200원. 상장 이후 최고가였다. 실적이 좋아졌을까? 수익구조가 개선됐을까? 신제품이 등장했을까? 전부 아니었다. 안랩의 주가폭등은 오직 하나의 원인 - 대선후보 안철수의 대선출마 및 당선 가능성과 함께 요동친 것이다.

- 인맥주, 정책주 등 세상에 수많은 정치 테마주들이 존재하지만 안랩의 경우는 특별했다. 아예 정치인의 이름이 종목명 안에 들어가 있는 케이스였기 때문이다. 안랩은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정치와의 ‘직접적’ 연관성을 가지고서 투자자들을 희비의 쌍곡선, 눈물과 웃음의 롤러코스터로 인도했다.

- 안철수 후보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되면서 사람들은 안랩에 대해 모르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 안랩의 2대 주주 원종호가 매우 불확실한 인물이라는 사실, 상생을 강조하던 안철수의 주장과는 달리 안랩은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 안랩이 ‘중소기업’으로서 관공서 납품을 하는 과정에 몇 가지 의혹이 있다는 사실 등이다.

- 매서운 검증이 진행될수록 안랩의 ‘신화’에도 금이 갔지만 올해 9월 하순까지 투자자들의 ‘신념’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 어떤 의혹이 있다 한들 당선만 된다면야 문제될 것 없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11월 23일 밤, 안 후보의 사퇴와 함께 안랩의 파티도 종언을 고했다.

- 26일 월요일 개장과 동시에 하한가를 기록한 안랩의 추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주식계의 격언에 따라 역대 최저가를 갱신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아무렇지 않게 나오고 있다. 한편 박근혜 테마주, 문재인 테마주들은 일제히 상승 가도를 달려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 허나 선거가 끝나기 전에 랠리를 마치는 정치테마주의 속성이 박근혜‧문재인 관련주를 예외로 둘 가능성은 없다. 교훈은 5년 전 ‘이명박 테마주’로 분류되었던 이화공영(001840)에서 얻을 수 있다. 불과 1천원 대에서 맴돌던 이화공영의 주가는 2007년 17대 대선을 2주 남짓 남겨뒀던 12월 3일 31,926원까지 뛰었다. 그리고 이후부터는 맹렬한 기세로 고꾸라지기 시작해 2012년 11월 현재는 19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 박근혜/문재인 후보 관련주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은 안랩과 이화공영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대선의 광기를 차치하고도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것인지를 자문할 시점이다. 안랩의 추락을 바라보며 안도하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도 또 다른 치킨 게임(chicken game)은 진행 중이다. 안랩은 그 게임에서 가장 먼저 이탈했을 뿐이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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