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 미래한국
  • 승인 2012.12.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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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각 편집고문·고려대 명예교수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조선 초기에 봉건지배세력이 성리학에 기반을 둔 남성주도의 가부장제를 정착시키면서 여성들을 남성들의 출세와 사회적 위신을 위해 희생하도록 강요해 왔다.

여성들은 남성들이 사회생활에 전념하고 안정적으로 가계의 대(代)를 계승할 수 있도록 출산과 육아, 그리고 가사노동과 관리를 떠맡게 됐다.

이런 가족문화가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 사회에서 아직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어서 법적으로 남녀평등이 확립돼 있다고 하지만 상당수의 국민은 여전히 여성억압과 여성폄하의 잠재의식을 지니고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를 보는 일부 남성들뿐 만아니라 상당수 여성유권자들에게마저도 여성 대통령이라는 개념이 달갑게 여겨지지 않는 것으로 관찰된다.

우리 사회의 여성관과 태초의 여성상

최근 황상민 연세대 교수가 박근혜 후보를 평해 “아이 낳아 키우는 것이 여성인데 박 후보는 생식기만 갖고 있을 뿐 여자가 아니다”라고 한 발언으로 여론의 비판이 일자, 자기는 “젠더(gender), 즉, 사회적 관계로서의 성별”을 이야기했는데 사람들이 “육체적 생물학적 관계로서의 성(sex) 차원”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구차한 변명을 한 적이 있었다.

또 민중화가 홍성담은 예술작품이라는 명분으로 박근혜 후보가 아이를 낳는 황당한 풍자그림을 그려 대선 30일을 앞두고 전시했다고 한다. 아무튼 우리 사회에는 호모루덴스(Homo ludens:유희적 인간) 콤플렉스에 걸려 있는 사람들의 헛소리나 정신병적 행동이 심심치 않게 작동하고 있어 쓴 웃음을 금할 수 없다.

태초에 서로 보완하고 협력하도록 창조된 인간은 각 분야에 걸쳐 성차별이나 불이익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 그러나 오랜 집단가족공동사회의 생활관습을 통해 남녀분업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오면서 현실적으로 세계 도처에서 여성의 역할은 주로 가사에 편중돼 사회 진출이 여러 면으로 제약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여성 사회 진출에 대한 제약은 남성들이 육체적 힘과 완력으로 각 분야를 선취독점한 후 여성을 가사에만 가둬두기 위해 여성의 정치나 사회 진출을 의도적으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막아왔던 데에도 기인하지만, 일정 부분은 여성들의 강한 남성의존성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여성들이 가정밖에서의 일과 업무에 남성보다 태생적으로 뒤진다는 뜻을 함축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많은 외부 활동이나 애국행동에서 여성이 남성에 못지않게 공헌한 경우가 역사적으로 많다.

우리나라 신라시대의 삼한통일의 기초를 다졌던 선덕여왕이며 일제침략에 저항해 분연히 일어선 류관순 열사 등 훌륭한 여성의 기여는 수없이 많다.

세계사적으로도 오래 전 구약 사사기시대에 여성의 두드러진 활약상의 좋은 예로 이스라엘을 괴롭혔던 가나안 왕 야빈(Jabin)의 침략을 여선지자이자 지도자였던 드보라(Deborah)가 물리쳤던 기록을 들 수 있다(사사기 4-5장).

이 사건에서 주목할 사항은 첫째, 여성들의 활약이 남성에 못지않게 돋보인다는 점, 둘째 하나님이 부여하신 카리스마를 가진 여지도자 드보라가 이스라엘을 승리로 이끈 원천이 돼 여성의 우수함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오늘날의 드보라를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대처 총리, 독일의 메르켈 총리 등 많은 걸출한 여성지도자들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공정한 경쟁과 기회가 허용되기만 하면 정치 사회 공직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진출과 역할이 빠르게 신장될 수 있다는 점이 요즘 세계적 추세이자 현실이다.

1995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세계여성회의에서의 결의 이후 과거 10여년에 걸쳐 세계적으로 여성의 정치 및 사회 진출이 괄목할 만큼 신장되고 있음을 2005년 성 평등을 위한 UN보고서(Gender Equality)는 밝히고 있다.

한국여성의 우월성은 남성을 능가한다

특히 우리 한국여성의 우월성은 공정한 경쟁과 기회가 보장되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남성을 능가한다. 특히 한국의 여성은 어머니 뱃속에서 보호되며 자란 남성보다 훨씬 강인하고 생활력이 강하다.

사람이 아닌 모든 동물세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암컷이 수컷보다 생존 경쟁력이 강하며 활동적이고 적극적이다. 여성들에게 많은 기회를 열어 사회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협력하면 여성자원은 국가도약과 사회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아시아 국가들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남녀인권과 성(gender)의 공정성이 바로 평가되는 나라로서의 국권(國權)과 국격 및 위상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동시에 이를 계기로 경제 문화적으로 국운확대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될 것이다.

물론 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이 남성이 되느냐 여성이 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확고한 국민통합철학과 카리스마(하늘이 내린 지도자의 은사)를 지니고 있는 사람으로서 무엇보다 잘 준비된 사람이 대통령으로 선출돼야 한다. 그래야 나라의 국운이 상승할 것이다.

나라를 이끄는 일은 통치권자 혼자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 지도자는 자기 귀에 거슬려도 바른말하는 참모를 존중하며 거느릴 줄 알아야 한다. 훌륭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각자 능력을 발휘하게 하고 국민 모두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국정책임자는 권력이 주어진 만큼 모든 국정운영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

끝으로 우리의 18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분이 지녀야 할 통치자로서의 성품, 자질과 능력을 송(宋)나라 왕안석(王安石)이 삼불기(三不欺)에서 적시한 조언을 참고로 제시하려 한다.

仁足以使民不忍欺(인족이사민불인기), 智足以使民不能欺(지족이사민불능기), 政足以使民不敢欺(정족이사민불감기) (어진 마음은 백성들로 하여금 차마 속이지 못하도록 하기에 족하고, 지혜로움은 백성들로 하여금 속일 수 없도록 하기에 족하며, 엄정한 법 집행은 백성들로 하여금 감히 속이려들지 못하도록 하기에 족하다.)

어진 마음과 지혜로움을 지닌 공정한 인물이 국가의 지도자로 선출되기를 바란다.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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