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지도자에 대한 국민 생각
여성 지도자에 대한 국민 생각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2.12.0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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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여성 리더에 대한 기대감 증가 추세 반영

여성 최고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어떨까?

제17대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 2007년 12월 1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국내에서 언제쯤 여성 대통령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는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5년 후’ 라는 응답이 58.7%로 가장 많았고 10년 후(26.9%), 15년 후(81.1%) 순으로 조사돼 85.6%가 10년 이내에 여성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성 대통령이 5년 후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의견은 대통합민주신당(36.7%)이나 민주당(18.8%)에 비해 한나라당(69.9%) 지지층에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전체 여론조사 2위를 달리던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그해 8월 경선 패배 이후 깨끗이 승복한 후 차기 대선을 기약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는 여성(60.8%)이 남성(56.2%)보다 5년 후 여성 대통령 당선을 전망하는 의견이 많았으나, 10년 후에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은 남성(87.2%>84.2%)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나이가 어릴수록 여성 대통령 탄생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많아 5년 후 당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0대(68.8%)가 가장 높았고, 30대(62.8%), 50대 이상(57.9%), 40대(50.7%) 순으로 조사됐으며, 10년 후에 당선될 것이라는 의견 역시 20대(100%), 30대(92.2%), 40대(81.9%) 순이었고, 50대 이상(78.3%)이 가장 적게 나타났다.

여성대통령론, 선거전략으로도 성공

5년이 지난 지금, 박근혜 후보는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는 구호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11월 26일 처음 공개된 박 후보의 유세 차량에도 이 구호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이 구호는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산하 여의도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성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되었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공감한다는 답변이 71.9%에 달했다. 특히 새누리당 및 보수층에 대한 반감이 강한 30∼34세 여성층에서도 ‘여성 대통령’에 공감하는 응답이 81.4%에 달했다.

외부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박근혜-문재인 양자대결 구도가 확정된 11월 24일 동아일보와 채널A는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두 후보의 성별 지지율은 남성에서 △문 후보 46.7% △박 후보 41.9%로 문 후보가 4.8%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여성에서는 △박 후보 48.4% △문 후보 37.0%로 박 후보의 지지율이 11.4%p 우세했다.

이 조사에서 ‘여성대통령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여성은 62.7%가 공감한다고 밝혔다. 남성 중 공감한다는 응답은 50.4%였다. 특히 20대 여성에서도 공감한다는 응답이 49.6%로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48.1%)을 앞섰다. 공감한다는 응답은 △30대 여성 51.7% △40대 여성 61.4% △50대 여성 75.1% △60대 이상 여성 73.1%로 연령이 높을수록 공감도 역시 높았다.

야권에서는 박근혜 후보 측의 ‘여성대통령론’에 당황하는 분위기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10월 31일 종합편성TV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박근혜 후보의 ‘여성대통령론’ 논란과 관련, “생식기만 여성”이라는 발언을 했다.

여성 때리기

이날 황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남자와 다른 생식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뜻하는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자식을 낳아 본 어머니가 될 수 있겠다. 결혼해 아이를 낳아 키우고 그런 것을 여성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후보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매몰차게 비난한 황 교수의 이 발언은 이번 대선 정국에서 박 후보에 대한 동정심을 불러 일으킬 여지가 충분하다.

좌파성향 화가 홍성담 씨의 자극적인 그림 또한 여성대통령 논란과 맞물려서 역풍을 자초한 모양새다. 홍 씨는 지난 11월 24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출산-1’이라는 그림을 공개했다. 해당 그림은 여성이 다리를 벌린 부분을 크게 묘사했으며, 이 여성의 성기에서 뱀의 몸통을 가진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출산되는 모습이 나온다.

이 그림에는 홍 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세상의 모든 출산은 성스럽다? 유신 독재의 망령을 출산해도 그것은 성스럽고 거룩하다? 성스러운 대한민국의 온 겨울이 내년 사쿠라 피는 봄을 위해 갖은 힘을 쓰는구나”라는 글이 남겨져 있다.

미국도 여성 대통령 논의 ‘모락모락’

한편, 우리보다 민주주의의 역사가 긴 미국에서도 오는 2016년 대선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민주당 산하의 ‘공공정책 여론조사’(PPP)는 지난 11월 17일(현지시간) 2016년 대선 후보 조사에서 민주당 진영에서는 클린턴 장관이 57%의 지지로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으며, 공화당 진영에서는 크리스 크리스티 지사가 21% 지지로 선두를 달렸다고 밝혔다.

이 여론조사는 각당의 예비선거에 등록한 공화당원 742명과 민주당원 62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미래한국)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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