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초 여성 대통령 꿈꾸는 힐러리 클린턴
美 최초 여성 대통령 꿈꾸는 힐러리 클린턴
  • 미래한국
  • 승인 2012.12.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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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편집위원‧前뉴욕타임스특파원

미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올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에서 여성 유권자가 남성 유권자보다 많고 행정부 요직을 차지하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영국, 독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이미 여성이 국가수장을 역임하거나 재임 중인 것을 볼 때 미국에서 여성이 대통령을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한 것이다.

경제계 뿐 아니라 정계에서 여성들의 영향력이 막강해진 미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오지 않으면 어떤 나라에서 나온다 말인가?

하지만 여성 대통령 혹은 여성 부통령 배출과 관련해 미국 여성들은 그동안 실패해왔다. 1984년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제럴딘 페라로와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등 두 여성이 미국 부통령 후보로 나왔다.

하지만 둘 다 정치에서 여성의 이미지를 향상시키지 못했다.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그들은 오히려 여성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뉴욕시 검사 출신으로 연방 하원의원이었던 페라로는 지미 카터 대통령 재임 시 부통령이었던 월터 먼데일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출마했다.

좋은 선택처럼 보였지만 1980년 대선에서 카터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다가 로널드 레이건에게 대패한 먼데일은 1984년 대선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미국 경제는 레이건 대통령 재임 중 좋아졌고 페라로 남편의 의심스런 부동산 거래가 드러나며 그녀는 먼데일에게 오히려 골칫거리가 됐다. 결국 먼데일-페라로 티켓은 전체 표의 40%를 얻는 데 그쳤다.

1984년 당시 민주당 선거 전략가들은 부통령 후보로 여성을 내세우면 여성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희망했지만 매우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 뒤 여성이 다시 부통령 후보로 나오는 데는 25년이 걸렸다. 2008년 공화당 존 매케인의 러닝메이트가 된 세라 페일린 역시 골칫거리가 됐다. 알래스카 주지사로서 그녀는 훌륭한 선택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페일린은 국내 및 국제 현안 모두에 무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통령 후보로 그녀는 매케인에 힘이 되기보다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정도였다. 그녀가 언론에 부적절하게 대응하면서 평판은 악화됐다.

하지만 2008년에 또 다른 여성인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은 이전의 어떤 여성보다도 가장 대통령직에 오를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었다. 클린턴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강력한 선거운동을 펼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패배를 인정하기 직전까지 거의 버락 오바마를 따라 잡았다. 그녀는 21개 주 예비선거에서 승리했고 막판까지 오바마와 경합을 벌였다.

클린턴이 거물 정치인이 된 것은 그녀가 1992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 1996년 밥 돌 상원의원을 대선에서 물리쳤던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 쉽다.

하지만 빌 클린턴 대통령은 모니카 르윈스키 및 다른 여성들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이미지가 추락했고 힐러리 클린턴은 뉴욕주 연방상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이 재난에서 살아남았다.

클린턴은 세계 무대에서 정치, 외교적으로 중량급 인사가 됐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두고 치열한 싸움 끝에 오바마에게 패한 후 그녀는 강력한 국무장관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분명히 했다. 그녀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의 눈으로 본 클린턴 국무장관은 북한에 대해 시종일관 단호하고 타협하지 않을 것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하도록 중재에 성공하면서 그녀는 중동에서 능력 있는 협상가로 재부상하고 있다. 약 4년 간 국무장관으로 활동한 그녀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유능한 국무장관 중 한 명으로 평가받을 것 같다.

클린턴의 이런 경력은 그녀가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는 데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서게 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은 그녀의 편이 아니다. 그녀는 그때가 되면 69세다. 그 나이가 돼도 클린턴이 지금과 같은 에너지를 갖고 있을지 사실 회의적이다. 더욱이 다른 여성들이 대통령 혹은 부통령 자리를 두고 분명히 도전할 것이다.

평균적으로 볼 때 언젠가 여성 중 한 명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 주요 정당들이 입증된 경력을 가진 여성을 대통령감으로 보는지 아니면 ‘여성 표’를 얻기 위한 부수적인 인물로 생각하는지에 좌우될 것이다. (미래한국)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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