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겁내지 마라!"
"대기업을 겁내지 마라!"
  • 이원우
  • 승인 2012.12.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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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를 읽는 남자: 우노 다카시의 <장사의 神>

 
지난 11월 하순부터 3분기 경제지표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올해 3분기 서비스수출이 무려 19.7% 증가했다는 자료가 나왔습니다. 서비스수지 역시 23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습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서비스업의 선전이 당장 내년부터 바로 꺾일 전망이라는 점인데요. 한국은행 추정으로는 내년에 다시 적자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21세기 국가경제에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쉬운 뉴스입니다.

그런 가운데 서비스업의 본질에 대해서 통찰을 주는 책이 한 권 번역됐는데요. 우노 다카시라고 하는 일본인의 <장사의 신>입니다.

우노 다카시는 일본에서 ‘이자카야의 신’으로 유명하다는데요. 1944년 도쿄 출신으로, 와세다대학을 중퇴해 5평짜리 가게에서부터 시작해 현재는 100명 이상의 음식점 경영자를 배출했다고 합니다. 수도권에 약 20개 이상의 점포를 가진 요식업계 40년차 베테랑입니다.

<장사의 신>은 우노 다카시가 편하게 말을 걸 듯 서술된 재미 있는 책인데요. 책 제목에서 보듯 장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충분히 서비스업(자영업)에 임하는 자세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식으로 확장 적용이 가능해 보입니다.

서비스업에 대한 우노 다카시의 생각은 아주 심플한데요. “접객은 무조건 손님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이라는 겁니다. 또한 그는 점장이나 경영자가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으로 ‘시뮬레이션 능력’을 지목하고 있는데요.

상대방, 즉 손님 입장에서 상상하는 능력을 길러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건 사실 자본주의의 에센스와도 연결이 되는 부분입니다.

저자는 끊임없이 좋은 아이디어를 시도할 것을 제안하면서 타인의 아이디어를 따라하는 것에 대해서도 천박하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조언합니다. 오히려 장사도 안 되는데 계속 뭔가를 고집하는 것만큼 천박한 것도 없다는 것이 그의 고객중심 사고방식입니다.

“대기업과 자신의 작은 가게를 비교할 필요도 없고 대기업에 비해서 반드시 작은 가게가 불리하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조언에 이르러서는 현재의 한국 사회에도 통찰을 주는 부분이 있네요.

“작은 점포를 운영하는 사람은 자기 가게 하나만 생각하면 되니까 대기업들이 하는 고민보다 10배는 깊게 고민할 수 있지 않겠나”하는 것이 우노 다카시의 생각입니다. 골목상권 문제로 연일 시끄러운 한국 사회에 중요한 통찰을 주는 얘기로 보이네요.

250페이지 남짓 되는 분량을 통틀어 ‘장사의 신’이 되는 방법에 대해 논하면서 우노 다카시는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거나 사회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논지의 얘기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습니다.

오직 자기 힘으로, 자기 판단으로 결정하고 거기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이죠. 이게 바로 자유주의적 사고방식 아닐까요?

“요리의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생각해낼 수 있는 메뉴들도 있는 거야. 그게 장점으로 작용할 때도 많고 말이야.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비로소 만들어낼 수 있는 세계가 있어.”

이런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은 당연히 부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해석하고, 실패조차 변화를 위한 명분으로 해석하니까요.

자기계발서의 차원에서 추천해도 될 만한 베스트셀러이자, 기업가들을 초식동물화(化)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 많은 통찰을 주는 책 <장사의 신>이었습니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 음성파일은 본지 홈페이지를 통해 ‘이원우 기자의 Podcast’에 접속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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