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美경제 '저성장의 섬' 되나
2013년 美경제 '저성장의 섬' 되나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2.12.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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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가 저점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지지부진한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미국과 일본, 캐나다, 중국 등 11개국과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등 28개국에 대해 400여명의 전문가들로부터 종합한 전망은 ‘내년 중국경제가 회복하는 데 힘입어 세계경제는 3% 정도의 성장을 달성하나, 유럽은 장기침체에 빠지고 미국은 1.5% 정도의 무기력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예상이다.

무엇보다 미국 경제예측의 족집게로 평가되는 샤피로는 미국 중앙은행인 FED(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거의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는 통화정책이 미국경제에 제한적인 성장효과를 준 것으로 보고 있고, 1조 달러의 재정적자가 장래 성장을 막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모리 해리스 UBS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도 노동시장이 서서히 개선되기는 하겠지만 실업률은 7.5%로 올해 10월 실업률 7.9%와 별 차이를 보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세계 경기가 내년 3%대에 이름에도 미국경제가 바닥에서 탈피하기 어려운 이유에는 크게 4가지 원인이 제시된다.

시장전문 평가기관 <마켓워치>가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예상을 보도한 바에 의하면 미국경제의 4가지 취약점으로 과다 채무, 세계화, 기술, 노령화가 지적된다고 지난 12월 4일(현지시간)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핌코사는 “미국은 채무가 너무 많은데, 이를 감축하기 위한 긴축 시 미래의 실질 성장이 위축되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고 주장한다. 이어 “세계화가 그간 성장을 촉진해 왔으나 그 추세가 둔화하면 각성 효과도 떨어지게 마련”이라고 경고했다.

세 번째로는 구조적 문제점으로 기술을 지목하고, 기술 발전 덕분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생산성이 개발도상국에 한 발 앞서왔지만, 지난 10년 동안 기계와 로봇이 인간 노동력을 조용히 대체해온 어두운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점차 노령화 사회로 가면서 성장을 조용히 죽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에서 생산성과 고용의 상승세가 둔화하고, 저축이 늘면서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세계 3%, 미국 1,5%의 완만한 성장 예상

하지만 금융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이러한 분석은 다분히 미국 경제정책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형을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면이 있다. 은행과 채권 등의 유동성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들은 언제나 정부 긴축정책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기 마련이다.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는 금융 경영인들의 경우 중장기 경제 회복보다 언제나 ‘지금, 당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그러한 경기 자극 정책들은 단기적인 성과는 가져올지 모르지만 결국 중장기적으로 경제를 더욱 악화시키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예를 들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보고에 따르면 미국 지방채 시장의 규모는 현재 3조7000억달러(약 4250조원) 수준이다.

문제는 미국의 지방정부들이 잇따라 파산보호신청을 하고 있다는 점인데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만 4개 시 정부가 파산보호신청을 했고 앨라배마주의 제퍼슨카운티 정부가 파산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디트로이트를 비롯해 지방정부 12곳이 재정 비상 사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 11월 15일 미 대선 이후 미국에서 터져나온 주정부의 분리 독립 청원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대선 결과에 불만을 품은 보수 성향의 지역에서 벌어진 일시적 해프닝으로 여겼으나 분리 독립 청원 열기가 다른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미국 내 사회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청원을 낸 지역은 앨라배마, 아칸소, 테네시 등을 비롯해 20곳을 넘어섰고 특히 텍사스는 청원이 시작되자 빠르게 2만5천 명이 넘는 주민들이 청원을 지지했다.

현재까지 텍사스 분리 독립 청원을 지지한 주민은 11만 명을 훌쩍 넘어섰으며 미국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텍사스 분리 독립(Texas secession)'이 여전히 인기 검색어로 자리 잡으며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오바마, 텍사스에서 배워라”

이렇듯 텍사스주의 분리 독립 청원율이 높은 이유는 미국의 다른 주들과는 달리 텍사스주가 작은 정부를 통해 균형재정을 달성함으로써 높은 경제성장률과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청원은 "미국 연방정부가 지출을 방관해 재정 곤란을 겪고 있다"며 "텍사스는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있고 세계 15위의 경제규모를 갖고 있어 연방정부에서 독립하더라도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그러한 텍사스는 미국경제가 추락하는 동안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와서 정가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텍사스주는 미국이 경제위기에 빠진 이후 미국 전역에서 창출된 일자리의 37%를 만들어냈고 미국 전체 평균보다 2배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 중의 한 사람이었던 릭 페리(61.사진)가 주지사로 재임했던 11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이 26.8% 급증했다. 아울러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가장 빠르게 회복한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페이스북, 캐터필러, 이베이 등 대형 기술업체들이 11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공장을 텍사스에 설립하면서 지역경제 성장을 주도해 왔던 점이 놓여 있다.

릭 페리 주지사는 증세와 규제만을 외치는 오바마 대통령이 텍사스를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최근 미국의 케이블 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릭 페리 주지사는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바람직한 모습과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 그리고 미국 경제의 전망에 대해 저와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신 듯합니다. 스스로의 생각을 진심으로 옳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인간의 본성은 좀 더 자유롭다고 생각해요. 과도한 징세, 규제, 소송 등을 벗어나려는 자유 말이죠.

기업을 자유롭게 하지 않는다면 미국 전체에 경제침체가 계속 될 거에요. 미국에는 자유와 기회를 중시하는 지역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바로 텍사스주죠.”

미국경제가 과연 큰 정부와 규제 중심의 오바마 2기 집권하에서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보수 경제학자들이 회의를 품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텍사스 모델의 성공 때문이다. (미래한국)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er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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