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젊음'의 디스토피아
'폐쇄된 젊음'의 디스토피아
  • 미래한국
  • 승인 2013.01.04 11: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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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호의 영화산책: <로간의 탈출>

                 <로간의 탈출(Logan's Run)>
얼핏 낙원이다. 완벽한 최첨단 인프라를 갖췄다. 완벽한 복지가 제공된다. 먹고 사는 걱정은 전혀 없다. 게다가 의학의 발달로 노화문제를 완벽히 해결한 것일까? 주민들은 모두가 젊다!

23세기 미래세계가 무대다. 전쟁과 인구폭발, 오염으로부터 살아남은 인류는 거대한 ‘폐쇄된 돔’ 세계에 살고 있다.

한결같이 젊어 보이는 주민들은 그 안에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자동제어체계’에 의존하며 오로지 쾌락만을 즐기며 자유롭게 지낸다. 비록 폐쇄된 돔이지만 이걸 낙원이라 하지 않으면 무엇을 낙원이라 할 것인가?

그런데 이 ‘젊은이들만의 낙원’에는 한 가지 독특한 의식이 있다. 만 30세가 되면 삶을 마감하는 Carrousel(회전목마)이라는 의식이다. 노인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 의식이 환생을 위한 것이라 믿고 있다. 그래서 모두가 지켜보며 열광하는 가운데 의식이 치러진다.

그러나 그들이 믿고 있는 영원한 젊음을 보장하는 환생은 사실은 환상이다. 수용한계를 넘어서는 인구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그 돔 세계의 창설자들이 만든 ‘관리 시스템’이다.

노인 없는 ‘젊은이들만의 낙원’이라는 허구

관리는 출생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세계는 성적으로 무한히 자유롭지만 출산은 가축의 번식처럼 관리된다. 아이도 그 부모의 아이가 아니고, ‘사회적으로 양육’된다. 그렇게 자라난 아이는 30세까지 마음껏 젊음을 누리다 Carrousel이라는 의식을 통해 소멸되는 것이다.

환상이든 어떻든 이 시스템이 빈틈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야! 그러나 그럴 리가 있나? 시스템을 거부하는 ‘도망자’들이 있다.

이 ‘젊은 세계’의 안정을 위협하는 최대의 체제불안 요인은 바로 이 탈주자들이다. 그들은 Carrousel이 사실은 단지 죽음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더 살고 또 늙어가기 위해’ 탈출하려 한다.

주인공은 이들을 단속하고 제거하는 요원이다. 그는 놓쳐버린 탈주자들을 추적 제거하기 위해 돔 외부로까지 나갔다가 자신의 세계의 허구를 알게 된다.

외부에는 탈주자들만의 또 다른 세계가 형성돼 있었다. 거기서 아이들은 번식되지 않고 부모에 의해 태어나고 키워지고 있고, 그리고 놀랍게도 나이 먹은 노인이 있었다!

결국 그 자신이 도망자가 돼 버린 주인공에 의해 돔 세계는 파괴되고, 바깥으로 뛰쳐나온 ‘젊은이들’은 드디어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노인’을 보게 된다.

‘젊은 反문화’에 대한 풍자

1976년 작 미국의 SF영화 <Logan's Run>의 줄거리다. 윌리엄 놀란(William F. Nolan)과 조지 클레이튼 존슨(George Clayton Johnson)의 1967년 작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장년층이라면 <도망자 로간>이라는 미국 드라마를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영화를 드라마화 한 것인데, 1979년 한국에서도 MBC에서 방영됐다.

제도화된 일종의 최첨단 고려장(그래도 30세라니!)에 의한 노인 없는 젊은이들만의 세계! 유토피아일까? 1960년대 미국은 ‘히피’라는 反문화운동이 전역을 휩쓸었다. 일체의 기성의 가치를 거부한 젊음과 쾌락의 공동체! 돌이켜 보면 이 작품은 그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야유였다.

12월 19일의 대선 결과에 야당을 찍은 2030세대는 불만이 많은 듯하다. 선거를 앞두고도 그랬고, 결과가 나오자 노인을 폄하하는 갖은 패륜적(悖倫的) 언사가 더 쏟아졌다.

그러나 젊음만에 의한 판단은 그들을 위해서도 좋은 게 아니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 것이고, 젊은이들도 나이가 들면 노인들의 선택이 결국은 젊은 후예들을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젊은이들만에 의한 완벽한 세계? 조언하건대 그건 디스토피아다. 홍위병을 생각해 보아도 된다. (미래한국)

이강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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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순 2013-01-30 21: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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