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전쟁은 계속된다
네거티브 전쟁은 계속된다
  • 미래한국
  • 승인 2013.01.0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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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무차별 네거티브, ‘팩트 확인’으로 역풍몰이

 
이번 대선은 네거티브로 시작해 네거티브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네거티브의 주인공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진영과 지지자들이었다. 이들의 네거티브는 대선과 함께 사라질까? 아니다. 지금도 네거티브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네거티브의 시작, 안철수의 중도 사퇴

문재인 후보 진영과 지지자들의 ‘네거티브 공세’는 지난 4.11 총선 전부터 시작됐다. 대표적인 게 바로 ‘나꼼수’를 통해 퍼진 각종 루머들이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문재인 후보 진영과 지지자들은 네거티브보다 안철수 씨와의 단일화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 네거티브는 ‘박정희 독재정권 부활 저지’라는 것으로 안 씨와의 단일화에 명분을 얻기 위한 ‘장식’에 불과했다.

안 씨는 문 후보와의 단일화를 서두르지 않았다. 자신의 몸값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였다. 안 씨는 결국 대선후보 등록일 전날 중도 사퇴했다. 안 씨의 ‘지지 선언’을 등에 업은 문 후보와 지지자들은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압도적인 승세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박 후보에 뒤처진다는 것이었다.

이는 문 후보 진영의 전략판단 착오 때문이었다. 문 후보 진영은 ‘박정희 정권 對 노무현-문재인 정권’이라는 구도의 홍보 전략을 사용했다. 그들이 계산에 넣지 않은 건 노무현 정권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박정희 시절을 그리는 사람이 월등히 많다는 점이었다.

여론조사 결과에 당황한 문 후보 진영은 이 구도를 ‘이명박근혜 정권연장 對 문-안의 새정치 창출’로 구도를 바꿨다. 하지만 몇 달 동안 펼친 캠페인의 효과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다급해진 문 후보 진영에서는 흑색선전을 하기 시작했다.

12월 초순 시작된 흑색선전 공세

문 후보 캠프의 흑색선전은 주로 지지자나 캠프의 대변인들이 도맡아 했다. 특히 나꼼수 멤버들과 조국 서울대 교수와 작가 공지영 씨, 친노매체였던 서프라이즈 대표를 지낸 서영석 씨 등이 ‘총대’를 매다시피 했다.

문 후보의 캠프 중 ‘시민캠프’라는 곳에서는 포스터와 웹툰, 그림 등을 통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심어주기에 나섰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문구와 그림으로 역풍을 맞았다.

이들은 다시 12월 10일을 전후로 전면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시작했다.

‘박근혜 1억5천만원 굿판’ ‘박근혜 아이패드 커닝’ ‘외신에 보도된 독재자의 딸’ ‘박근혜 신천지 교회 관계설’ ‘십알단과 새누리당, 국정원 연계설’ 등이 이때부터 나왔다.

12월 초 온라인에는 한 승려의 트위터를 인용해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 해결을 기원하며 1억5천만원짜리 굿판을 벌였다. 증인도 있다”는 글이 나돌기 시작했다. 문 후보 지지자들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여기저기 퍼 날랐다.

12월 4일 대선후보 1차 공중파 TV토론 다음날에는 “박근혜 후보가 토론 당시 아이패드로 커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 후보가 가방을 들여다보는 사진과 함께였다. 문 후보 지자자와 좌파 진영은 이 사진과 이야기를 온라인과 SNS로 퍼날랐다.

12월 11일 저녁에는 문 후보 캠프 측 사람들이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로 쳐들어갔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은 이곳에 사는 여성을 미행하면서 일부러 접촉사고까지 낸 것이 밝혀졌다.

당시 이들은 “국정원 여직원이 문 후보 측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댓글을 다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신고를 받은 강남 선관위 직원과 경찰관이 해당 오피스텔에 들어가 살펴보고 “혐의점이 없다”고 말했지만 문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이곳에 사는 20대 여성이 국정원 직원이라는 점 하나만으로 43시간 동안 오피스텔 문 앞에 진을 치며 사실상 감금했다.

12월 12일에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가 박근혜로부터 5억을 받았다. 선거에서 이기면 5억을 더 받기로 했다”는 주장이 트위터를 통해 퍼졌다. 이튿날 이택수 대표가 “법적 대응 하겠다”고 밝히자 이 주장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12월 13일에는 “박근혜 후보가 신천지 교회라는 사이비 종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주장과 함께 박 후보 사무실 주소가 적힌 봉투와 편지 사진도 나돌았다.

같은 날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십알단 불법선거 사무소가 적발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윤모 씨는 “새누리당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새누리당 명의 임명장’이 발견된 것을 ‘증거’라 내세우며 ‘박 후보의 비밀조직’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15일에는 “부산 동래구 안락동의 한 건물에서 새누리당 불법선거운동 사무소를 적발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당시 선관위 직원과 경찰이 사무실을 조사했을 때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언론도 이런 사실을 전했지만 ‘새누리당 불법 선거사무소’인양 온라인에 급속히 퍼졌다.

이런 흑색선전은 문 후보 지지자들을 통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는 물론 포털 사이트의 댓글과 대형 커뮤니티, 각종 게시판에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 일부 지지층은 나꼼수 멤버들의 트위터에 따라 포털의 ‘인기 검색어’ 순위를 조작하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도 했다.

뜻밖의 장애물 만난 ‘흑색선전’

문 후보 캠프와 지지자들의 흑색선전은 온라인 세계 전반에 걸쳐 일어나 ‘십알단’이라는 이름을 붙인 우파 트위터 사용자나 우파 논객, 매체 등에서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됐다. 하지만 이러한 공세는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나 대부분 무력화됐다.

그 중심에는 ‘일베저장소’라는 유머 커뮤니티 사용자들이 있었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네거티브에 대해 사실확인을 한 뒤 온라인에 퍼뜨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전에도 문 후보의 고가 의자, 고가 안경, 고급 패딩점퍼에 대한 ‘검증’을 해 온라인 여론을 뒤집은 바 있었다. 12월 초순부터 시작된 흑색선전들도 이들의 ‘사실 검증’을 통해 대부분 무력화됐다.

‘아이패드 커닝’은 박 후보가 들고 다니는 가방 사진을 통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고, ‘박 후보의 1억5천만 원 굿판’ 또한 실제로는 故 육영수 여사 탄생일을 기념한 행사 도중 사진으로 밝혀졌다. ‘굿판 증인’이라고 알려진 승려가 “그런 적 없다”는 공식 확인서까지 각 당과 언론사에 보내면서 거짓말임이 명확하게 밝혀졌다.

‘국정원 여직원 사건’으로 알려진 오피스텔 감금 사건의 경우 문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오피스텔 내부를 엿보고 엿듣는 사진을 부각시키고,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기에 당시 TV조선 기자가 민통당 당원에게 폭행당한 사실도 온라인에 퍼뜨렸다.

‘박근혜 신천지 연루설’ 또한 이들에 의해 사실과 다르다는 게 밝혀졌다. 박 후보의 국회의원 사무실 호수와 편지봉투에 있는 호수가 다르다는 점, 편지 내용을 보면 박 후보 측에서 보낸 게 아니라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이들은 이밖에도 홍성담 씨의 ‘박근혜 출산 그림’과 문 후보 측이 만든 ‘대선생활백서’, 문 후보가 내놓은 ‘서해평화협력지대 구축 및 남북공동어로수역’ 지도를 찾아내 문 후보 지지자들을 당혹케 만들었다.

선거일을 1주일도 남겨두지 않았을 때는 임수경 민통당 의원이 문 후보 측의 정책특보라는 부분을 지적해 ‘안보 문제’를 강하게 부각시켰다. 일본 TBS(도쿄방송)가 문 후보 캠프를 찾아 보도한 내용을 바탕으로 신동해 빌딩 내 민통당 당사에서 불법선거운동을 했다는 정황도 찾아냈다.

이런 네티즌들의 활약상을 본 여야 정치권과 좌파 매체들은 경악했다. 지난 10년 동안 온라인 여론은 전통적으로 좌파진영이 초강세를 보였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일부 사람들은 “이들 뒤에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있다”는 음모론까지 내놨다.

지난 10년간 쌓인 국민 불만의 폭발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본 국민들의 반응은 “지난 10년 동안 쌓인 평범한 국민들의 불만이 결국에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다수의 네티즌과 시민들은 문 후보 진영의 흑색선전 공세와 과정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김대중 정권 시절 IT산업과 함께 성장한 온라인 생태계에서 지난 10년 동안 좌파진영은 기득권 진영 수준이 아니라 ‘독재’ 수준으로 여론을 이끌어왔다. 특히 대형 포털 사이트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우파적인 주장을 하거나 좌파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 집단적으로 비판을 받고 왕따를 겪게 되는 일이 많았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3~4년 사이에 유행한 SNS 생태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국, 공지영, 나꼼수 등 몇몇 사람들이 수십 수백만 명의 여론을 좌지우지 하는 분위기는 ‘중우정치’를 보는 것 같았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모두 다른데 이를 외면하고 윽박지르는 좌파진영에게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을 느꼈다. 그런 분위기가 10년 동안 쌓여 ‘일베저장소’와 같은 커뮤니티가 생겨났고 네거티브가 안 먹히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다른 주장도 있다. 전교조와 민노총, 486 운동권 세대들이 이미 ‘기득권 세력’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와 서민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모두 노년층에게 전가하는 모습, 과격한 표현 등에 반발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무튼 여러 가지 원인 분석이 나오지만 문 후보 지지자들과 좌파진영은 자기반성을 하려는 분위기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또 다른 흑색선전을 하며 촛불시위를 부추기고 있다.

대선 후에도 네거티브 사라지지 않아

대선이 끝난 지 몇 주가 지난 지금도 좌파진영과 일부 문 후보 지지자들의 흑색선전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가세 12.7% 인상’ ‘수도 민영화’와 ‘공공요금 대폭 인상’ 등이다. 허위사실 유포로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한 나꼼수 멤버들에 대한 검찰 조사도 네거티브 대상이다.

이 같은 흑색선전은 다행스럽게도 대선 레이스 때와 달리 열렬한 지지는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루머’가 퍼지는 데 일조한 조국 교수와 공지영 씨 등이 한동안 SNS 활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밝히자 새누리당과 정부에서는 별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좌파 성향 미디어’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언론사와 미디어는 눈에 띄게 편향성을 드러냈다.

그 중에서도 유심히 봐야 할 플랫폼이 포털 사이트였다. ‘다음’의 창업자인 이재웅 씨는 당초 안철수 씨를 지지했다가 나중에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네이버의 창업자인 이해진 씨, 네이트를 운영하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등은 별다른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지만 이들 모두 안철수 씨와 함께 ‘브이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까운 사이였다는 점 때문에 의심을 받고 있다.

실제 이번 대선에서 포털 사이트는 직접 편집하는 뉴스면의 기사 배치, 인기 검색어 편성 과정 등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의심을 샀다.

이처럼 좌파진영은 언론사보다 더 큰 ‘이펙트(effect)’를 가진 포털 사이트와 트위터 등 SNS라는 플랫폼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 당장 네거티브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래한국)

전경웅 객원기자·뉴데일리 기자 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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