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풀뿌리 보수운동은 대학생이 만든다
美 풀뿌리 보수운동은 대학생이 만든다
  • 미래한국
  • 승인 2013.01.1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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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개 대학지부에 공화당원 25만명이 주도


미국 공화당의 청년보수운동은 ‘대학공화당원’(College Republican)과 ‘젊은공화당원’(Young Republican)이라는 두 개의 조직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학공화당원은 캠퍼스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젊은공화당원’은 18세부터 40세까지 캠퍼스 밖의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풀뿌리 보수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대학공화당원의 영향력이 훨씬 크다.

120년 역사의 ‘대학공화당원’

대학공화당원은 1892년 5월 미시간대에서 시작된 120년의 역사를 가진 조직이다. 당시 제임스 프란시스 버크라는 법대생이 시작했는데 대학마다 동아리 형식으로 대학공화당원이 설립되면서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현재 미국 50개주 및 워싱턴 DC 내 1,800개 대학 25만명의 대학생이 ‘대학 공화당원’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학공화당원은 대학생들에게 보수주의와 공화당을 소개하면서 공화당원을 늘리고 공화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선거운동을 도우면서 공화당과 보수운동의 리더를 양성하는 산실이 돼왔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정치학과 4학년인 그레그 스틸은 현재 대학공화당원 노스캐롤라이나주 대표다.

노스캐롤라이나 21개 대학에 있는 대학공화당원을 관리하는 그는 3년 전 대학에 입학하면서 ‘대학 공화당원’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그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좋고 쉬운 방법이며 캠퍼스에서 사회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배우며 친구도 사귀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대학공화당원은 한주에 한번씩 모여 같이 영화도 보고 자원봉사도 하며 가끔 상대편인 대학민주당원(College Democrat)과 토론을 벌이거나 초청연사 강연을 들으며 보수주의와 공화당에 대해 배운다고 그는 말했다.

대학공화당원은 이와 같이 캠퍼스에서 대학생들에게 보수주의를 가르치면서 공화당원이 되게 하는 풀뿌리 보수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DC에 소재한 대학공화당원 전국위원회는 미 전역의 대학에 대학공화당원 지부가 세워지도록 다음과 같은 지침서를 내보내고 있다.

‘첫째, 5명을 모아서 회장, 부회장, 재무, 서기, 총무 등 임원으로 세워라. 둘째, 각 임원들은 각각 5명을 데리고 와 최소 25명의 회원을 만들어라. 셋째, 후원과 자문을 해 줄 교수를 찾아라. 정치학, 경제학, 경영학 교수가 좋다. 넷째, 동아리의 목적, 임원 선거와 의무 등을 담은 헌법을 만들어라. 다섯째, 학교이름을 앞에 둔 공식이메일 계좌를 만들라(학교이름collegerepublican@gmail.com). 트위터, 페이스북 계좌를 열어라. 여섯째, 학교에 정식 동아리로 등록해라. 일곱째, 첫 미팅을 계획하라. 날짜와 장소와 시간, 의제를 정하라. 동기부여할 연사를 찾아 초대하라. 첫 미팅에는 음식을 준비하라. 여덟째, 캠퍼스에 회원모집 테이블을 설치하고 참여 학생을 확대하라. 아홉째, 대학 공화당원 전국위원회에 등록하고 최신 뉴스와 자료를 받아라.’

이렇게 각 대학에 세워지는 대학공화당원은 선거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처음 힘을 과시한 것은 1900년 대선 때다.

당시 1,000여명이 참석한 전국대회를 마친 대학공화당원은 대학생들에게 각자 집으로 돌아가 주변 사람들에게 공화당 후보를 찍으라는 선거운동을 하라고 지시했다. 이들의 활동은 1900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윌리엄 매킨리 후보가 승리하는 데 결정적이었다.

이를 계기로 대학공화당원은 공화당전국위원회(RNC)의 재정지원을 받다 1924년 RNC 산하 기관이 됐다.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민주당의 집권이 계속되면서 위축됐던 대학공화당원은 1935년 젊은공화당원과 통합됐다가 1965년 독립하며 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선거철엔 실질적 운동원 활약

1967년 당시 대학공화당원 켄터키주 대표였던 모톤 블랙웰은 켄터기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의 루이 넌 후보를 지지하는 캠페인을 주도했다.

5000명의 자원봉사 대학생을 모아 9만3000개의 유인물을 배포하고 2만개의 전단을 붙이며 주소를 직접 손으로 쓴 1만5000개의 편지와 엽서를 발송하는 선거운동을 전개했다. 결과는 켄터키에서 20년 만에 첫 공화당 출신 주지사 당선이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넌 후보의 당선은 대학공화당원의 활약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방식으로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도록 돕는 ‘대학 공화당원’의 활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대학공화당원은 선거철이 되면 ‘Operation Red November’라는 선거운동을 펼친다. 11월에 열리는 각종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승리하도록 돕는 캠페인이다. (붉은색(red)은 공화당을 상징한다.)

대학공화당원 전국위원회는 2010년 중간선거 때 25명의 유급 현장대표를 플로리다, 오하이오,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니아 등 5개주에 파견해 대학생 공화당원을 모집하고 훈련시켜 선거활동에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

대학공화당원 소속 학생들은 공화당 후보를 소개한 유인물을 배포하고 잔디에 후보자의 푯말을 꽂고 유권자에 전화하며 선거운동을 했다. 그 결과 경합을 벌였던 32곳의 주지사, 상하원의원 선거 전에서 28곳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

플로리다 연방상원의원으로 당선된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는 “나는 대학 공화당원들의 수고에 감사드린다. 특히, ‘Operation Red November’ 선거운동에 고맙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대학공화당원 대학생들의 Operation Red November 캠페인은 이어졌다. 이들은 지난해 선거를 앞두고 600만명의 유권자 접촉, 10만 자원봉사시간, 5만명의 새로운 대학공화당원 회원 추가 등을 목표로 선거활동을 벌였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스틸은 “선거기간 중 시장부터 주지사, 그리고 대통령 후보 등 그들이 당선되도록 전화방문, 조기투표 소개, 포스터 부착, 유권자 등록 안내 등을 했다”고 말했다.

대학공화당원은 공화당과 보수운동의 인재들을 많이 배출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브레인’이라고 하는 칼 로브 전 백악관 수석정치고문이다. 칼 로브는 1973년 대학 공화당원 전국위원회 의장을 역임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자였던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짐 길모어 전 버지니아 주지사,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인 존 매케인 선거캠프 매니저 릭 데이비스 등도 대학공화당원 출신이다.

대학 공화당원 보수운동 인재의 산실 역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대학공화당원은 보수 정치에서 매우 중요한 힘으로 이들은 공화당의 선봉”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대학공화당원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은 대학을 졸업하면 대개 젊은공화당원(Young Republican)에 가입한다. 1911년부터 시작된 젊은공화당원은 대학을 졸업한 젊은 보수주의자들이 모여서 활동하는 조직이다.

활동 내용은 대학공화당원과 비슷하다. 한달에 한번 정기모임을 갖고 초청연사 강연과 친목을 도모하고 선거 때면 공화당 후보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다.

젊은공화당원 조지아주 대표인 메간 핸스는 “조지아에는 지역별로 15개 젊은공화당원 모임이 있고 5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에게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수주의가 어떤 것인지, 공화당의 정책은 뭔지에 대해 배우고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핸스 대표는 그동안 월례 모임에서는 주하원의장, 주지사, 검찰총장, 지역언론인 등이 초청연사로 와서 주요 이슈에 대해 강연을 했고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의 롬니 후보가 패한 후 여성, 소수인종을 회원으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지난 선거에서는 조지아 내 롬, 어거스타, 잭슨빌 등에서 회원들과 함께 가가호호 직접방문하고 전화 방문 등을 통해 그 지역에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미래한국)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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