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 밝혀야
인수위,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 밝혀야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3.01.1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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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놓치면 갈등확대로 정국 주도권 잃을 수도


MB정부의 4대강 사업이 신-구정권간에 갈등의 소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감사원은 4대강 사업 감사 결과, ‘수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라는 평가와 함께, 4대강 사업 전반에 ‘하자가 많다’는 식의 잠정적인 감사결과를 인수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피감기관인 환경부와 국토해양부가 그러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일 <조선일보>는 감사원의 그러한 감사 내용을 인용해 <감사원, 4대강 감사 “수질목표 크게 미달”>, <4년간 22조 들인 4대강…“문제 많다” 지난달 MB에 보고>, <“정부가 수질 예측 잘못”…감사팀, 관계자 다그쳐>와 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특집으로 보도했다.

환경부의 1.9일자 4대강 조선일보 보도 반론
(출처 : 환경부 홈페이지)

그러자 환경부는 즉각 해설을 통해 “도심에서 4대강에 들어오는 오염물질이 비4대강 보다 높기 때문에 4대강의 수질 개선이 비4대강보다 더디게 개선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조선일보>는 보도과정에서 환경부에 질의나 취재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것은 <조선일보>의 취재 경향으로 미루어 볼 때 극히 이례적인 경우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조선일보>는 과거 4대강 사업에 대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주로 보도해 왔다.

이러한 보수 언론과 환경부의 충돌은 감사원의 언론 플레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시말해 MB정권의 가장 큰 역점 과제였던 4대강 사업에 대해 감사원이 새정부에 ‘칼질’을 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했다는 이야기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감사원이 인수위에 그러한 내용을 보고했을 때, 정작 인수위는 아무런 코멘트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당시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감사원이 그 문제를 보고할 때 자리에 없어 내용을 모른다’며 애매한 변명으로 코멘트를 피했다.

좌파진영, 4대강으로 본격적인 보수 분열 노려

이렇듯 인수위가 모호한 입장을 취하자 좌파 언론들은 본격적으로 4대강 문제를 제기하며 나섰다. 급기야 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은 <환경운동연합>이 태국 정부에 ‘한국의 4대강 사업은 문제가 있다’며 한국의 태국 물사업 수주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에 대해 ‘반국가적’,‘ 비애국적’ 행위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새정부 인수위의 사회대통합 위원회 간사인 새누리당 하태경의원이 즉각 ‘MB가 지나쳤다’라고 트위터에 의견을 제기함으로써 4대강 문제는 본격적으로 신-구 정권간에 갈등을 드러내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관측이다.

이러한 문제는 단지 정권교체기에 나타나는 권력갈등을 넘어 보수진영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왜냐하면 그 동안 보수진영은 MB정권의 4대강 사업에 긍정적인 지지를 보내왔으며, 4대강 사업을 비난하는 좌파진영과 대항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4대강 감사결과를 둘러싼 감사원과 주무부처인 환경부,국토해양부간의 의견 대립은 인수위가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이른 시간안에 수습해야 하는 문제다. 만일 이를 방치할 경우, 좌파진보 진영에서는 신-구 권력의 갈등을 최대한 조장해서 여론 분열을 노릴 것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새정부 인수위는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당선자는 4대강사업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선거유세기간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을 뿐, 4대강 사업에 대한 구체적 공약은 없었다.

당시 박근혜 당선자는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비효울적인 토목사업등에 들어가는 정부지출을 줄이겠다’라고 말한 바있다.

4대강과 非4대강의 오염도 비교
(출처 : 환경부)

전문가들, 감사원의 수질검사 방식에 의문

일부 환경 전문가들은 감사원의 4대강 감사결과가 합리적인지에 대해서 의심하는 면도 있다. 4대강 사업의 경우, 수질 개선 효과등은 관측 지점, 날씨, 관측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측정 전문가들이 시차를 두고 여러차례 조사해 통계를 내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감사원이 무슨 기준으로 그러한 결론을 내린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된 바가 없어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과연 감사원의 업무 특성상 그러한 방식으로 4대강의 수질을 관측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환경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4대강의 경우 <조선일보>의 ‘4대강 수질악화’보도 내용과는 달리, 4대강 66개소의 집중관리 지역에서는 오히려 수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4대강의 경우 도심지 주변으로부터 들어오는 오염원이 비4대강보다 높은 추세를 띠고 있기에 수질오염의 측정으로 사용되는 COD의 수치가 비4대강보다 높기는 하지만 그 증가 추세는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즉 4대강에서도 수질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미래한국)

한정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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