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을 지배하는자 뉴스를 지배한다
포털을 지배하는자 뉴스를 지배한다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02.18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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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 인터넷 포털시장은 네이버-다음-네이트의 3파전으로 정리돼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야후, 파란, 엠파스, 하나포스, 드림위즈 등 군소 포털들도 일정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결국 경쟁에서 도태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때 주요 포털 중 하나였던 야후(Yahoo) 코리아는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하나포스닷컴은 2011년 3월 31일에 모든 서비스를 종료하며 네이트와 통합된 바 있다. 파란닷컴도 출범 8년만인 2012년 7월 31일에 문을 닫았고, 엠파스 역시 지난 2009년에 네이트로 흡수됐다.

네이버-다음-네이트 3파전

이렇게 시장이 재편된 후 살아남은 3대 포털사이트들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우선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네이버(NAVER)는 NHN에서 제공하는 포털사이트로, 1999년 6월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navigate(항해하다)와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의 합성어로 ‘항해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주요 서비스로는 이메일, 카페, 통합검색, 디렉토리, 웹문서, 이미지, 동영상, 리포트, 지도, 사전 검색, 지식iN 등이 있다.

포털 다음(DAUM)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은 1995년 2월 20일 출범한 뒤 1997년 5월에 국내 최초로 무료 이메일을 제공하는 한메일넷(hanmail.net)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1999년 7월 한메일넷의 명칭을 ‘다음’으로 바꾸고 인터넷 포털사이트로 개편한 바 있다. 주요 서비스는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통합검색, 이메일 커뮤니티, 동영상, 지도, 이미지, 로드뷰 등이다.

네이트(NATE)는 지난 1999년 5월 설립된 라이코스코리아에서 출발했다. 3년 뒤인 2002년 10월에 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 이후 11월엔 유무선 연계쇼핑인 네이트몰을 오픈했다. 2002년 12월에는 라이코스코리아와 네이트닷컴의 인터넷 사이트 통합을 완료하고 2003년엔 싸이월드를 인수 합병했다. 현재 포털 순위 3위에 올라 있다.

뉴스 편집권에서 근본적 차이 있어

네이버, 다음, 네이트 세 포털사이트는 발전을 거듭한 끝에 현재는 서로 비슷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가령 한 포털사에서 로드뷰 서비스를 시작하면 경쟁업체에서도 질세라 같은 서비스를 진행하는 식이다.

그러나 세 포털사가 가장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바로 인터넷 뉴스 편집권이다. 이들은 모두 메이저 언론사들 및 수십 개의 인터넷 신문사들과 제휴를 맺고 있는데, 제휴 언론사들의 기사를 어떤 방식으로 메인 화면에 노출시키느냐에 따라 서로 차별화된다.

우선 네이버는 지난 2009년 1월부터 ‘뉴스캐스트’ 시스템을 도입하며 메인뉴스 편집권을 제휴 언론사들에게 사실상 넘겼다. 네이버 메인화면 중앙에 있는 뉴스캐스트 란에는 제휴 언론사들의 톱뉴스가 나란히 걸려 있으며 무작위 순서에 따라 돌아간다. 여기서 톱뉴스 선정은 해당 언론사 관리자의 권한이다.

반면 다음과 네이트는 뉴스캐스트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으며 제휴 언론사들의 기사를 임의로 편집해서 메인 화면에 배치시킨다. 이는 네이버와 달리 정치적 편파성 논란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다분하다.

참고로 언론사가 포털과 기사를 제휴하는 방식에는 검색제휴와 기사제휴가 있다. 검색제휴는 뉴스 검색 시 해당 언론사의 기사가 뉴스검색 창에서 검색이 되고,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반면 기사제휴는 해당 언론사의 기사가 포털의 별도 뉴스섹션에서 뜨는데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는 들어가지 않는다. 네이버의 경우는 여기에 뉴스캐스트 제휴가 추가된다.

언론사들에 편집권 넘긴 네이버

네이버의 뉴스캐스트 시스템 도입은 편집권을 언론사들에게 돌려준다는 의미 외에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될 수 있다. 이는 각 언론사들의 역량에 따라 뉴스캐스트 시스템을 얼마든지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총선, 대선, 지방선거와 같은 중요한 선거가 있는 정국에서는 뉴스캐스트에 진입해 있는 각각의 언론사들이 네이버 메인에 어떤 기사를 띄우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정치성향이 강한 언론들로서는 자신들이 반대하는 후보 또는 정당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기사를 네이버 메인에 띄움으로써 수십만, 수백만명이 그 기사를 읽게 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는 다양한 인터뷰 및 분석기사로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선거 때마다 100% 활용한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미디어오늘, 한겨레, 경향신문 등이 우파 매체들에 비해 더 뛰어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반면 우파진영 일부 언론들은 큰 선거 때마다 좌파 후보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기사가 널려 있는데도 뉴스캐스트 메인에 띄우지 않고, 엉뚱하게도(?) 연예 사회 기사를 메인에 띄우는 경우가 많다. 결국 각 언론사가 보유한 기자, 칼럼니스트 및 뉴스캐스트 편집 담당자들의 역량에 따라 네이버 뉴스캐스트 전쟁에서의 승패가 좌우되는 셈이다.

한편, 네이버는 오는 3월 5일부터 뉴스캐스트 시스템을 중단하고 ‘뉴스스탠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뉴스스탠드는 네이버 메인 화면에 종이신문 가판대 형태로 언론사별 기사를 노출하는 서비스로, 뉴스스탠드 영역의 한 화면에 사용자가 선택한 12개 매체가 노출된다. 정치적 중립을 더 강화시킬 뿐 아니라 뉴스캐스트를 통한 일부 언론사들의 선정적인 ‘낚시성 기사’ 들을 근절하겠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네이버의 이 같은 방침은 포털 검색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기준 포털 검색 점유율은 PC의 경우 네이버 73%, 다음 20.9%, 모바일의 경우 네이버 68%, 다음 20.6% 수준이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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