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동성애 감싸기 '종교의 자유' 제한 우려
오바마의 동성애 감싸기 '종교의 자유' 제한 우려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3.02.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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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가 돋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21일 미국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 취임사에서 동성애를 인정하고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지지했다. 그는 이후 동성애 남자들의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미국 보이스카웃에 게이들을 받아들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지금 한창 논의 중인 이민법 개혁안에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내용을 추가하려고 노력 중이다. 외국 국적의 동성 파트너가 미국 시민권자 파트너와 함께 동성결혼의 삶을 살 경우 외국 국적의 동성 파트너를 배우자로 인정하고 영주권을 주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국방부는 지난 6일 동성커플에게 주택, 기지 내 휴양시설 접근 등 새로운 혜택들을 받을 수 있도록 결정했다.

하지만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 간 결합으로 정의한 ‘결혼보호법’(DOMA)에 따라 건강보험 등 배우자에게 제공되는 혜택은 일부 제한돼 있다. 대법원은 결혼보호법에 대한 합헌성 여부를 두고 재판을 할 예정이다.

이런 대세 속에서 기독교인들이 성경에 근거해 동성애를 죄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 편협하다며 소외당하는 등 ‘핍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동성애를 죄라고 한 설교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당시 축도를 맡았던 루이 기글리오 목사가 중도 하차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제 미국 내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지켜야 하는 이유가 부상한 것이다.

미국 내 복음주의자 10명 중 7명은 향후 5년 간 미국에서 종교의 자유가 더 제한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기독교 연구소인 바나(Barna) 그룹이 지난 1월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복음주의자들’(Evangelical)’ 중 71%가 그렇게 답했다.

反기독교 세력의 공작

복음주의자 97%는 미국에서 종교의 자유가 제한받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에 대해 일부 그룹들이 미국사회를 전통적인 기독교 가치에서 떨어져 나오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복음주의자 72%는 그 대표 그룹이 게이와 레즈비언 등 동성애자들이라며 이들은 미국에서 기독교 가치를 제거하려 한다고 밝혔다.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앤드류 워커 연구원은 결혼을 동성 간 결합으로 재정의하고 동성애자를 혐오방지법 비호 대상에 넣은 것은 신앙에 근거해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독교 지도자들은 2009년 11월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기독교인 양심의 소리, 맨하탄 선언’(Manhattan Declaration: A Call of Christian Conscience)을 발표했다.

미국 내 복음주의 기독교, 로마 가톨릭, 정교회 등 기독교계 대표 149명이 서명한 이 맨하탄 선언은 기독교계가 생명의 신성함, 전통적 결혼,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시민불복종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 선언은 특히, 기독교 교회나 단체들이 자신의 신앙을 지키는 것 때문에 박해를 받는 등 미국 건국 기틀인 종교의 자유가 제한받고 있다며 이는 시민사회의 분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폭정의 서곡’이라고까지 지적했다.

맨하탄 선언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전개돼온 세속적 진보정책, 특히 동성애/결혼 지지 정책들에 대한 반발이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09년 10월 동성애자들의 숙원이었던 혐오방지법에 서명했다.

이는 인종, 피부색, 출신국을 이유로 어떤 사람을 혐오해 피해주는 것을 금지한 기존의 혐오방지법에 성적 성향, 성 정체성을 추가한 것으로 동성애자, 성전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복음주의 기독교계에서는 성적 성향 및 성 정체성이 추가된 혐오방지법에 따라 목사가 성경대로 동성애를 죄라고 설교하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오바마의 집요한 동성애 비호

오바마 행정부는 2011년 군대에서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히지 못하게 한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 정책을 폐지했고 현재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 간 결합으로 정의한 1996년 결혼보호법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소속의 민주당은 2012년 결혼보호법 폐지를 정강으로 채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5월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1월 취임사에서는 동성애를 지지한다고 공표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마련한 건강보험개혁법은 회사건강보험으로 낙태를 유도하는 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기독교 양심에 따라 낙태를 반대하는 회사 대표들은 이 법 규정은 자신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당시 이 맨하탄 선언을 주도한 유명한 기독교 지도자 고(故) 찰스 콜슨 감옥펠로십 대표는 “이 선언은 미국에서 종교의 자유가 공격받고 있는데 수수방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맨하탄 선언에 서명한 149명의 기독교계 대표들은 15명의 로마 가톨릭 대주교를 비롯, 남침례신학교, 달라스신학교, 고든콘웰신학교, 칼빈신학교 등 신학교 총장들과 교수들, 전국복음주의협의회(NAE) 회장인 리스 앤서슨, 포커스온패밀리 설립자인 제임스 돕슨 등 기독교단체 대표들, 리디머장로교회 팀 켈러 목사 등 교회목사들, ‘World’, ‘Christianity Today’ 등 미 기독교 언론 대표들이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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