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뉴트리아"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뉴트리아"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2.27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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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7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기준 1위 -

- 사람들은 쥐를 싫어한다. 큰 쥐는 더 싫어한다.

- 뉴트리아는 척삭동물문 포유강 설치문 뉴트리아과의 초식동물이다. 늪너구리나 코이푸(coypu)라고도 불리지만 한눈에 봐도 쥐처럼 생겼다. 특유의 번식력도 발군이라 2~3개월에 한 번씩 5~10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

- 다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쥐에 비해 크기가 최대 63cm 정도로 매우 큰 편이며 꼬리도 42cm까지 자란다. 야행성에 초식이 기본이지만 먹이가 작은 경우에는 육식도 한다. 또한 첫째부터 넷째 발가락에는 물갈퀴가 있어 수영에도 강하다. “밤낚시 갔다가 큰 쥐를 낚았다”는 증언을 들었다면 뉴트리아다.

- 27일 오후 2시 뉴트리아가 화제가 된 이유는 채널A에서 방영한 관련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26일 방송된 <갈 데까지 가보자>는 낙동강 인근 시골 마을에 출몰하는 괴물쥐, 즉 뉴트리아의 정체를 파헤쳤던 것이다.

- 경남 양산과 밀양, 낙동강 등지의 농가들은 감자, 옥수수 등의 농작물과 각종 과일의 줄기까지 파헤쳐 먹는 뉴트리아의 횡포에 몸살을 앓는 실정이다. 채널A는 뉴트리아가 사람의 손가락도 절단할 수 있는 위협적인 이빨을 가졌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 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칠레 등 지구 반대편에서 서식하는 뉴트리아가 한국에 이처럼 막대한 피해를 주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뉴트리아는 1985년과 1987년에 식용과 모피용으로 한국에 들어와 2001년 무렵에는 15만 마리까지 숫자가 늘어났다. 일반적인 쥐와는 달리 질병이나 전염병 문제가 없고 악취를 풍기는 것도 아니어서 한때는 한우를 대체할 친환경가축으로 각광받기도 했다.

- 하지만 식용의 경우 ‘쥐 고기’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모피 수요마저 감소하면서 점차 뉴트리아는 울타리 바깥으로 이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뛰어난 번식력과 적응력으로 낙동강 일대를 포함한 각 지방의 하천과 습지를 장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 결국 2009년 환경부는 뉴트리아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했다. 부산, 김해, 밀양 등의 지방자치단체는 뉴트리아를 잡아오는 사람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기도 하다.

- 재미있는 사실은 한국에서 생태계 교란종인 뉴트리아가 국제적으로는 ‘멸종위기: 관심필요(least concean)’ 등급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는 이 동물을 보호하자고 주장하지만 누군가는 이 동물을 잡아 포상금을 받아간다는 아이러니.

- 아무것도 모르는 뉴트리아가 바다 건너 한국까지 와서 미움을 받는 이유의 상당 부분이 ‘외모’에 있음을 감안한다면, 동물 세계에서마저도 외모 문제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은 ‘뉴트리아’를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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