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부메랑 될 ‘빅뱅외교’
북한에 부메랑 될 ‘빅뱅외교’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3.02.28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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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기괴한 협상기술을 갖고 있다. 미국을 협상장에 나오도록 하는 그들의 기본 미끼는 핵과 미사일 발사 실험이다. 생각은 이렇다. 너희가 대화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른 실험으로 너희와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이에 대해 몇 가지로 대응할 수 있다. 먼저는 “그래, 마음대로 해라. 지하 깊은 땅굴에서 지진을 일으키는 폭죽을 터뜨려라. 누구도 다치지 않는다면 아무 문제되지 않는다. 그건 너희 나라이고 너희 돈이다. 미사일 발사 실험도 마찬가지다. 한 개 더 발사해라. 더 멀리 보내 태평양 어딘가에 빠뜨리는 게 어떤가?”라는 식이다.

이런 대응 이면에는 다음의 논리가 있다. 평양의 누군가가 분연히 일어나 “이 모든 것을 위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써야 하는 거야? 이 비싼 핵실험과 다른 테스트를 할 만한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얼마나 많은 북한 주민들이 굶주리고 배고픔에 떨며 의료 치료 없이 생존해야만 하는 거야?”라고 묻는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혹은, 마침내 북한 최고위층의 누군가가 핵과 미사일 실험을 지지하는 자들을 제거할 만한 충분한 지지를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은 어떤가? 최고위층의 안전을 위태롭게 할 핵 지지파와 비핵 지지파 사이의 권력투쟁이 벌어질 수 있지 않을까?

평양에서 결정 권한자들 가운데 지하 깊은 곳에서 지구를 흔드는 것이나 작은 화살을 긴 궤도로 던져 물에 빠뜨리는 것이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관련 국가들 즉 한국, 미국, 일본 그리고 북한의 위대한 보호자로 석유와 모든 물자의 공급원인 중국은 북한이 얼마나 이런 식으로 오래 할 것인지 지켜보자는 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의 가장 큰 결함은 북한이 실험을 할 때마다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이 나아지고 있는 듯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이 ‘소형화된’ 장치를 실험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에 장착할 만큼 핵물질을 작게 만들어 장거리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증명할 증거는 없다. 하지만 북한 전략가들은 미국을 향해 ‘너희들이 우리와 대화하지 않으면 우리는 너희를 폭파시킬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누고 항복하라고 명령하는 것과 같다. 이런 위협에 미국은 순응할 수 없다. 어떤 나라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무서운 무기를 실험하는 방법을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평화회담’을 시작한 경우는 없었다. 압도적인 무력은 한쪽이 상대편에게 파국을 피할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에만 효과가 있다.

아직도 현실파악 못하는 김정은

북한은 그들이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김정은 주변의 고위 관리들과 그에게 어떻게 하라고 말하는 고문들은 북한을 둘러싼 현 세계가 어떤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들은 지금도 한국전쟁을 하고 있고 마침내 그 전쟁에서 승리할 기적의 무기를 갖게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 이제 1953년에 체결한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조약’을 체결하라고 미국에 요구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다.

북한 전략가들은 이 과정에서 한국을 배제하길 원한다. 그런데 그들이 인정하지도 않고 마침내 정복할 수 있다고 믿는 이 나라를 왜 그렇게 괴롭히는가? 북한은 전 세계 뿐 아니라 한국에 대해서도 비현실적인 것 같다.

2006년과 2009년에 있었던 북한의 2차례 핵실험처럼 이번 핵실험에 대한 관심도 바로 사그라졌다. 몇 번 뉴스로 보도된 후 이 소식은 더 이상 1면 톱 뉴스나 국제뉴스 웹사이트의 톱 기사가 되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경찰 추적, 총기규제에 대한 국가적 토론, 이런 저런 스캔들 등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 많다.

소위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해 말할 때마다 중국을 언급한다. 그들은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에 매우 개탄해 하면 기뻐한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이 말을 듣도록 하는 데 무엇을 했는가? 별로 없다.

중국은 미국과 같은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엄청난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그런 중국이 영원히 비효율적으로 남아 있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중국은 북한에서 또 다른 대폭발이 있어야 그때 가서 대북 석유 공급을 중단할지 모르겠다.

미국인들은 이제라도 북한과 대화하고 협정을 맺는 것이 쓸모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마도 북한은 몇 번의 추가 실험을 한 후 이 메시지를 이해할 것이다. 아니면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북한의 누군가가 오랜 시간 고통당하는 주민들을 희생하며 귀중한 자원을 낭비하는 북한 정권을 날려버리는 데 필요한 불을 붙일지도 모른다.

번역 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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