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주화는 불가능하다"
"중국 민주화는 불가능하다"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03.05 13: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본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저서 <Lee Kuan Yew: The Grand Master’s Insights on China, the United States, and the World>가 출간됐다.

그는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력 및 군사력의 급부상과 이로 인해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국이 가진 한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중국의 국력을 과대평가하는 전문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 상황에서 그의 저서는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미국 유력 매체인 ‘타임(Time)’지와 호주 일간 ‘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지는 최근 그와의 인터뷰 및 인용 보도를 통해 저서의 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중국 환구망(環球網)도 리콴유 전 총리의 이 같은 주장을 인용 보도했다. 다음은 저서의 주요 내용이다.

- 중국 지도부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상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최강국이 되는 데 관심이 많다. 그들은 가난한 국가인 중국을 세계 2위 규모의 경제강국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어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중국은 우주에 위성들을 쏘아올리고 고성능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미국을 모방했다.

중국은 4천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와 13억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그들이 아시아 최강의 자리와 더 나아가 세계 제일의 자리를 노리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니겠는가?

이제 중국인들은 강하고 부강한 중국을 원하며 미국, 유럽, 일본 만큼이나 발전되고 부강하고 기술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나라를 바란다. 이런 운명적인 열망은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며 결국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21세기를 장악하고 싶어 할 것이다.

산업화되고 막강해진 중국에 대해 주변국들이 상냥하게 맞이할지는 의문이다. 우리 싱가포르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또한 마찬가지다. 미국은 중국이 그 역량을 다 발휘하게 됐을 때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 걱정하고 있다.

주변국들, 중국의 속국 될까봐 우려할 것

아시아의 많은 중소규모 국가들도 같은 우려를 품고 있다. 혹시 중국이 과거 제국 시절에 가졌던 위치를 복원하고자 하지는 않을지 하는 우려가 크다. 이것이 실현될 경우 주변국들은 중국에 조공을 바치는 속국(vassal state)들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세계 최강의 위치로 가기 위한 중국의 전략은 이렇다. 잘 숙련되고 교육받은 수많은 근로자들의 숫자를 활용해 타국들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30~50년 정도는 조용히 힘을 길러야 한다고 집계한 바 있다. 여기엔 국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산주의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시간도 포함된다. 그들은 독일과 일본이 앞서서 했던 실수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이다.

힘과 영향력과 자원에 대한 이 두 나라들의 집착은 결국 두 번의 끔찍한 전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구소련의 실패 사례 또한 중국에겐 고려 대상이다. 구소련은 미국과의 군비경쟁에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한 끝에 경제가 망가졌다.

아마 중국 지도부 역시 미국과 군비경쟁을 하면 결국 질 것이며, 국가가 부도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하다. 그렇기에 그들은 향후 40년에서 50년 정도는 좀처럼 발톱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언젠가 절대 GDP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창조력에서는 결코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중국의 문화가 자유로운 생각의 교류와 경쟁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게 아니라면 미국보다 인구가 4배나 많은 중국이 왜 기술적인 돌파구(technological breakthrough)를 좀처럼 마련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불가능하다.

다른 문제도 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이 중국의 통치체제를 위협할 수도 있다. 2030년 쯤이면 중국인들의 70~75%는 대도시 또는 중소 규모의 도시들에 거주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그들은 스마트폰, 인터넷, 위성TV를 가지게 되며 정보에 능통하게 된다. 또한 조직화를 하기에도 좋은 상황이 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을 통제하는 독재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방식은 더 이상 먹히지 않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년간 미국은 아시아권에서 최강자의 입지를 지켜 왔고 이 지역 국가들에게 안정성(stability)을 제공했으며 일본,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에게 놀라운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줬다.

중국 지도부도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며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을 계속함과 동시에 미국의 첨단기술을 계속 습득하고 미국에 유학생들을 계속 보낼 필요가 있다는 사실 또한 안다. 따라서 중국 입장에서는 향후 20~30년 동안에는 이런 혜택들을 상쇄시킬 정도로 미국과 싸울 필요성이 크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

정보화가 중국 통치 시스템 흔들 수 있어

중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변모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중국이 민주화가 된다면 즉시 몰락할 것이다. 중국에서 민주주의 혁명 같은 것이 일어나리라 기대하고 있다면 틀렸다. 중국 지도부는 현대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1인1표 다당제와 연계된 민주주의를 제외하곤 무슨 방법이든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

중국의 새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전임자인 후진타오에 비해 더 힘든 인생을 살아 왔다. 시 총서기의 부친은 과거 문화혁명 당시 반동으로 몰려 하방(rusticated)됐고, 시 총서기 본인도 그랬다.

이런 과거의 힘든 경험들이 그를 강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는 항상 기분 좋은 미소를 띠고 있지만 그의 정신은 강철같이 강하다. 그는 매우 인상적인 인물이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