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부녀절'을 아시나요
'3‧8부녀절'을 아시나요
  • 미래한국
  • 승인 2013.03.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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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일의 북한이야기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1910년 독일의 노동운동 지도자 클라라 제트킨이 제창해 3월 8일로 정했다.

세계여성의 날을 이날로 정한 것은 1857년과 1908년의 3월 8일에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근로여성의 노동조건 개선과 여성의 지위향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1857년 뉴욕시의 섬유·의류 공장 여직공들이 작업조건 개선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가두시위을 벌여 진압과정에서 격렬한 충돌이 일어났고 1908년에는 수천 명의 미국 봉제산업 여종업원이 미성년자 노동금지와 여성참정권까지 포함한 요구조건을 내세워 시위를 벌였다.

내가 태어나 24년 동안 살았던 북한도 3월 8일을 국제여성절로 기념하고 있다. 해마다 이날 북한정권은 조선민주여성동맹이라는 여성조직을 내세워 평양에 체류하는 외국대사관, 외국대표부 여성들을 초청해 평양시에 거주하는 여성들과 함께 중앙보고대회와 체육행사, 그리고 문화행사 등을 진행한다. 일종의 퍼포먼스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평양과 달리 지방에 내려가면 사정이 전혀 다르다. 지방 여성들은 이날이 세계여성의 날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어쩌면 평양에 사는 여성들조차 국제여성절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대다수 북한 여성들은 3월 8일이 북한정권이 제정한 여성절이라고만 생각한다. 북한 여성들에게 3월 8일을 물어보면 '3.8부녀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실제 여성들에 대한 정부나 사회적인 배려는 전혀 찾아보기 힘들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긴 너도 나도 먹고살기도 힘든 북한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배려를 찾아본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날을 명절로 여겨 공급하는 것도 없고 휴일도 아니다.

북한은 아직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가부장적인 사회이다. 모든 분야에 여성의 지위가 매우 낮은 편이다. 여성이 간부되기가 쉽지 않은 정치구도가 이뤄져 있다.

여성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되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힘들다. 중앙기관, 당기관, 행정기관에 들어가기도 힘들다. 집에서 살림이나 하고 아이나 잘 키우면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꽃이라네'라는 노래가 있다. 그러나 오직 지도자를 3대나 잘 못 만나 기아와 굶주림에 신음하는 시들어가는 꽃들만 남아 있다.

대한민국이 남자에 비해 여자가 차별을 받는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여성이 당당히 대통령이 되는 민주주의 사회이다. 여성이 마음만 먹으면 국회의원도 될 수 있다.

여성 CEO도 많이 배출되고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여성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가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여성에 대한 배려가 많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지위는 날마다 높아가고 있다.

북한의 여성들도 대한민국처럼 당당하게 자기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으며 살기 위해서도 자유민주통일이 돼야 한다.

박광일 세이브엔케이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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