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개성공단"을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개성공단"을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4.0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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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3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기준 9위 -

-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오늘, 커다란 관심이 미국으로 집중되며 한동안 여자 연예인이 검색창에서 실종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꿋꿋이 10위권 내에 랭크되어 있었던 하나의 검색어가 있었다. ‘개성공단’이다.

- 관심의 원인은 간단하다. 북한은 오늘 오전 개성공단 입주기업 직원들의 귀환만 허용하고 개성으로의 입경을 불허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달 30일 “괴뢰역적들이 개성공업지구가 간신히 유지되는 것에 대해 나발질을 하며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 없이 차단·폐쇄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북한의 의중이 이처럼 뚜렷한 것에 반해 남한의 반응에는 민첩성이 떨어진다. 통일부가 오늘 오후 “개성공단 출경 차단 조치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즉각적인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은 남북관계에서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입장임을 잘 확인시켜 주고 있다.

- 통일부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개성공단에 만약의 사태가 생기면 군사조치와 같은 만반의 대책이 마련돼 있다”는 국방부의 대응마저도 공중에 떠 있기는 마찬가지다. “북한이 도발할 경우 닷새 안에 북한군의 70% 전력을 궤멸할 수 있는 태세가 갖춰져 있다”고 국방부는 말했지만, 현재 상황은 북한이 핵을 가지고 남한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비대칭 상황이다. 이 시점에선 북한 도발 이후의 액션플랜을 더듬거리는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 남은 선택은 철수 밖에 없다는 정황이 점점 또렷해지고 있지만, 형국은 마치 남한이 개성공단 유지를 위해 상당한 정도의 반성과 개선을 해야 하는 것처럼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에 투입되는 금액이 1조 5천억 원인 데 비해 한국의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연간 영업이익은 60억 원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계약 파기로 인한 손실 보전을 감안하더라도 남한이 개성공단을 포기하는 기회비용은 그리 높지 않다는 의미다. 하물며 남북 대치가 날로 악화되는 판이다.

- 현재의 남북 대치 상황은 한국인들 스스로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BBC를 포함한 주요 외신들은 지금도 북한의 상황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대한민국만이 이미 예전에 이성을 잃어버린 북한과 생명을 담보로 한 인질 게임을 벌이려 하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은 123개, 남한 근로자는 총 815명이다. 숫자마저 상징적이다. 대한민국은 ‘개성공단’을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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