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 못할 뿐, 보수 대학생 많아"
"표현 못할 뿐, 보수 대학생 많아"
  • 이원우
  • 승인 2013.04.04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한국대학생포럼 4기 회장 심응진 (고려대 3)
심응진 한국대학생포럼 4기 회장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가 이끌어낸 정치 과잉의 기조는 한국 사회의 곳곳을 병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물의 모든 운동에는 작용과 반작용이 존재하는 바, 좌편향 정치과잉 사회는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20대 청년들을 보다 빨리 의식화하고 소환해낸 부분도 있다. 전국 51개 대학교 8천여 대학생들이 뜻을 함께 한 한국대학생포럼도 마찬가지다.

광우병 선동 정국에 대한 반작용으로 2009년 3월 출범한 한국대학생포럼은 2013년 어느덧 4기 체제를 맞이했다.

초대 회장인 변종국과 2대 회장인 윤주진 등이 청년우파 사이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취임한 4기 회장에 대한 주목도 높아지고 있다. 본지는 한국대학생포럼의 심응진(沈應辰·고려대 정외과 3) 신임 회장을 직접 만나 그의 목소리를 들어 보았다.

- 1년 임기의 회장직을 시작하셨는데요. 한국대학생포럼(한대포)은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요.

현재 한대포의 규모는 전국 51개 대학교에 누적회원 8,000명 정도입니다. 서울경기, 대전충청, 대구경북, 부산경남, 광주전남 등의 지부가 있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수호한다는 취지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입니다.

안보 문제에서는 대학생들이 확고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2월 북한 핵실험에 관련해서 한대포는 규탄의 목소리를 냈고, 최근에는 미래를여는청년포럼, 바른사회대학생연합, 북한인권학생연대 등의 단체들과 대학생 연합단체 WE MAKE KOREA를 출범시켰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등은 조금씩 감흥이 없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한대포 차원에서 사건 현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계획도 있습니다.

그 밖에 안보캠프, 국정원 방문, 강화도와 판문점 방문 등의 행사를 추진하고 여름에는 독도 방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매년 해병대 캠프를 가기도 했는데 올해는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 2박 3일 방문하면서 모의 전쟁 프로그램을 체험할 계획도 세우고 있어요.

제가 회장으로 활동하는 2013년에는 수도권 지역 뿐 아니라 지역지부에서도 자생적인 활동이 많이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려고 합니다.

- 활동이 많은데 재원 확보가 어렵지는 않나요?

수익사업 단체가 아니니까 역시 그 부분이 가장 힘듭니다. 조금씩 후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행사를 추진하는 데 큰 힘이 되고, 국가가 지원해 주는 안보 관련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어요. 부족한 만큼 최대한 열심히 실현 가능한 아이템들을 찾아내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보수는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소수일 텐데요. 주변 친구들의 인식이 불편할 때는 없나요?

물론 그런 부분이 존재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난 18대 대선이 끝나고 난 뒤부터 느껴지는 건 진보(좌파) 성향 친구들이 동력을 많이 잃었다는 사실이에요.

겉으로는 보수가 절대적인 열세인 것 같지만 막상 정치문제에 대해서 또래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저희와 뜻이 같고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표현을 못할 뿐이죠. 그런 친구들이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게 저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대학생=좌편향’이라는 인식을 없애고 싶어요.

‘소모품’취급 서운할 때 있어

- 청년리더의 한 사람으로서 ‘어른 보수’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안보문제와 관련해서 어버이연합, 해병대전우회중앙회 등의 단체와 함께 일을 할 때가 많은데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참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

단지 아주 가끔씩 일부 정당이나 단체 차원에서 저희를 초청할 때 뭔가 ‘그림’이 필요해서 부르시는 경우가 있기는 해요. 그럴 땐 소모품으로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 아쉽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부족한 점이 많으니 더욱 노력하는 게 우선이긴 하겠지만 보수 성향 언론매체들이 청년단체들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기사화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부족한 점은 많지만 청년의 입장에서 어른들과 다르게, 좀 더 재미 있고 독특하게 가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니까요.

최근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을 밀어붙이려 할 때 서울역 광장에서 독도 플래시몹 행사를 하기도 했었고, 방송·다큐멘터리 제작이나 월간 무가지(SCOOP)도 발행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청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 청년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안철수 前 대선 후보가 4월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는데요. 청년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요.

‘안철수 = 순수하고 깨끗함’의 이미지가 아직 많긴 하지만, 새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서 많은 지지를 받았던 분이 이런 식으로 국회의원이 되려는 건 실망스러운 장면입니다.

많은 20대들도 아마 이번엔 안철수에게 많이 실망했을 것으로 추측되고요. 제 주변에 안철수가 대선 후보로 나왔으면 그를 찍었을 거라고 공언하던 친구들조차 이번 행보엔 실망했다는 반응이 많아요.

- 새 정부 출범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떤가요.

정쟁이 길어지면서 제대로 시작을 못했을 뿐 ‘국정목표 140대 과제’ 등으로 유추되는 새 정부의 방향성은 맞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최근 박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말도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될 길이라고 보고요.

반면 사회복지정책 같은 문제는 분명히 개선돼야 할 것이고, 반값등록금도 점점 청년들 사이에서도 문제 제기가 되고 있는 만큼 무차별적 복지가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학교에 입학해 달뜬 심정으로 캠퍼스를 활보하는 거의 모든 신입생들은 한번쯤 각종 학회나 세미나, 동아리 등에 참석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소소하고 개인적인 친목에서 출발한 그 단체들이 결국엔 반미와 반자본주의, 근현대사 왜곡의 온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캠퍼스 내의 대학생 단체가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야말로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머물 수 있는 거처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생포럼을 위시한 모든 청년보수단체들에게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터뷰/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사   진/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