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이우혁"을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이우혁"을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4.08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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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8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기준 2위 -

- 지금은 외전(外傳)의 시대일까.

- 1990년대 초 PC통신에서 연재되며 전국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퇴마록>(退魔錄)이 외전 형태로 부활한다. 2013년은 퇴마록이 처음으로 하이텔에 연재된 지 20년째 되는 해이며, 이우혁은 퇴마록의 작가다.

- 서울대학교 기계학과 출신으로 한국자동차부품연구원에서 일하던 이 씨가 맥주 한 잔을 마신 뒤 ‘심심해서’ 하이텔에 글을 올린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국내편, 세계편, 혼세편, 말세편으로 이어지면서 퇴마록은 800만 부 넘게 판매되었다.

- 이전까지 글쓰기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던 이우혁은 가볍게 올린 글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완전히 달라진 인생을 살게 된다. 네트워크의 연결성이 갖는 파괴력을 과시하며, 한국의 정보화 시대는 그렇게 이우혁과 함께 왔다.

- 퇴마록 이후에도 <왜란 종결자>, <파이로 매니악>, <치우천왕기>, <바이퍼케이션> 등의 작품을 선보였던 이우혁은 2013년 다시 퇴마록으로 돌아왔다. 문학동네 계열사인 엘렉시르에서 발간된 <퇴마록 외전-그들이 살아가는 법>은 말 그대로 이현암, 현승희, 박윤규, 장준후 등 주요 인물들의 뒷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3월말 발간돼 이미 베스트셀러 차트 상위권에 진입한 상태다.

- 이번 <퇴마록 외전>은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미 1998년 안성기, 추상미, 신현준 주연으로 영화화된 적이 있지만 이우혁 특유의 첨예한 내러티브를 영화 안으로 투사하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흥행에서도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말았지만, 이번에는 작가 이우혁이 최대한 영화 작업에 참여한다고 밝힘으로써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한국 영화판도 1998년과 비교하면 이미 별세계다.

- 외전(外傳)이라는 형태는 정보과잉 시대의 ‘이야기 소비자’들이 택할 수 있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보이기도 한다.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된 나머지 사람들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기존의 설정 안에서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영웅들'에 대한 외전은 이미 한 차례 홍수를 이루며 좋은 반응을 끌어낸 바 있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싸이코>의 세계관을 연장시킨 <베이츠 모텔>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지나치게 급진적인 새로움보다는 기존의 것에서 살짝 이야기를 비트는 것이 21세기에서는 더 효율적인 전략인지도 모른다.

- 더 이상 하이텔로 대표되는 PC통신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 시절의 콘텐츠는 매체보다 더 긴 생명력을 가지고 다시 돌아왔다. <퇴마록 외전>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대한민국은 ‘이우혁’을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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