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세청, 2017년까지 납세율 90% 목표
美 국세청, 2017년까지 납세율 90% 목표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3.04.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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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탈세 신고한 내부고발자에 포상금 지급 등 방안


미국에서 3월과 4월은 공인회계사들에게 가장 바쁜 달이다. 자신들에게 세금신고를 의뢰한 고객(개인과 기업)들을 대신해 미국 국세청인 IRS(Internal Revenue Service)에 세금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기업은 3월 15일까지, 개인은 4월 15일까지 전년도 세금을 정산하는 세금신고(Tax Return)를 해야 한다.

미국에서 소득세 납부는 예상 세금을 미리 내고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을 취한다. 1년 간 내야 하는 세금은 1년 간의 총급여, 은행이자, 투자 수익 등 여러 수입을 합한 총수입과 여러 가지 공제와 크레디트 항목들을 적용해서 계산하므로 정확한 세금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1년이 지나봐야 아는 것이다.

봉급생활자는 급여를 받을 때 원천징수세(Withholding Tax 또는 Payroll Tax)를 내고 자영업자나 별도의 수입이 있는 경우 분기별로 예상세금(Estimated Tax)을 내도록 돼 있다.

美 소득에서 약 2조달러 미신고

세금신고는 연말이 지난 후 지난 1년 간 실제로 내야 할 액수를 확정하고 미리 낸 세금과 비교해서 미리 낸 세금이 더 많으면 그 차액을 돌려받고 부족하면 추가로 내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인들이 세금신고를 할 때 신고하지 않는 소득이 많다는 것이다.

플로리다 잭슨빌 대학의 리차드 세뷸라와 위스콘신대 에드카 페이자 교수의 공동보고서인 ‘미국의 지하경제’에서 미국에서 전체소득의 18~19%는 세금신고가 되지 않고 있는데 그 액수가 2조 달러 가량 된다고 밝혔다. 그 결과 IRS는 약 4000억 달러의 세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세금신고가 되지 않은 소득으로 구성된 이른바 ‘지하(underground) 경제’는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금 거래로 이뤄지고 있는데 미국의 경기침체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증거가 늘어난 현금(cash)의 양이다.

미국에서는 현금보다는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이 명시된 체크(수표)로 거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시중에는 2007년에 비해 3730억 달러가 증가한 1조1800억 달러의 현금이 돌고 있다.

480만명에 달하는 6개월 이상의 장기실업자들이 주로 현금 거래를 하는 건설 노무 등의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지만 이 소득을 세금신고하지 않으면서 지하경제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지하경제를 지상으로 끌어올려 모든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도록 하게 만드는 것이 IRS의 목표다.

미국에서 자발적 납세율은 2006년 기준 83.1%다. 미국인 전체 10명 중 8명이 세금신고를 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2조4000억 달러의 세금을 징수한 IRS의 목표는 미국인들의 납세율을 2017년까지 90%로 올리는 것이다.

IRS은 이를 위해 세무조사와 내부고발자에 대한 포상금 제공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급여 중 일부를 세금으로 원천징수해가는 봉급생활자들 가운데는 소득에 대한 세금신고가 안 된 경우는 1% 미만이다. 그렇다보니 IRS의 주 타겟은 작은 회사를 운영하거나 혼자서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 많다.

납세율 제고 위해 세무 조사 등 시행

IRS는 납세자가 보유한 현금, 은행계좌 잔액, 주식, 집, 차, 보석 등 자산과 주택 융자, 자동차 융자, 신용카드 빚 등 채무를 비교하는 방법이나 은행 계좌에 예치한 전체 입금액과 세금신고한 액수가 일치하는지를 비교하는 방법 등을 통해 세금을 제대로 신고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미국인 대다수가 돈을 은행에 저축하고 체크로 거래하는 것을 볼 때 은행계좌 전체 입금액과 세금신고 액수를 비교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독특한 것은 소득에 대한 세금신고를 하지 않는 것을 고발한 사람들에게 포상금을 주는 것이다.

가령 내부고발자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가 탈세를 한다고 IRS에 고발하고 그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정부가 그 회사로부터 받을 세금의 15~30%(최소 200만 달러)를 내부고발자에게 포상금으로 준다.

2012년 10월에는 한 회사의 탈세를 고발한 이 회사의 한 직원에게 IRS가 3800만 달러를 지불했다. 내부고발자의 신고를 통한 세금징수는 효과가 있어 IRS는 2006년에는 30억 달러, 2008년에는 650억 달러의 세금을 추가로 징수할 수 있었다. 2012년에는 90여 차례의 내부고발자에게 포상금을 수여했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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