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파트너십 업그레이드 열쇠는 세계 평화 유지 협력
한미 파트너십 업그레이드 열쇠는 세계 평화 유지 협력
  • 미래한국
  • 승인 2013.05.0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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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이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에 영향력을 확산하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입장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이 지역에 직접 진출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그렇지 않다. 이에 우리가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미국과 군사적으로 파트너십을 발휘한다면 미국은 한국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할 수 있다. 미국이 어려울 때야말로 우리나라가 진정한 우방이임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다.

현재 미국이 평가하는 우방을 살펴보자.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미국과 역사와 혈통을 공유하는 국가다. 이스라엘은“미국의 이익이 곧 이스라엘의 이익”이라는 생각으로 미국이 벌인 전쟁까지 참전했다. 이런 유대인을 미국이 싫어할 이유가 있을까?

우리나라가 미국 대신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치르자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혈맹 미국이 직접 하기 어려운 일을 우리나라가 대신할 수는 있다.

첫째는 세계 평화유지다. 미국처럼 군사력을 실제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세계 각국의 분쟁지역에서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는 데 지금보다 몇 배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중동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가 그런 곳이다. 이때 중요한 건 전투병력을 파병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함께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려고 파병한 사례는 객관적으로 말하면 없다.

적극적인 파병의 필요성

우리나라는 90년대 소말리아에 공병대대를 파병한 뒤 본격적인 해외파병을 시작했다. 문제는 모두 지원병력이지 전투병력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우리 군이 파병돼 있는 레바논, 아이티, 아프가니스탄, 수단에서도 마찬가지다. 청해부대가 예외이기는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가 해적의 피해를 입은 뒤 마련된 조치에 가깝다. 이 모두 우리나라를 위한 것이지 혈맹을 돕기 위한 조치는 아닌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투병력 파병으로 인한 피해가 당연히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6·25전쟁 당시 5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을 희생한 미국에 대한 보은은 아예 안할 것인가?

둘째는 미국과 함께 하는 해외 경제활동이다. 미국은 2001년 이후 알 카에다 네트워크, 탈레반과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북한이나 이란 같은 깡패국가와 숨바꼭질도 계속하고 있다. 이로 인한 여론 악화로 미국 기업이나 미국인들의 해외 경제활동이 제한 받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에서 환대를 받는 경우가 많다. 러시아의 영향권에 있는 ‘스탄 국가’라든지 미국 등 서방국가에 격한 적개심을 갖고 있는 중동 국가에서는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운신의 폭이 훨씬 넓다.

이런 곳에서 마케팅을 한국이 맡고 상황이 나빠진 미국 기업이 우리나라 기업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함께 수주할 기회를 만든다면 미국에도, 우리나라에도 좋은 일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시작된 뒤 전 세계가 내수 진작으로 불황을 탈출하려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이 공조해 제3국 개발 사업에 진출하면 양국과 개발 대상인 국가 모두가 윈윈 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셋째, 두 번째와 비슷한 배경이지만 다른 분야에서의 공조다. 바로 깡패국가와 국제 테러조직에 대한 대응에 우리나라가 선봉에 서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자주라는 미명 하에 미국은 물론 이스라엘과의 안보 공조를 소홀히 했다. 특히 서방국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하는 데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제 돈세탁 방지기구인 ‘에그몽(Egmont) 그룹’에 가입하는 것도, OECD의 돈세탁 감시연합체인 FATF에 참여하는 것도, 유엔의 범죄대책기구인 ‘UNODC’에 참여하는 것도, 국제 대테러 연합체인 ‘킬로와트 그룹’에 가입하는 것도, 대테러 군사조직으로 변신 중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대북 관계를 이유로 모두 기피했다.

어려울 때 돕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

그 결과 국내에서 탈레반과 이슬람 테러 조직원 등이 ‘하왈라’ 등 돈세탁 조직을 만들며 활개를 치게 됐고 국내 범죄조직의 조세피난처 이용도 크게 늘었다. 심지어 국제 테러조직과 그 자금줄이 되는 마약 밀매가 우리나라를 경유지로 활용하는 일까지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를 방지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중심이 돼 만든 국제 대테러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하는 게 필요하다. 우리나라 정보기관, 경찰, 군이 가진 역량을 활용해 대테러 네트워크에서 선봉에 서게 되면 미국은 물론 서방국가 전체로부터 큰 존경과 감사를 받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 중에 의리, 결초보은, 정(情) 등이 있다. 그 핵심은 받은 만큼 베풀어야 한다, 받은 것은 꼭 갚아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미국을 바라볼 때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자존심을 가진 사람 또는 국가라면 누군가에게 은혜를 받은 것을 잊지 않고 반드시 갚는다. 그것도 기쁜 마음으로. 우리나라가 미국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최소한의 자존심이라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미국은 2차 대전 직후 대영제국이 힘을 잃었을 때 자신들이 받은 도움을 웬만큼 갚았다. 그리고 세계 각국에 도움을 줬다. 이제는 우리나라와 같이 도움을 받은 나라들이 미국에 갚을 차례다.

우리나라가 갚을 도움을 경제적인 것에 국한시키지 않는다면 그리고 순수한 보답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우리나라가 미국의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평가 또한 차원이 달라질 것이다.

전경웅 객원기자·뉴데일리 기자 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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