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손석희"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손석희"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5.13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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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3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7위 -

- “여자애들이 혁명보다 혁명가를 좋아해서 운동했다더니 남자애들은 정의보다 정의를 집행하는 힘에 도취됐던 거야?” (은희경, <태연한 인생> 中)

- 기자, 아나운서, 토론 진행자, MC, DJ. 이제는 그를 ‘JTBC 보도부문 사장 손석희’라 불러야 한다. 13일은 그가 JTBC로 출근한 첫날이다.

- 윤창중 사태로 많은 부분 희석된 측면은 있지만 주말동안 그의 거취와 관련된 많은 논의가 오갔다. 다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물음은 다음과 같다. “왜 하필 JTBC인가?”

- 특히나 4대 종합편성채널(종편)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채널’, ‘MB정권의 사생아’ 쯤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에게 손석희의 선택은 꽤 커다란 충격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최근 MBC에서 해고된 이상호 기자의 “아… 손 선배… 왜?”라는 짧은 트윗이 일련의 반응을 축약해 보여주는 듯하다.

-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그의 선택을 진영논리 안쪽으로 우겨넣어야 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를 ‘망가진 MBC’ 혹은 ‘정권 연장’ 등의 키워드와 연결 짓기도 한다. ①MB정권-박근혜 정권-MBC 사태 등이 ②손석희라는 언론인을 좌절하게 만듦으로써 ③JTBC라는 재벌방송으로 옮겨가게 한 것이라는 유체이탈적(的) 논리다.

- 정작 손석희는 이번 문제에 대해 “김재철 MBC 前사장이나 새로 오신 김종국 사장, 이런 분들과 관계가 없는 결정”이라고 잘라 말했다(시사IN 5월 13일자 인터뷰). JTBC 보도 방향과 논조에 전권을 갖도록 약속받았다는 그는 “<중앙일보>는 저하고 상관이 없는 조직이니까 (…) 한 묶음으로 가지 않을 것 같다.”는 말로 지지자들에게 정신적 안식처(?)를 제공했다.

- 한편 그의 이번 행보를 두고 전혀 다른 각도에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대표적인 것이 ‘후임자 문제’다. 그가 맡고 있던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현재 MBC 아나운서가 대체 진행을 하고 있는 상태지만 아직 후임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가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전임교수에서 사임한 것 역시 학기를 한 달여 남겨둔 학생들 입장에서는 적잖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 돌이켜 보면 손석희가 2006년 성신여대에 임용되던 당시에도 많은 혼란이 있었다. 당시 손석희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정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원래부터 그런(교수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며 의지를 보였다. 성신여대와의 계약서는 이미 작성된 상태였다. MBC 경영진의 만류에 그는 “잠적하고 싶다”고까지 말했던 터라 이번 사임이 더욱 황망해 보이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 일련의 상황이 급하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주간 미디어워치 산하 연구진실성검증센터의 황의원 센터장은 ‘논문 표절 문제로부터의 도피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미 수차례의 검증을 통해 손석희의 미네소타대학 석사학위 논문에서 표절 혐의(재인용 표절)가 발견되었다고 밝힌 그는 ‘매우 비상식적인 돌발행동’으로 이번 결정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미 ‘손석희’라는 키워드를 네이버에 기입하면 ‘논문 표절’이라는 단어가 자동 완성되고 있다.

- “종편이 현실이 됐기 때문에 종편을 배척하기보다는 좀 더 품격 있는 방송과 보도로 방송 전체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 종편이라면 이를 갈던 사람들도 손석희의 이 말 한 마디에 ‘그라면 뭔가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심리를 품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줄 슈퍼맨을 갈구하는 것인가? 혹은 (그들 기준에서의) 정의를 집행하는 혁명가 그 자체를 흠모하는 것일까? 종편과 미디어권력, 표절 등의 복잡다단한 이슈가 지금 그의 이름 석 자에 모두 휘감겨 있다. 대한민국은 ‘손석희’를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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