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듣는 정부 부동산대책, 향후 전망은?
약발 듣는 정부 부동산대책, 향후 전망은?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05.2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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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블루칩 중심으로 시장 활성화... 실물경제 회복 시 추가회복 가능


정부가 지난 4월 1일 발표한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현재까지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1 대책이 발표되면서 지난 4월 한달간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7만9503건으로 전년 동월(6만7655건) 대비 17.5%, 전월(6만6618건) 대비 19.3%가 각각 증가했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집계에 따른 것이다.

이는 4·1부동산 대책에서 1가구1주택자가 보유한 기존주택 구입자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 각각 양도세와 취득세 면제 혜택이 결정되면서 주택 구매를 미뤘던 사람들이 매수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뿐 아니라 최근 3년간의 4월 평균치(7만7800건)에 비해서도 2.2%p 증가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2008년 이후 가격 폭락이 가장 극심했던 서울과 수도권에서 거래량이 증가했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3만328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6%, 전월 대비 24.3% 각각 증가했다.

서울은 1만438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1%, 전월 대비 20.3%나 늘었다. 하우스푸어의 비중이 높은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부동산 거래량 증가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기에 충분하다.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확연한 회복세

특히 강남 3구는 1801건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두 배에 육박하는 80.8%(전월 대비 12.6%)나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도 4만622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7%, 전월 대비 16% 각각 증가했다.

실거래가에서도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확연한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한국감정원,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2년 1월 조사 이래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고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1년 7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다.

강남권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격을 살펴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76.79㎡)는 3월 7억6425만원에서 지난달 7억9250만원으로 상승했으며 송파구 가락동 시영아파트 1단지(40.09㎡)도 같은 기간 실거래가가 4억9908만원에서 5억원으로 올랐다.

수도권에서도 주거 여건이 좋은 신도시들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확연하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롯데선경아파트(84.79㎡)의 실거래가는 지난 3월 4억6500만원에서 지난달에는 5억1300만원으로 올랐고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일신휴먼빌(84.99㎡)도 같은 기간 실거래가 2억1817만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안양 평촌신도시의 초원한양 84.9㎡의 가격도 3억3800만원에서 4억원으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및 취득세 면제 요건을 갖춘 강남권 소형 재건축을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외에도 시장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변수는 보금자리주택의 대폭 축소였다. 보금자리 신규 지정이 중단되면서 시세보다 저렴한 공급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사태는 일단 중단됐다.

보금자리 주택 건설의 축소 및 백지화는 과도한 공급으로 인한 시장 교란 현상을 해소시키고 대기수요를 실수요로 전환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에서도 금융규제 완화, 양도세 및 취득세 면제 등 각종 수요 진작 조치를 포함한 10여 차례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시장을 반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는 시장 교란의 주범인 보금자리에 대해서는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 회복세 부인하는 일각의 선동

그럼에도 일부 언론과 ‘자칭’ 전문가들은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현실을 애써 부정하거나, 회복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는 어긋난 전망을 내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4월 26일자 한국일보는 ‘호가에 거품만 끼어 있고, 거래는 실종됐다’는 내용의 기사로 4.1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깎아내렸다. 그러면서도 강남-서초-송파 등 블루칩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들의 실거래가가 상승했다는 사실만은 부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와 달리, 서두에 인용한 국토교통부 집계 결과 거래량은 지역별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많게는 두 배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증적이고 체계적인 지적 없이 몇몇 익명의 부동산 관계자들로부터의 일화적 근거(anecdotal evidence)만을 가지고 기사를 쓰는 비전문가다운 면모를 드러낸 셈이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경제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부동산 전문가를 자칭해 온 선대인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은 지난 4월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부동산 시장은 어차피 가격이 조정되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라며 “이 나라 5년 동안 설거지는 커녕 빚만 또 잔뜩 늘리게 생겼다”며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가격이 비싸면 수요량이 줄어드는 건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라며 “지금 부동산 시장 어차피 가격이 조정되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다. 가격 조정을 방해해 침체 기간만 길어질 뿐”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의 어설픈 희망사항(?)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장은 거래량과 실거래가 모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선대인 소장은 과거에 전세값 상승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적도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4월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칼럼에서 “현재의 전세가 상승은 향후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급감하면서 매매 포기자와 주택 매도 후 전세 전환자가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생겨난 ‘병목현상’이며,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집 주인들과 언론의 선동보도의 결과물”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넘쳐나는 미분양과 미입주 물량을 감안하면 전세가 상승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 3년이 지난 지금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109㎡(공급면적)의 전세가는 6억에 육박한다.

부동산 실거래가가 상승하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현상은 지난 수년간의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전세시장에 머물렀던 대기수요자들이 대거 매매수요자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매매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세수요는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이는 지난 수년간 많게는 두 배 가까이 폭등한 서울 및 수도권 전세시장을 안정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서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던 전세값 상승세가 안정되면 실물경제 회복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끼치고 실물경제가 회복됨으로써 다시 부동산 시장이 추가로 회복되는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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