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수용한 스웨덴 노조
세계화 수용한 스웨덴 노조
  • 미래한국
  • 승인 2013.05.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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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중에서 세계화 흐름에 가장 많이 노출된 경제 대국인 미국, 영국, 독일 그리고 일본의 노조가입률은 꾸준히 떨어져 대략 1980년의 절반수준으로 됐다.

노조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위협에 당면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노조 유지비용문제이다. 노동인구를 조직하는 일은 노동집약적이다.

고정비용을 감당하려면 회비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민간부문 최대 노조 화물운송운전기사조합(Teamsters) 회원은 시간당 12달러를 벌면서 연회비 360달러를 납입해야 한다.

조합원들은 반대급부로 보다 나은 권리, 임금 그리고 근로조건과 같은 가치를 기대한다. 노조는 이를 제공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예를 들면 1995년 이후 영국의 노조가입 근로자들이 미가입 근로자보다 고임금을 받는 이른바 ‘임금 프리미엄(wage premium)’이 26%에서 18%로 떨어졌다. 그 원인은 일부는 고용주들이 생산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 미국과 독일의 최근 자료에 의하면 해외직접투자, 외주제작과 노조가입근로자의 임금 프리미엄 저하는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조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의 이전도 또 하나의 타격이다. 특수용접기술을 보유한 근로자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일반직이나 호텔 청소부보다 임금협상력이 훨씬 크다. 단기계약이거나 일시적 임시근로가 흔한 경우 서비스 부문 근로자들은 교체가 용이하다.

노동문화도 변화했다. 과거에는 신규채용 근로자들이 자동적으로 노조에 가입했지만 요즘에는 가입회비를 꼼꼼히 따지고 노조에 왜 가입해야 하는지 캐묻는다.

과거에는 신입사원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보다 개인적이고 노조가 사회당에게 기부하는 작은 금액도 불편하게 생각해 노조에서 기부금을 환불해 주는 경우도 있다.

취업, 직장, 계급 등과 같은 신분의 유형적 정체성보다 인종, 성별, 세대와 같은 무형적 정체성은 단체행동하기에 보다 좋은 동력이 되고 있다.

노동시장의 국외자였던 여성, 이주근로자, 미숙련근로자 등도 노조가 아닌 정치적 접근 통로가 가능하게 됐다. 오바마 2 기 취임 연설에서도 노조가 아니라 이러한 계층을 상대로 했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개혁 논의에서 그 상대방은 노조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무색한 비영리 건강보험 옹호지지 기구인 ‘Families USA’였다.

스웨덴 노조는 실업보험을 취급하며 미국과 달리 노조의 대결적 접근방식을 꺼리고 있다. 노조는 기업체의 경쟁력에 신경을 써야 성공한다. 그래서 2011년에는 스웨덴 근로자 67.7%가 노조에 속했다.

이는 1970년대와 같은 수준이고 OECD중에서 최고의 수준이다. 스웨덴 노조연합과 경영자 단체간의 공동 협조를 약속한 1938년 살트셰바텐협약 75주년을 맞아 이를 재확인하려고 한다. 스웨덴 노사관계는 경쟁력 있는 강점을 갖고 있고 노조는 자유무역과 세계화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웨덴 노조는 안정된 직장의 보호와 회원들의 장기적 권익 보호의 차이점을 잘 알고 있다. 2008년 경제대란에서 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노조는 일시적 해고와 불황으로 근로하지 못한 시간을 경기가 회복돼 수요가 증가할 때 보상해 주는 ‘노동시간 저축’에 합의했다.

노조는 생산 환경 혁신에도 조력하고 있다. 근로자 1인당 생산 자동차 대수를 생산공정에서 시간을 절약해 3대에서 8대로 높이기도 했다. 그래서 노조 자신이 자신을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승화시켰다. 노조도 번영하려면 현대적 소비자-친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코노미스트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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