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뉴스타파"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뉴스타파"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5.22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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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2일 오후 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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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로는 내용보다 뉘앙스다.

-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화제가 된 것은 약 한 달 전이다. 2011년부터 버진 아일랜드의 조세회피 문제를 추적해 온 그들은 한국에서도 상당히 많은 액수의 돈이 버진 아일랜드로 흘러갔음을 밝혔다. 또한 관련된 한국인들의 명단을 올해 안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 ICIJ는 한국 국세청의 명단 제공 요청을 거부한 바 있다. 대신 그들은 몇 주 전부터 국내 언론사 ‘뉴스타파’에 자료를 제공했다. 그리고 오늘 2시, 뉴스타파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의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명단공개를 시작했다.

- 뉴스타파는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한국인이 최소 245명이라고 말했다. 그 안에는 이수영 OCI 회장 부부와 조중건 前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그리고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막내 동생인 조욱래 DSDL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나머지 200여 명의 명단공개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본인 확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주 월요일(27일)에 2차 명단공개를 할 것이며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재벌 그룹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결국 오늘의 기자회견은 이수영, 조중건, 조석래 등 3인(과 그 주변 인물들)이 버진 아일랜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힐 목적으로 실시된 셈이다.

- 그러나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사실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니다. 연결된 계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탈세 여부가 확증되는 것도 아니다. 김 대표 역시 “합법적으로 설립한 것도 있을 수 있다. 옥석을 구분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명단공개는 긴 과정의 시작점에 불과한 셈이지만 이미 여론은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설립 = 범죄’의 등식으로 흘러가고 있다.

- ICIJ가 버진 아일랜드 관련자들의 명단을 입수한 경로는 조세피난처 설립대행 회사의 내부 자료로 알려져 있다. 이것으로 탈세가 얼마나 됐는지를 밝히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국세청과 공조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뉴스타파는 정부와 협조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거듭 천명한 터다.

- 해직 언론인들과 언론 노조가 모여 설립한 뉴스타파의 논조를 보면 현 정부와 선을 긋는 태도는 당연해 보인다. MBC와 KBS, YTN, 국민일보 해직기자·PD, 언론노조 파견자 등이 뭉쳐 만들어진 이 언론사는 기존의 언론을 ‘이름만 공영인 거대방송과 족벌·재벌 신문’ 등으로 정의하며 자유 언론의 기치를 높인다.

- 하지만 '검증의 시작점'을 결론으로 포장한 오늘 뉴스타파의 기자회견을 자유 언론의 범주로 볼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스럽다. 정작 효과는 선동에 가깝게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 그래도 6월 국회는 기업 활동에 족쇄로 작용할 경제민주화 법안들을 잔뜩 대기시킨 상태다. 뉴스타파의 본심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은 ‘뉴스타파’를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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