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블록버스터 vs 미국에 대한 우화
최고의 블록버스터 vs 미국에 대한 우화
  • 이원우
  • 승인 2013.05.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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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3>를 보는 두 가지 관점
 

이 영화를 보는 시선에는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 번째는 블록버스터로서의 관점이다.

1963년 마블코믹스를 통해 ‘아이언맨’을 탄생시킨 원작자 스탠 리는 “독자들이 별로 좋아할 만한 이유가 없는 인물을 등장시켜보고 싶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만화책 속에만 존재했던 이 돈 많고 산만하며 유쾌한 캐릭터는 21세기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배우와 최첨단 시각효과 기술을 만나며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게 됐다.

2008년 처음으로 공개된 영화 ‘아이언맨’은 주인공이 슈퍼맨처럼 초능력을 가진 것도, 스파이더맨처럼 가난한 것도, 배트맨처럼 성격이 어두운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참신했다. “나는 아이언맨이다”라고 당당하게 밝히는 토니 스타크의 매력이 화려한 액션과 맞물려 4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제작비에 200만 달러 이상이 투입된 ‘아이언맨3’는 이번에도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이르게 찾아온 블록버스터로서의 기능에 집중한다. 아이언맨의 옷이자 핵심무기인 수트가 기능별로 여러 개 등장해 자본주의 영웅의 생산성 향상(?)을 찬미한다. 액션 장면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과감해졌다.

한국인들은 이 뛰어난 블록버스터에 예매율 87.4%로 화답했다. 이는 작년에 개봉해 700만 관객을 동원한 ‘어벤저스’의 기념비적인 히트와도 관련이 있다. 마블코믹스의 수많은 영웅들을 한 작품에 등장시킨 이 영화는 내용 면에서 ‘아이언맨3’와 긴밀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번 ‘아이언맨3’의 내용 역시 2015년 완성 예정인 ‘어벤저스2’로 이어질 예정이다. 시리즈의 장기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작품은 단순한 블록버스터 이상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이는 ‘아이언맨3’를 바라보는 두 번째 관점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영화는 이번에 아이언맨이 맞서 싸워야 하는 사상 최강의 적(敵)이 외부에서 갑자기 출현한 것이 아니라는 설정을 들고 온다. 토니 스타크가 젊은 시절에 했던 판단이 나비효과를 불러 일으켜 현재의 비극으로 비화됐다는 이 시나리오는 마치 미국이 경험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코멘트처럼 들리는 부분이 있다.

주인공은 전에 없던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주변 인물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이번 작품에서 토니 스타크의 애인인 페퍼 포츠(기네스 펠트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의미에서 ‘아이언맨3’는 토니 스타크를 ‘슈퍼히어로’의 부담(?)에서 놓아준 작품이기도 하다.

몇 가지 설정의 변경 때문에 마블코믹스의 원작 팬들은 ‘아이언맨3’에서 커다란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다지만 개봉 20여일 만에 650만 관객을 동원한 ‘아이언맨3’의 성적은 이 시리즈의 미래를 낙관케 한다.

여러 명의 히어로 캐릭터들이 연합 전선을 구축해 미국을 방어한다는 줄거리의 맥락이 점점 확대 재생산 되며 ‘슈퍼히트 블록버스터’를 탄생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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