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사력 증강, 어떻게 볼 것인가
中 군사력 증강, 어떻게 볼 것인가
  • 미래한국
  • 승인 2013.06.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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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창희 국방대 교수


21세기 중국이 군사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2050년경에 이르러 정보화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해 대략 이 시기에 미국과 대등한 전쟁수행 능력을 보유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남사군도와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해양영토분쟁, 그리고 한반도와 대만문제 등 해결하기 어려운 현안이 산적한 동아시아 지역 군사력 균형에 변화를 가져와 지역 불안정을 심화시킬 것이다.

해·공군 전력 향상 괄목

최근 중국 군사력 현대화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해군 전력의 급속한 발전이다. 중국은 2012년 8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첫 항모인 랴오닝(遼寧)을 해군에 인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항모운용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이 항모전력을 완전하게 갖추고 주변국에 해상위협으로 작용할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중국은 2030년까지 대략 3-4척의 항모를 보유해 원해작전 능력을 구비할 것이다.

중국 해군은 수상함 전력의 현대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1999년부터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소브레메니급(Sovremmeny) 구축함은 사거리 200km 선번(Sunburn) 대함미사일을 탑재해 상대국 항공모함이나 대형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

또한 2004년 이후 4척의 뤼양(旅洋)-Ⅰ/Ⅱ급 구축함, 2척의 뤼저우(旅洲)-Ⅰ/Ⅱ급 구축함, 그리고 11척의 장카이(江凱)급 호위함을 도입해 연안에서 수백 해리 떨어진 근해지역에서 작전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킬로(Kilo)급 잠수함은 ‘바다의 블랙홀(Black Hole in the Ocean)’이라 불릴 정도로 항해 정숙성을 지니고 있어 탐지가 매우 어려우며 여기에 장착된 사거리 180km의 클럽(Club) 대함미사일은 마하 2 이상의 초음속비행이 가능해 치명적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

공군 전력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중국 공군은 대부분 1950년대 소련기술을 개선한 낡은 기종을 보유했으나 현재는 4세대 전투기인 J-10과 Su-30을 도입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제5세대 전투기로 스텔스기능을 갖춘 J-20 개발에 성공해 시험 비행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전에서 핵심적인 감시 및 정찰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4대의 KJ(空警)-2000을 자체 개발해 보유하고 있으며 인공위성과 RC-35A, EY-8 등 전술정찰기를 운용하고 있다.

또한 현대 전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무인항공기(UAV)로 미국의 리퍼(Reaper)에 비견되는 중고도 전략무인정찰기 이룽(翼龍), 프레데터(Predator)와 유사한 톈이(天翼), 그리고 글로벌호크(Global Hawk)와 비교되는 샹룽(翔龍)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우주에 기반한 정보자산 개발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찰, 감시, 기상, 항법, 통신을 위한 위성을 지속적으로 발사하고 있으며 특히 ‘베이더우(北斗)’ 시스템을 구축해 독자적인 위성항법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베이더우 위성항법체계는 2012년 말부터 아태지역에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20년까지 총 35개의 위성을 구비해 세계 전역 위치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국이 독자적인 위성항법체계를 갖출 경우 중국군의 정밀타격 및 합동작전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남사군도 지배, 美 군사력 접근 저지 목적

중국이 주변국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군사력을 증강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동중국해로부터 남중국해, 인도양 그리고 아덴만으로 이어지는 해상교통로는 원유와 전략물자의 공급은 물론 대외무역의 90% 이상을 해상으로 수송하고 있는 중국에 생명선과도 같다.

최악의 경우 대만이나 남사군도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돼 미국이 해상교통로를 차단한다면 중국 경제는 즉각 마비돼 큰 혼란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둘째, 남사군도에 대한 지배권을 장악하기 위함이다. 남사군도는 향후 중국이 지속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가령,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황옌다오(黃岩島)의 경우 필리핀 해군기지이자 미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수빅(Subic) 만을 견제하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아가 남사군도를 확보할 경우 중국은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발판이 된다.

셋째, 미국의 군사력 접근을 저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중국은 남사군도나 대만해협에서 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미군의 접근을 저지하고 방해하는 가운데 분쟁에서 신속히 승리할 수 있도록 ‘반접근 및 지역거부’ 전략을 추구하면서 해상, 해저 그리고 우주영역에서의 작전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 의도는 다분히 그들이 중시하는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 지역이 해양영토분쟁이나 대만문제 그리고 한반도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고려할 때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불가피하게 주변국의 이익을 침해하고 군사적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제주 해군기지와 기동함대 창설 절실

중국은 군사력 증강을 지속할 것이다. 중국 해군은 활동 범위를 제2도련―일본 남쪽으로부터 괌, 호주를 잇는 선―까지 확대할 것이며 우주공간을 개척해 군사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은 급상승하는 군사적 자신감을 배경으로 남사군도, 대만, 센카쿠 열도, 그리고 심지어는 서해에서 더욱 단호하고 호전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return to Asia), 일본의 정치적 우경화 그리고 센카쿠 분쟁의 가열은 중국의 군사대국 부상을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중국의 군사대국 부상에 대응할 군사전략을 입안하고 이를 뒷받침할 전력을 건설해야 한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비하려면 우선 해군과 항공우주 중심의 전략개념을 발전시키되 특히 제주 해군기지의 완공과 해군 기동함대 창설 그리고 정찰 및 감시를 중심으로 한 우주전력 건설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img border="0" align="absmiddle" src="/image2006/article_logo.jpg" alt="" />

고려대 정치학 박사
안보문제연구소 군사문제연구실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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