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쇠락하면…한국의 운명은?
미국이 쇠락하면…한국의 운명은?
  • 미래한국
  • 승인 2013.06.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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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보는 한국의 미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내놓은 책 ‘전략적 비전’(Strategic Vision)은 쇠퇴하고 있는 미국의 국력이 세계 역학 구도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 책에 대해 오늘날 미국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며 미국이 향후 20년 동안 어떻게 해나갈지를 보여주는 지침서라고 높이 평가했다.

한국, 안보 파트너로 중국이나 일본을 택해야 할수도

지미 카터 대통령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브레진스키는 이 책에서 심각한 국가부채, 취약한 금융시스템, 갈수록 커지는 빈부격차와 사회적 이동성의 결여, 노후된 미국 사회의 인프라, 세계에 대해 무지한 미국인들, 지나치게 당파적인 정치권 등으로 미국의 쇠락은 시간 문제라고 분석했다.

브레진스키는 미국의 국력 쇠퇴로 세계 역학 구도가 바뀌면서 한국을 비롯, 8개 국가가 위험에 처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그루지아, 대만,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지리적으로 지역 강대국 옆에 붙어 있는 이 국가들은 미국의 압도적인 우위에 의한 국제적 현상 유지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었지만 미국의 쇠퇴로 가장 위험한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2025년에 미국의 쇠퇴가 가시화되면 이들 국가에 미칠 위험을 전망했다. 한국의 경우 1953년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후 미국의 안전보장 가운데 놀라운 경제성장과 정치개혁을 이뤘다며 한국이야말로 미국의 개입과 보호로 성공한 예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핵무기 개발 등 비대칭적 전쟁의 가능성을 높이는 사이 한국은 미국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미국이 쇠퇴하면 한국은 뼈아픈 결정을 해야 한다고 그는 전망했다.

즉, 미국의 쇠락으로 한국의 안보를 지켜줄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질 경우 중국의 지역 패권을 수용하고 중국이 수행하게 될 동북아지역 안정 보장자로서의 역할에 의존하든지 역사적으로 원수인 일본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과는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북한 혹은 중국의 공격이라는 공통의 위협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시아에서 미국은 19세기 영국이 취했던 균형자(balancer) 또는 조정자(conciliator)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중국의 패권국 부상이 세력균형이나 지역안정에 유리하지 않으니 한국이나 일본과의 관계를 유지·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2008년부터 대외정책의 중심축을 아시아로 옮기는 이른바 ‘재균형’(rebalance) 정책은 브레진스키가 주장하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균형자 혹은 조정자 역할을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의 ‘균형자’ 역할 할 것

미국 정부는 이 정책에 대해 세계의 중심축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옮기는 대세 속에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면에는 중국을 견제, 봉쇄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부인하지만 태평양 주둔 미군의 능력을 증가시키고 중국 주변국들과의 우호관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은 사실상 그렇다는 유력한 증거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의 재균형 정책에서 핵심은 아시아에 있는 미국의 5개 동맹국(일본, 한국, 호주, 태국, 필리핀)들과의 관계 강화 및 현대화다. 백악관은 재균형 정책을 설명하며 아시아 동맹국들과의 기본틀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보의 기초라며 일본과 한국과의 동맹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동북아 번영과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라며 진정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발전해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셉 윤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은 지난 4월 25일 미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한미 양국은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소말리아 해안 등에서 협력했고 한미전략동맹 2015년 계획에 따라 동맹관계를 강화 및 현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레진스키는 2025년 이후 한국은 미국의 국력이 쇠퇴했어도 여전히 한반도가 분단돼 있고 위협이 계속된다면 미국의 안전보장에 의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 때가 남북 통일을 위한 적기라면 한국은 통일을 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 지원의 통일을 얻는 대가로 미국 및 특히 일본과의 안보 조약을 어느 정도 포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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