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관계의 오늘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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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3.06.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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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길] 이정훈 미래한국 부회장·연세대 교수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6월 하순경 중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역대 정부 출범 후 대통령이 일본보다 중국을 먼저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의미가 크다.

또한 양국 정상이 각각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한달 간격으로 정상회담을 한 후에 만나는 자리여서 한·미·중 3국간의 정책공조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관계는 2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1992년 63억달러였던 양국 교역규모는 2151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중국은 2004년에 이미 우리의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자리매김했고, 2011년부터는 한·중 교역액이 한·미, 한·일 교역액을 합친 것보다도 커졌다. 같은 기간 중 대중 투자 규모도 25배 이상 증가했다.

수직 상승한 경제 교류로 인해 ‘우호협력관계’로 시작한 양국관계는 2008년에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승격하게 됐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향후 양국관계의 미래 방향에 대해 공동의 비전이 포괄적으로 명시될 ‘한·중 미래비전’이 채택된다고 한다.

지난 2009년 한·미 정상회담 때 발표된 ‘한·미 동맹 미래비전’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오바마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이 강조됐듯이 한·중 관계도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하기 위한 구상이 있을 것이라는 외교부 발표가 있었다.

다 좋은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10년 넘는 돈독한 인연을 감안하면 한·중 관계의 미래는 매우 밝아 보인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아직 풀어야 할 복잡한 문제들이 많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역시 북한이다. 한·중 양국간에 발생되는 문제의 상당 부분은 대북정책에서 파생된다. 북·중 관계는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논리로 ‘순치보거(脣齒輔車)’, 곧 서로 없어서는 안 될 깊은 관계로 간주돼 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오랜 기간 동안 북한의 도발행위를 좌시했고 천안함, 연평도 때도 무분별하게 북한을 감싸다가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던 중국의 대북 태도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제3차 핵실험 이후 바뀌는 것 같아 새로운 한·중 관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이행 차원에서 조선무역은행과의 금융거래를 중단하는 동시에 북한 계좌를 폐쇄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다.

급해진 북한은 최룡해 특사를 보내 중국 달래기 시도를 했지만 시진핑 주석은 오히려 한반도 비핵화는 “대세의 흐름”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왕자루이 당 대외연락부장도 북·중 관계는 그냥 “일반적 국가관계”라며 중국의 불쾌감을 재확인했다.

이 상황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북한의 도발 및 핵문제에 대한 양국간의 대북공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만약 의미 있는 공조가 이루어지면 한·중 관계는 명실공히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라오스에서 벌어진 탈북자 북송 사태는 중국의 대북정책이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우리의 탈북자 북송 방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자들을 도와 북송을 성사시켰다. 아무리 중국이 변했다 해도 가치관과 이념이 다른 공산체제와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따라서 중국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바라는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평화, 그리고 동북3성 개발 이 세가지 목표가 오로지 한국 주도의 통일만이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주입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설득작업의 시작이 이번 정상회담 때부터 개시되기를 기대한다.

이정훈 미래한국 부회장·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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